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의 '보랏빛 소'와 '핑크빛 양'
제주관광의 '보랏빛 소'와 '핑크빛 양'
  • 고광희
  • 승인 2012.01.26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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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희의 제주관광 Lounge]<18>

몇년전 '보랏빛 소'가 유명세를 떨쳤다.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 세스 고딘이 쓴 책 제목 때문이다.

세스 고딘은 「보랏빛 소가 온다」에서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은 바 있다. 프랑스 여행 중 자동차 밖으로 보이는 수백마리의 소떼가 풀을 뜯어 먹는 광경은 엄청난 장관이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말 지루한 광경으로 바뀌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소떼에서 보랏빛 소가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분명 눈에 확 띄는 리마커블(Remarkable)한 대상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눈에 확 띄는 혁신과 변화를 일으키자는 붐이 일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핑크색 양떼들이 나타나서 화제다. 영국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은 2012년 1월 23일(현지시간) 뉴질랜드의 자연공원에 나타난 핑크색 양떼들을 소개했다. 공원 측은 두 가지 이유로 흰색의 양떼를 핑크색 양들로 만들었다.

첫 번째 이유는 초원에 방목 되는 양들이 어디에서든 잘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였고, 두 번째는 유방암 예방 캠페인을 연중 하자는 취지로 양털의 색을 핑크색으로 물들였다. 핑크색은 초원의 푸른색과 보색 관계여서 멀리에서도 눈에 잘 띠고 또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유방암 예방 캠페인에도 동참할 수 있는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더불어 핑크색 양들이 초원에 등장한 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관람객들도 핑크색 양을 보고 신기해할 뿐만 아니라 공원을 찾는 관람객 수도 그 만큼 늘었다고 한다.

공원 측은 "양은 핑크색을 구분할 수 없는 색맹이어서, 섭생이나 생식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고 밝혔다. 또한 "식용 색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양에게 일체 무해하고 아무런 부작용이 없으며, 비가 오면 비와 함께 씻겨 내려간다" 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제주에는 '보랏빛 소'와 '핑크색 양' 대신 '보랏빛 노루'와 '핑크색 말'이 없을까?

물론 인공적으로 색을 동물들에게 입힌다는 것은 동물 학대가 될 수도 있겠지만, 동물에게 일체 무해하고 아무런 부작용이 없는 식용 색소를 뉴질랜드의 핑크색 양과 같이 쓴다면 분명히 가능할 것이다.

필자가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정말로 '보랏빛 노루'와 '핑크색 말'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지금과 같은 제주관광의 단조로움과 대규모 개발 형태가 결국 제주관광의 어두운 그림자로 드리워져 제주관광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보랏빛 소'와 '핑크색 양'의 공통점은 하나다. 바로 적은 돈을 쓰고 최대의 효과를 내자는 것이다.

얼마 전 판타스틱 아트시티사업이 무산되었다. 1조원 이상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제주도와 MOU를 맺은 관광개발사업이다. JDC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신화역사공원사업도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제 제주는 대규모 개발은 지양해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혁신과 변화의 콘텐츠를 활용한 '보랏빛 소'와 '핑크색 양'이 나와야 한다. 하나의 핵심적이고 확실한 콘텐츠가 있다면 우리는 대규모 개발이 아닌 최소의 비용으로 제주관광의 양상을 바꿀수도 있다.

관광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도 대규모 관광 개발을 추진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제주관광의 미래를 위한 혁신과 변화의 아이템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다.
 

 

   <프로필>
   관광도시교통연구소 소장(전)
   서귀포문화원 우리문화역사마을만들기 사업단장(전)
   제주대학교 관광과경영경제연구소 특별연구원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강사(전)
   제주관광대학 강사(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강사(전)
   제주산업정보대학 강사(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정책자문위원(전)
   제주특별자치도승마협회 이사(현)
   사단법인 제주말산업진흥원 이사(현)
   제주테크노파크 코스메틱클러스터사업단 기업유치 팀장(현)
   관광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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