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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공무원도 모르는 '선흘리'를 세계인이 아는 '선흘리'로
<1-1>공무원도 모르는 '선흘리'를 세계인이 아는 '선흘리'로
  • 미디어제주
  • 승인 2011.09.07 17: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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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오름 선흘2리 김상수 이장 <1편>

거문오름 선흘2리 김상수 이장
인터뷰어 : 안녕하세요? 이장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해요. 트래킹은 잘 끝나셨나요?

김상수 이장 : 네. 동네주민들의 활발한 자원봉사 덕분에 무사히 잘 끝났지요.

인터뷰어 : 거문오름은 꼭 예약을 해야 하나요?

김상수 이장 : 거문오름은 한달 전부터 예약을 받아요. 그러면 다음 달에 갈 수 있지요. 하루에 300명만 예약을 받는답니다.

인터뷰어 : 역시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인지라 정해진 인원만 가는 군요. 주민들이 직접 해설자를 하신다들었어요. 몇 분이나 되나요?

김상수 이장 : 거문오름 트래킹 자원봉사 해설자는 현재 19명인데요. 13명이 지역주민이고 나머지는 다른 지역 봉사자들이지요. 2008년도 시작할 당시 마을 주민 6명, 다른 지역 봉사자 6명이 운영하였는데 현재 19명의 자원봉사자가 해설을 해줍니다.

인터뷰어 : 대단하시네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장님께서는 참여를 하셔서 제일 잘 하시겠네요?

김상수 이장 : 그렇지 않아요. 제가 제일 못해요.(겸손하게 웃음). 자원봉사자들은 일주일에 두세번해요. 처음에는 제가 많이 했는데 요즘에는 중앙에서 손님이 내려오거나 도에서 특별손님이 오셨을 때 나가고 있어요. 지금은 총지휘를 합니다..

인터뷰어 : 블랙푸드 시범사업을 하셨는데 이번에 향토지원산업에 지원하실 계획이신가요?

김상수 이장 : 지금 시작이에요. 농업하시던 분들과 식당 9군데를 지원하고, 농가는 농가대로 신청을 받아서 검은 음식을 만들 수 있는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어요. 블랙푸드사업을 향토산업으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10월 초까지 향토산업 준비는 끝났어요. 마을 법인을 설립하였고 이사선임까지 다 끝났어요.

인터뷰어 : 우리 이장님도 들어갔습니까?

김상수 이장 : 네. 대표로 들어갔습니다.(쑥스러운 웃음) 어제 개발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임원구성하는 등 준비를 끝냈습니다. 하지만 마을에서 하는 법인인 만큼 일반법인으로 생각하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인터뷰어 : 개인적인 걸 물어봐도 되나요?

김상수 이장 : 아! 물론입니다.

인터뷰어 : 자녀가 몇 명인가요?

김상수 이장 : 아들이 3명입니다. 군대 다녀와서 복학한 아들이 두명이고, 막내가 고2에요.

인터뷰어 : 아직 고등학교 다니는 자녀가 있네요?(사실 깜짝 놀랐어요. 이장님은 동네어른이신지라 나이가 많으시리라 생각했거든요. 이장님~~ 죄송해요^^)

김상수 이장 : 아! 저 나이가 얼마 안됐어요. 모자 안 벗겠다니까 벗으라 해서. 흠흠.. 흰머리가 많이 나서 그렇지 저 아직 젊어요. 제주도는 육지와 달라서 마을 이장들이 젊어요. 실질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이장들이 많지요. 예전에는 이장님들이 동네 어르신이였죠. 우리 지역만 해도 이장들이 많이 젊어졌습니다.

인터뷰어 : 쉬는 날도 없을텐데 집에서 싫어하지 않나요?

김상수 이장 : 여기서 자원봉사 할 만큼 열심히 하고 저를 이해해 주는 든든한 지원군이지요.

백수령 인터뷰어가 거문오름 선흘2리 김상수 이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터뷰어 : 처음 이장 할 때는 어떠셨나요? 이야기 좀 상세히 해 주세요.~~

김상수 이장 : 우리 선흘은 동네 자체가 집들이 드문드문 있습니다. 걸어서 가기는 좀 멀죠. 동네가 떨어져 있으니까 3개월은 처음에 리사무실에 근무하겠다 했어요. 동네사람들 얼굴은 알아야 겠다 싶었죠. 이장이 사무실에 상주하니 동네사람들이 정말 많이 왔어요. 한 2개월동안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 많은 민원을 해결하려면 이장이 아니라 최소한 장관은 되어야 겠다 싶을 정도더라구요.(하하하) 주민들 이야기를 딱 자르지는 못하고 들어 주다 보니 한달 지나니 일 년 먹을 커피를 다 먹을 정도로 리사무소에 주민이 많이 왔어요. 마을회관 공사하면서 일년이 후딱 가버리더군요. 2007년 6월에 자연유산 등재가 되고 10월에 트래킹을 한번 해보자 해서 다음해 2월부터 길을 탐색하러 다니게 되었죠. 일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여건이 마을을 위해서 일을 많이 하게 되더라구요.

인터뷰어 : 선흘리 이장이 되어 좋은 점이 무엇인가요?

김상수 이장 : 좋은 점이 있을 수 있습니까? 일은 하면 할수록 욕먹는데.(하하하)

인터뷰어 : 전이장님들 끼리는 서로 사이가 좋겠네요. 힘든 일을 같이 해낸 유대감도 있을 것 같아요. 전이장님께서 이장이 되시니 부탁하신 사업은 있나요?

