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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늘 긴장하는 이유는 고객은 교육가족을 위해”
“20년을 늘 긴장하는 이유는 고객은 교육가족을 위해”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1.08.07 11: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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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열전] ⑫ 제주 교육 전산 분야 산증인 임성화 도교육청 전산지원담당

임성화 제주도교육청 전산지원팀장

컴퓨터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 요즘은 그같은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때문에 어느 기관이나 전산 분야의 업무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전산 분야가 세밀해 질수록 그에 맞서는 해킹도 커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을 찾았다. 만난 이는 제주도교육청 전산 분야를 총괄하는 임성화 전산지원팀장(46)이다.

임성화 팀장은 제주 교육 전산 분야의 산증인이나 다름없다. 그가 지난 1991년 입사할 때 자신 외에는 전산 분야를 맡는 이는 1명이었고, 현재는 그가 최고참이다.

“제주 교육 전산망이 시작될 때 들어왔죠. 학교 정보화를 한다면서 기자재를 한참 보급했죠.”

지금과 20년전을 비교하면, 아니 비교 대상이 되지 못한다. 그 때는 전화로 인터넷을 연결하는 PC통신 시대였고, 데이터 용량에도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 펜티엄급 PC를 활용하지만 당시엔 타자기를 이용해 작업을 하고, 컴퓨터도 286급에 불과했다.

그가 입사한 이듬해부터 교육 전산망은 하나 둘 바뀌기 시작한다. 1992년부터 95년까지는 예산업무와 급여부문에 대한 업무전산망이 이뤄진다. 1996년부터는 교육정보화 1단계 사업이 시작되면서 교육부문의 본격적인 전산 시대를 연다. 열심히 해서일까. 그는 이 기간중 교육부장관 표창만 3차례 연거푸 받는다.

그러나 모든 게 쉽지는 않았다. 2000년까지 모든 학교에 인터넷망을 구축한 뒤 2002년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도입한다. 당시 교원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요. 학교 자체에 서버를 두지 않고 교육청으로 모든 걸 일원화 할 때였거든요. 물론 교원단체의 반발이 심했죠. 그런데 주위의 따뜻한 격려를 받으며 극복해갔어요. 돌이켜 보면 학교 업무의 부담을 덜어준 면이 크죠.”

전산망의 확충은 교사들로 하여금 ‘컴퓨터의 달인’이 되도록 만들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업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 않으면 안되는 ‘필요성’에도 불구, 초기에는 모든 자료를 입력해야 했기에 이를 받아들이지 못해 거부하는 이들도 없지 않았다. 그래도 요즘은 모든 게 전산으로 통일됐기에 그런 불만은 많지 않다. 대신 더욱 바빠진 이들은 임성화 팀장을 비롯한 전산 분야 직원들이다.

임성화 팀장이 교육용 관제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늘 긴장을 하며 살아요. 시스템에 부하는 없는지 매일 체크를 해야 하고, 전날에 비해서 특이사항이 있으면 원인 분석에 들어가요. 최근엔 분석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기에 한 화면에서 통합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요.”

그래도 긴장이 풀리지는 않는다. ‘해킹’과 관련된 뉴스를 접할 때면 심장이 콩닥콩닥 뛴다.

“해킹을 당한 적은 없어요. 중간중간에 보안장치를 해두고 있어요. 그래도 침입 사례는 많이 있어요. 중국발 접속 시도가 많지요. 해킹을 당했다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혹시나 우리도 그렇게 되지는 않을까’ 긴장을 하죠. 장애는 예측을 할 수 없거든요.”

20년을 늘 긴장하며 살아왔다. 이젠 일상이 됐기에 사전에 문제를 없애려 대처하는 습관이 몸에 뱄다. 그렇게 살아온 그에게도 고객은 있다. 공무원에게 ‘무슨 고객이 있느냐’고 하겠지만 그의 가장 중요한 고객은 바로 교사들이다.

“모든 교직원들이 고객들이나 마찬가지죠. IT 분야가 발달되면서 선생님들을 지원해주고 있고, 물론 업무도 경감시키는데 일조를 하죠. 전산 직원이다보니 컴퓨터 관련된 건 모든 걸 다 하는 걸로 알고 전화를 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일이 많아지기는 하지만 거꾸로 보면 우리가 필요하다는 걸 일깨워주는 게 아닌가요. 어쨌든 교직원들은 우리의 고객이거든요.”

임성화 팀장은 교직원을 비롯한 교육가족이 자신의 고객이라고 믿는다.

이렇듯 만능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교직원들의 문의야 다반사지만 학부모들로부터도 전화를 받기도 한다. 사소한 것을 해결하는 것도 물론 그의 몫이다. 그가 생각하는 공무원은 바로 이런 데서 나온다. 희생과 봉사가 없으면 할 수 없다. 전산 분야는 더욱 그렇다. 모든 업무가 컴퓨터로 이뤄지기에 전산 시스템이 돌아가지 않으면 모든 게 마비되기 때문이다.

“장비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학생과 학부모에 피해가 가잖아요.”

임성화 팀장은 자신을 비롯한 전산 직원들이 노력한만큼 교사들이 편해진다고 믿는다. 어떤 때는 야간작업도 불사한다. 그건 바로 고객들인 교육가족들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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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인 2011-08-09 12:40:34
가끔 눈여겨보면 외길 걷듯 그 열정이 놀라울 따름! 그게 곧 장인 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