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인정해주는 공무원 사회 풍토가 마련됐으면”
“다양성 인정해주는 공무원 사회 풍토가 마련됐으면”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1.11.0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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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열전] (22) 김수환 추기경 일대기 담은 연극 ‘바보 추기경’원작자…현미혜 제주시 세무과 근무 주무관

제주시에 근무하고 있는 현미혜 작가

고(故)김수환 추기경의 일대기를 담은 창작 연극 ‘바보 추기경’이 지난달 11일 동안 13차례 제주무대에서 막을 올렸다. 도민 관람객이 5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미 서울·미국·전국을 거쳐 이번 제주에서 이 연극의 공연은 남다른 뜻이 있다.

이 연극의 원작자가 제주시청 자치행정국 세무2과에 근무하는 현미혜 주무관(45)이고, 원작자가 사는 제주에서 처음 열렸기 때문이다.

현 작가가 김수환 추기경의 일대기를 극본으로 쓰게 된 계기는 ‘문화선교’를 꿈꾸며 imd가톨릭문화기획을 만든 친동생 현요안 신부(중문성당 주임신부)가 요청한데서 비롯됐다.

“처음엔 경험이 얕고 신앙심이 부족하다고 스스로 여겨 김 추기경의 일대기를 감히 쓴다는 게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일대기를 통해 그가 국민에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계속 이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품을 쓰게 됐다”고 현 작가는 전한다.

현 작가는 어릴 때 소아마비와 암 수술 등으로 몸이 불편하고,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이중의 어려움 속에서도 작품을 집필하는 데만 전념했다.

현 작가는 “작품 쓰는 석 달 동안 ‘6시 칼퇴근’해 야근하는 동료들에게 미안했고, 관련서적 9권을 비롯해 추기경 홈페이지에 들어가 추기경님을 기억하는 글을 찾아보는 등 다른 일은 모두 끊었다”고 말한다.

김 추기경과 생전에 만나보지도 못하는 등 따로 특별한 인연이 없었던 현 작가는 불과 2년전까지 살아계시던 분의 이야기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애를 써야 했다.

연극 '바보 추기경'의 한 장면
작품을 쓰는 동안 현 작가는“자료가 너무 많아 포커스를 어디에 맞출지 선택에 어려움이 많았다”며“민주화 관련 등 무거울 수밖에 없는 주제와 인물을 다루고 있어 재미있는 요소를 많이 넣었지만 너무 희화화하지 않도록 하려 고심했다”고 현 작가는 어려움을 털어놓는다.

특히 현 작가는 힘없고 낮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자 했고, 세상의 이치와는 다른 스스로 밥이 되는 삶, 만인의 밥으로 살고자 했던 김 추기경의 모습을 올곧게 담고자 온 힘을 다 쏟았다.

“아직도 두려운 마음이 여전합니다. 제주 공연이 어렵사리 이뤄졌고 추기경님을 잘 알거나 가까이서 모셨던 분들의 반응이 좋아 조금 안도했죠. 제가 사는 고향에서 볼 수 있어서 더욱 기뻤습니다”

현 작가는 “연극을 관람한 아는 사람이 ‘복자반 활동을 하는 아들이 연극만 봐서는 추기경님을 이해하기 어렵더라, 아이가 볼만한 책을 추천해 달라’고 전해와 추기경님을 더욱 알고파 하는 마음을 주게 된 걸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물론 연극을 본 관람객들 모두가 공감하는 것은 아니어서 재미있게 표현하려는 부분이 지나치게 희화한 게 아니냐는 나무람도 받았다고 현 작가는 전한다.

‘바보 추기경’은 2011년1월24일 서울에서 초연된 뒤 전굮 성당과 미국에서 공연된 뒤 지난달 제주에서 공연됐다.

현 작가는 지난 2008년 뮤지컬 ‘IMAGO DEI(하느님의 모상)’의 가사를 만들며 작가로서 처음 모습을 보였고, 연극 대본으론 ‘바보 추기경이 첫 작품이다.

뮤지컬 ‘IMAGO DEI’는 2008년10월부터 2009년6월까지 제주에서 처음 공연된 뒤 서울과 전국에서 공연됐다.

뮤지컬 '이마고데이' 서울공연 포스터
‘imd’가톨릭문화기획은 바로 뮤지컬 ‘IMAGO DEI’(이마고데이)에서 따왔다.

현 작가는 “현재 천주교가 한국에 처음 들어온 시기에 박해 받았던 최초의 순교자들인 황사영과 정난주 마리아 부부의 삶을 담은 극본을 구상하고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고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계획을 귀띔한다.

현 작가는 제주시 세무과에서 공무원의 길에 들어선지 20년 동안 중간에 탐라도서관 근무 7년을 빼곤 세입관리업무를 맡고 있는 행정7급 공무원이다.

현 주무관은“민원인들의 자세가 점점 드세지는 추세”라며“기초질서를 어기고도, 자신이 잘못해놓고도 되레 당당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의 업무를 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말한다.

현재 제주시 세무관련 분야는 전문세무직원 선발이 많아졌고 전산장비가 튼실해지는 등 시스템도 개선돼 비교적 전문화가 잘 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여느 소수직렬과 마찬가지로 세무직렬도 업무량에 비해 승진의 기회가 적다”며“인사상 불이익이 많아 이를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고 현 주무관은 지적한다.

현 주무관은 “공무원은 자신의 일에 사명감을 갖고 ‘할 말은 다한다’는 마음으로 근무해야 한다고 본다”며 “자신이 암 수술을 위해 휴직한 다음 도서관에서 근무하면서 이를 느낀 게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공무원스럽다’란 말에 대해 현 주무관은“일반인은 이 말이 바람직하기 보다는 부정적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앞으로 공무원들이 존경과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처신함으로써 이 말이 긍정적인 뜻으로 변했으면 좋겠다”다고 희망한다.

그래서 현 주무관이 보는 ‘바람직한 공무원 상(像)’은 “바로 ‘공무원스런 공무원‘ 이라고 답한다.

뮤지컬'이마고데이'서울 공연 기념, 사진 앞줄 오른쪽 끝이 현미혜씨.

또한 공무원사회가 전공이 독특하거나 특별한 재능을 지닌 공무원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풍토가 마련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현 주무관의 바람이다.

현 주무관은 앞으로 계획은 “부모님을 위하고,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라며“동생신부의 ‘문화사목’구상에 작은 밑거름으로 살고 싶다”고 전한다.

현 주무관의 좌우명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이다.

이 말은 누구든 엄청나게 기쁜 일을 맞이할 때나 너무 슬픈 일을 당했을 때도 공통적인 게 바로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게 현 주무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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