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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짜리 용역'의 수모, "정말 돈이 아깝네요"
'1억짜리 용역'의 수모, "정말 돈이 아깝네요"
  • 윤철수 기자
  • 승인 2010.11.13 12: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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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민선 5기 조직개편 최종결과물에 쏟아진 비판의 목소리
"이런 용역 왜 했나"..."부서 몇개 조정하려고?"

"있는 조직 갖고 인력조정하는 용역을 하면서 왜 1억700만원의 혈세를 들였나?"(민주당 윤춘광 의원)

"도시디자인이 아니라 사실상 도시계획부서 그대로 아닌가?"(한나라당 장동훈 의원)

"지질공원 전담부서 신설은 협약사항 아닌가?"(민주노동당 강경식 의원/민주당 박원철 의원)

지난 12일 오후 2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위성곤)의 '민선5기 제주도정 조직개편 연구용역'의 최종 결과보고에서 표출된 의원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수준 미달'이라는 평가였다.

조직개편이 안일하게 이뤄졌고, 기존 조직의 명칭을 변경하거나 통합하는 수준에 그치면서 과연 '용역'이 필요했었느냐는 자조 섞인 한탄들도 이어졌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무려 1억700만원을 들여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의뢰한 이 용역의 '부실 평가'는 이미 지난 중간보고서 발표 때부터 제기됐었다.

제주의 특색은 되레 무시하고, 현행 조직의 틀을 뒤죽박죽 완전히 바꾸다 보니 결국 10년전 조직의 모델로 되돌렸다는 평가가 중간보고서의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번 최종 보고서의 내용은 현행 조직틀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부부서만 바뀌었다.

애초 용역을 추진할 때에는 '거창하게' 할 것처럼 하다가 결국 중간보고서 발표 후 쏟아진 비난여론에 '용두사미' 식으로 꼬리를 내린 꼴이다.

무려 1억여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인 용역 치고는 "해도 너무했다"는 것이 도의회와 언론의 비판이 쏟아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비싼 돈 들이면서) 있는 조직 갖고 인력조정하는 용역은 왜 했나?"라며 잔뜩 화가 난 윤춘광 의원은 "이게 용역 결과가 좋다고 보십니까? 공무원 감축하는 것이 있습니까? 뭐가 있습니까? 단지 부서 몇 개 (조정)하는 거죠."라고 거침없이 용역진을 질타했다.

사실 이번 용역 최종보고서의 내용은 자치행정국과 특별자치도추진단을 '특별자치행정국'으로 통합하고, 수출진흥본부를 신설하는 것 외에는 달라진 것이 별반 없었다.

도시건설방재국이 도시디지안본부로 개편됐다고 하지만, 1개 과의 이름을 바꾸면서 기능은 그대로 두고 명칭만 그럴싸하게 포장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장동훈 의원이 "도시디자인이 아니라 사실상 도시계획부서 그대로가 아니냐?"며 기능보다는 명칭변경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강경식 의원과 박원철 의원은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따른 전담부서 신설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강 의원은 "지질공원 전담부서 신설은 협약사항 아닌가?"라고 지적했고, 박 의원은 "세계지질공원은 4년에 한 번씩 재평가를 받게 되는데, 제주도가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국제적 망신거리가 된다"며 지질공원 전담부서의 신설을 촉구했다.

전체적인 보고회 분위기는 머쓱 할 정도로 날카로운 비판들이 이어졌다.

대부분의 조직이 명칭을 변경하거나 기능을 일부 조정하는 선에서 존치됐고, 도 본청 인력도 오히려 더 늘어나 개편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주류를 이뤘다.

수출 확대를 비롯한 도 본청 조직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당초 목표를 상실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당초 목표인 조직 효율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제주자치도는 용역안을 수정 보완해 행정기구설치조례 개정안을 마련한 뒤 다음달 도의회 임시회에 상정할 예정이나, '1억700만원'이 투입된 용역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수모'를 당한 용역진, 그리고 제주자치도는 조례 개정안 입법예고를 앞두고 최종적으로 어떻게 수정 보완할지가 주목된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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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vago 2010-11-14 18:26:16
현장을 가장잘아는사람은 행정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자기주장은없고 도민의혈세를 낭비하는 전문가용역입니다 용역비를줄이고 공무원이 소신있게 기획안을 낼수있는 특별자치도지사의 책임있는 공직사회가 절실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