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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고도 제주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천년의 고도 제주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1.08.28 11: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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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제주인] 건축을 통해 제주 알리기에 나선 제주대 김형준 교수

건축을 통해 제주 알리기 작업에 나선 김형준 제주대 교수.

초가의 매력에 푹 빠져든 이가 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제주의 전통건축에 매료돼 제주 시가지의 옛 모습을 복원하려는 이가 있다.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김형준 교수(43)는 최근 한짓골에 주목을 하고 있다. 거기엔 300년을 버텨온 초가가 있다. 자비를 들여 한짓골 초가에 대한 실측조사를 벌이고 있는 그는 한짓골 초가가 도심의 새로운 아이콘이 될 것으로 믿는다.

한짓골 초가에 대한 애착에서 보듯 그는 제주만의 독특한 건축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는 얼마전 제주 건축의 이야기를 담은 「제주건축, 경계에서 사유하기」를 펴냈다. 그동안 제주건축에서 다루지 않았던 ‘문전본풀이를 통해 본 초가’ 이야기 등을 이 책에서 풀어놓고 있다.

김형준 교수가 제주에 정착한 건 지난 2004년이다. 국내 최고의 건축사사무소의 하나였던 삼우종합건축에 다니면서 IMF를 맞고, 그는 승진했지만 좋은 선배를 떠나보내면서 자신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고민을 시작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공부를 더 하겠다’는 것으로 좁혀졌다. 서울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그는 ‘제주대에서 건축학부 교수를 찾는다’는 공고를 보게 됐고, 그 길로 제주에 내려왔다.

“여행으로는 오고간 제주였지, 아무런 연고는 없어요. 사실 제주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기에 내려오자마자 제주 관련 책자를 읽기 시작했어요. 제주 역사와 문화, 신화 등을 6개월동안 탐독했어요. 그러면서 느낀 점은 제주도는 육지와는 완전 다르다는 것이었죠. 제주는 매우 특별했고, 육지와 다른 풍토색이 있었어요.”

김형준 교수는 제주에 내려오자마자 관련 책을 6개월동안 탐독했다.

이후 그는 1년을 더 공부한다. 이젠 책에서 배운 제주도를 직접 돌아다니면서 느끼는 일이었다. 그 때 초가의 운치를 알게 됐다. 그러곤 제주 초가에 문전본풀이를 대입한다. 대한건축학회지에 발표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답사를 다니고, 사진도 찍었죠. 그러다가 ‘제주의 마을공간 조사보고서’ 만들기에 3년간 참여하면서 제주 초가를 확장한 마을을 보게 됐죠. 초가와 마을의 가치를 새삼 느꼈어요. 제주도는 다들 ‘좋다’고 하는데, ‘가치가 뭐냐’고 물으면 쉽게 답을 내리는 이들이 없어요. 그래서 저는 제3자의 입장에서 가치를 들여다봐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런 결과물을 책으로 내놓았어요.”

그는 제주시를 ‘천년의 고도’라고 부른다. 탐라시대부터 이어온 도시이기에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그는 단순한 도시재생사업엔 반대다. 제주 고유의 문화와 제주만이 가진 길 살리기를 통해 ‘천년의 고도’를 후손에게 남겨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 출신인 그는 타자의 입장에서 제주를 봐 왔다. 그러나 이젠 그도 타자가 아닌 제주인이 돼가고 있다. 그가 본 제주인은 순박함 그 자체다.

“알고 지내면 마음을 내놓아요. 정이 있고 신뢰가 있어요. 삶에 여유도 묻어나요. 아마도 제주라는 풍경이 주는 이미지가 사람들의 마음도 사로잡나봐요.”

그러나 그는 무조건 ‘제주 것’만을 강조하지 말고, 생각을 넓히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빈국의 하나인 방글라데시의 예를 들었다.

김형준 교수가 방글라데시 인력거에 페인팅된 국회의사당을 설명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국회의사당은 유명한 건축가 루이스 칸의 작품이죠. 그 건축물을 보러가는 건전세계 건축가들의 로망이기도 합니다.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인력거에 국회의사당을 그려넣을 정도예요. 방글라데시가 왜 루이스 칸에게 설계를 맡겼을까요. 지역성이라는 건 지역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과 함께 외부에서 보는 시각이 덧붙여졌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요.”

우린 가까이 있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 얘기이기에 그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김형준 교수가 그렇듯 타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제주의 가치는 더 극대화된다. 이번에 그가 낸 책은 제주인들에게 분발을 하라는 채찍을 던진 셈이다.

김형준 교수가 최근 펴낸 '제주건축, 경계에서 사유하기'
그에게 ‘앞으로 제주도가 발전하려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천년된 도시, 고도(古都)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이 필요해요. 자부심을 느낄 풍경을 만들고, 제주만이 가진 즐거움을 맘껏 누렸으면 해요. 재미있게 사는 게 국제자유도시로 가는 길이잖아요.”

그의 제주 알리기는 이제 시작이다. 「제주건축, 경계에서 사유하기」로 첫 발을 디뎠다. 그는 얼마전부터 제주올레를 걷고 있다. 제주올레를 통한 건축 이야기는 다음에 펼쳐질 그의 제주 알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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