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6 17:57 (화)
“공무원은 옳은 일이라면 '욕'먹더라도 해야”
“공무원은 옳은 일이라면 '욕'먹더라도 해야”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1.04.10 13: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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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열전2] ‘명품’ 절물자연휴양림 뚝심으로 일군 김덕홍 소장
사무실에서 이용객을 맞고 있는 김덕홍 소장.
이곳은 전국 자연휴양림 가운데 유일하게 ‘고기를 굽거나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없는’곳이다.

순수 흙길인 ‘장생의 숲길’이 있고, 산림환경이 가장 잘 보존돼 있고, 쓰레기통이 없는 깨끗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절물자연휴양림이 오늘의 이런 ‘명품’으로 조성되기까진 쉼 없이 늘 움직이는 공무원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 가운데 중심은 6년여 동안 직원들을 뚝심과 열정으로 이끌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실천하면서 휴양림을 일궈온 김덕홍 소장이다.

김 소장이 지금은 자신의 땀과 마음이 흠뻑 배어 있는 절물휴양림에 막막한 마음으로 처음 들어선 건 2005년이었다. 그동안 김 소장이 만들어 온 작품 가운데 걸작이 많다.

김 소장이 처음 손 댄 건 휴양림 안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없도록 하는 일이었다.

당시 지역주민들은 “취사를 금지하면 내방객이 오지 않을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2년여 동안 주민들에게 시달렸지만 김소장은 “공무원은 옳은 일이라면 욕먹더라도 해야한다”는 특유의 뚝심으로 오늘에 이르게 됐다. 당시 내방객은 20만 명이었지만 지난해 6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김 소장은 그 다음 휴양림 안 쓰레기통을 모두 없애고 내방객에게 ‘자기 쓰레기는 자기가 되가져가도록’해 지금은 완전히 정착됐다.

또 2006년부터 직원 근무복을 갈옷으로 바꿨고, 매표소도 전신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직원들에게 일어서서 이용객을 맞도록 하는 등 친절마인드를 철저히 갖도록 했다.

휴양림에서 간벌․ 강품으로 쓰러져 버려진 폐목재를 활용, 이용객들이 직접 소품을 만들 수 있는 목공예 전시장과 체험장도 만들었다.

절물자연휴양림의 명물인 ‘장생의 숲길’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손길로 직접 만든 순수 흙길이다.

이 길에선 통제되는 게 많다. 스틱이나 애완견을 갖고 갈 수 없고, 비가 온 다음날을 어김없이 통행이 금지된다. 그래서 도내 산책길 가운데 보존이 잘 돼 있다.

이 길에 고무메트나 송이를 깔아달라는 압력(?)도 많았지만, 김 소장은‘사직서를 쓸 각오‘로 꿋꿋이 지켜나가고 있다.

“흙길이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산림과 자연의 혜택을 모르고 한 순간 자기 편함만을 추구하는 세태가 안타까울 뿐입니다”

절물자연휴양림 주차장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김 소장.
김 소장은 공무원의 덕목으로 ‘자기 업무에 대한 열정과 주인의식‘으로 꼽았다.

그래서 공무원은 고민도 많이 해야 하고, 지시하는 것만 하는 적당주의를 툭툭 털고 ‘있을 때 확실히 잘하자’는 마음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김 소장은 주문한다.

“공무원은 눈높이를 관리자가 아닌 이용객에 맞추도록 늘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욕 먹는 것을 두려하지 말아야 합니다 ”

김 소장은 앞으로 하려는 일도 많다. 우선 절물휴양림을 임산부나 노약자 등이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치유의 공간. 치유의 숲, 태교의 숲’으로 조성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머잖아 삼나무, 소나무, 편백나무로 조성된 ‘실내 삼림욕 체험관’도 곧 문을 열 계획이다.

이미 선보인 ‘연리목’(산벚나무와 고로쇠나무의 몸통이 붙은 나무)을 비롯해 '스토리 텔링‘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지금 20여개 개발아이템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여러 차례 이곳을 방문했던 이해인 수녀의 작품을 중심으로 삼림욕과 함께 ‘시(詩)가 있는 산책로’를 만들 구상도 구체화하는 일만 남았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방문했을 때 “원시 속에 걷는 것 같다. 하지만 길이 좀 짧다”고 말했던 ‘생이소리질’(새소리길)도 지금777m에서 3.1㎞로 연장해 ‘반기문 산책길’로 만들 생각이다.

김 소장은 절물휴양림을 ‘하루 자고 하루 걸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도록 프로그램 개발에 여념이 없다.

“1년365일 정기휴관일도 없고, 인센티브로 없고, 비정규직이 80%인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친절마인드와 봉사정신으로 하나로 뭉쳐 따라와 주는 직원들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느낀다”고 김 소장은 말한다.

이곳의 직원은 누구나 하루 세 차례 쓰레기를 수거하는 게 몸에 배어 있다.

“모든 직원과 함께 ‘세계최고의 휴양생태관광지를 우리가 만든다’는 게 목표”라는 김 소장은 자신의 좌우명인 ‘웃으며 삽시다’ 를 얼굴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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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넘 2011-04-11 19:05:22
쟐햇군 잘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