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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은 방패막 ‘시인 승일의 세상보기’
시집은 방패막 ‘시인 승일의 세상보기’
  • 김정호 기자
  • 승인 2011.02.0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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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한국장애인문화진흥회 발간‘한국장애인예술인총람’수록

 집 정원에서 글쓰기를 하고 있는 이승일군.
지적장애 2급을 앓고 있는 고교 청년이 최근 한국장애인문화진흥회에서 발간한 ‘한국장애인예술인총람’에 수록돼 화제다.

주인공은 지난 2008년 중학교 3학년 재학중에 시집「엄마, 울지마세요 사랑하잖아요 」를 펴낸 이승일 군(22).

어릴 적부터 책에 관심을 가졌던 이군은 독서가 습관이었다. 어머니 고혜영씨는 이런 아들을 위해 책을 읽어주는 도우미를 고용했다.

맞벌이 부부인 부모님이 직장으로 향할 때 면 이군의 손에는 항상 책이 놓여져 있었다. 그렇게 5년이 지나자, 이군의 글쓰기가 남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초등학교 입학을 3년간 유예했다. 그의 나의 19세, 아라중 3학년 재학 당시 첫 시집을 펴냈다.

한국장애인문화진흥회는 그런 이군을 ‘한국장애인예술인총람’에 수록했다. 지적장애로는 이군이 문학부문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09년 아라중 졸업당시 어머니 고혜영씨와 찍은 기념사진.
한국장애인예술인총람은 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그 아픔과 고통을 뛰어난 예술혼으로 승화시킨 인물 200명을 선정해 수록하고 있다.

어머니 고혜영씨는 “어린 승일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남다른 언어표현을 하게됐다”며 “읽기와 관찰일기 형식의 시 쓰기로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워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찰력을 높이기 위해 최근에는 일주일에 2~3편의 시를 쓰고 있다”며 “서귀포학생문화원에서 책을 대출받으며 독서에도 열중이다”라고 말했다.

아들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는 “시집은 승일이를 사회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패막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얼음을 깨고 앞으로 나가면서 보통사람처럼 평범한 일상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올해 남녕고 3학년에 진급하는 이군은 내년 졸업시즌에 맞춰, 두 번째 시집을 발간할 계획이다.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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