김상수 이장 : 전 이장으로 서로 3년 동안은 도와주어야 해요. 전 이장이 살기 좋은 마을을 신청했다가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꼭 해보라 해서 지역경제과에 찾아갔었어요. 새로운 이장이라고 인사하고 “살기좋은 마을 담당자가 누굽니까?” 해서 무턱대고 만났죠. “선흘리장입니다.”라고 인사 했더니 “선흘리가 어딨습니까?” 하더라구요. 아! 참! 나오면서 기분이 안 좋았어요. 동네를 알리지 않고는 안되겠다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 마침 주민자치박람회가 탑동에서 있었어요. 작년도 신청했던 곳 중에 저지리는 선정되고 우리는 떨어졌지요. 그런데 신청했던 곳은 모두 박람회에 참석할 수 있다고 연락이 와서는 부스 줄테니 해보겠냐고 하더라구요. 저는 대뜸 우리도 하겠다 했더니 의외로 생각하더라구요. “이건 자부담 300만원 듭니다.”라고 해도 하겠다 했죠. 몽골천막 하나를 주는데 실사출력해서 현수막 걸어야 하고 마을 특색물품 내놓으라 해서 무조건 하겠다 하였죠. 그런데 사진실사출력이라서 그런지 그거만 하는데도 알아보았더니 260만원이나 드는 거예요. 마을에 와서 개발위원회를 열었죠. 참 그 때만 해도 초짜 이장이라. (하하하) 마을개발위원회에다 대고 300만원만 주면 마을 홍보하고 내가 어떤 방법이라도 채워 넣겠다 자신하였어요. 무엇보다 공무원에게만이라도 우리 마을을 알리고 싶었어요. 사람이 그렇잖아요. 아는 곳은 한번 더 생각해 보지 않겠어요? 그 때 개발위원회에서 흔쾌히 승낙해 주었어요. 실사출력 무조건 싸게 해서 240만원 마을 홍보 리플릿 60만원 이렇게 해서 하게 되었죠.

거문오름 선흘2리 김상수 이장
인터뷰어 : 그럼 300만원 다 썼잖아요. 끝났네요. 전시물품은 어찌 하셨나요?

김상수 이장 : 300만원 그걸로 끝났죠. 방법이 없었어요. 도라지 더덕 하면 선흘인데 도라지,더덕,오가피를 전시하려고 도라지차 내놓으라, 더덕주 내놓으라 마을 주민들에게 모두 얻어와야 했어요. 그 당시 저지리장이 동창이라 전화를 했더니 거기는 복분자 들고 온다는 거예요. 이거 미칠 노릇이지. 그 때 한참 복분자가 인기가 있었는데 생각해 봐요. 사람들이 복분자주 먹으려고 하지 도라지 더덕 보려고 하겠어요? 우리 천막에 오게 해야 되는데 막 고민스럽더라구요. 그 때 생각하게 된 게 천연염색!! 애들이라도 잡자!! 애들을 잡으면 부모가 따라 오겠지 해서 천연염색하시는 분에게 찾아가서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죠. 도라지주, 더덕주를 기가 막히게 담아 놓은 주민댁에 가서 빌려 달라고 해서 박스까지 특별 주문 제작 했어요. 눈에 띄게 멋지게 담궈 놓은 도라지주, 더덕주라도 가져가서 전시라도 해 놓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복분자한테 바로 지겠는데 어떡해요. 도라지주, 더덕주, 오가피주 600개를 당일 가져가서 현수막 걸고 준비하고 천연염색은 밖으로 나가서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였죠. 참 고맙게도 주민자치박람회 딱 들어가는 입구에 부스를 줘서 손님들이 천연염색한 손수건 걸어 놓고 한바퀴 돌고 나오면 가져갈 수 있어서 정말 인기 좋았죠.

인터뷰어 : 저지리는 어찌 되었나요?

김상수 이장 : 저지는 복분자를 가져 오기로 했는데 전시 샘플만 가져 온거예요. 거기는 당연히 할 게 없지. 거기는 쉼터 되어 버리고 우리는 사람이 많아서 청년회, 부녀회 다 나가도 밀려오는 손님 때문에 손이 달릴 지경이었어요. 행사 딱 끝나고 나니까 시청 직원들이 덕분에 행사 잘 끝났다고 마을에 오셨더라구요. 그게 첫 마을을 알리는 계기가 됐고, 연속적으로 자연유산으로 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었죠.

백수령 인터뷰어 <미디어제주>
제주가 좋아 제주도로 전근 온 특수교사 백수령의 ‘제주에서 만난 사람’ 인터뷰.

나와 너는 다르다. 자연도 어느 하나 같은 것이 없는데 하물며 사람이야... 남자와 여자가 다르고, 아이와 어른이 다르고 민족간 문화가 다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할 때 비로소 이해가 시작된다. 나와는 다른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프로필>
신제주초등학교 특수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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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1-09-08 10:53:17
한 작은 마을의 젊은 이장님의 순수한 열정이 돋보이네요. 이장님 멋지시네요. 기사들을 읽다가 인터뷰를 읽어보니 잡지책 보듯 흥미롭네요. 이장님같은 분이 여럿이면 제주의 미래가 밝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