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6 17:57 (화)
술 먹고 머리 아프다고 타이레놀 드셨어요?
술 먹고 머리 아프다고 타이레놀 드셨어요?
  • 오원식
  • 승인 2012.08.10 14:1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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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오원식 약사입니다. 우리 일상에 약은 식품만큼이나 흔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약효와 복용 방법에 대해선 얼마나 꼼꼼히 따져보시는지요? 그래서 여러분이 간과하기 쉬운 약학 상식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 주변 약국의 건강지킴이로서 약에 대한 전문 지식을 편안한 상담가의 자세로 풀어놓겠습니다.”

 

오늘은 우리나라 일반 성인이면 반드시 알아야 할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바로 ‘약과 알콜’에 대한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약을 드실 때 술은 절대 안된다. 반대로, 술을 드시고 난 후에도 약은 절대로 안된다"입니다.(진통제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지만 기본적으로 ‘술 드실 때는 약은 안 됩니다’라고 알고 계시는 것이 가장 안전할 것입니다.)

약국에서 일반적으로 ‘진통소염제’를 처방 받거나 구입하는 환자 또는 고객을 대상으로 항상 "약을 드실 경우 절대 음주를 하시면 안 됩니다."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경우 반응이 다양합니다. "아 그런가요? 약 먹을 때 술을 먹으면 안 되는 것이었군요.", "에이 설마 죽기야 하겠어요?", "술 안 먹을 수 없으니 약 먹을 때만 술 안마시면 되는 거죠?", "저 술 안 마셔요" 등등...

개인적으로 술을 드시는지 안 드시는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말씀을 드립니다. 물론 말씀을 드린다고 해서 다 지키지 않으실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의 이야기를 듣고 나시면 생각을 다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기도 파주시의 어느 약국에 50대 초반의 단골 분께서 침통한 표정으로 약국을 방문하셨습니다. 아들이 갑자기 전격성 간염에 의한 급성 간부전으로 오늘 내일 한다고 합니다. 수일내로 간 이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사망한다고 했습니다.

그 아들은 올해로 22살이고,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 상태였습니다. 휴가를 나와 친구들과 얼마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까요? 술을 잔뜩 먹고 난 다음날 머리가 아프다고 집에 있던 타이레놀을 2정 먹었습니다. 그리고 몇시간이 지나도 머리가 아픈것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2정을 더 복용하였습니다. 그 뿐이었습니다.

몇시간이 지나고 갑자기 응급 상황에 빠져 병원에 부랴부랴 갔을 때는 이미 ‘전격성 간염에 의한 급성 간부전’이라는 진단만이 남았던 것입니다. 원인은 알콜 복용후 진통제 복용이었습니다. 술을 먹을 때가 아니라 술 마신 다음날 진통제를 먹었던 것이지요.

게다가 용량도 1일 최대 용량인 8정에는 미치지 못하지만(전문가들은 4정 이내로 복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단기간에 4정을 복용했기 때문에 위험성은 더 높아졌을 것입니다.

22살밖에 안된 건장한 청년이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다가 타이레놀 4정으로 사망한 예입니다. 제품명을 이야기 한다고 해서 ‘타이레놀’만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유명한 게보린, 펜잘, 사리돈 등등에도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이 제품의 성분명은 ‘아세트아미노펜’입니다. 사실, 국민들께 너무도 잘 알려진 이 제품은 11월부터 편의점에서 판매가 가능하게 될 약품이지요. 사실 ‘익숙하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만, 이제 결정이 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지면을 통해서라도 알콜과 약물 복용이 위험하다는 것은 한번쯤 더 알려드리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술을 빨리 깨는 안전한 방법, 그리고 술을 마실 때 술 때문에 덜 고생하는 방법을 참고로 알려드리며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1. 당분과 수분, 그리고 맑은 공기
2. 술을 마실 때 항상 물을 가까이 하고 자주 마실 것, 
    만일 술 마시는 동안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반드시 자기 전에는 물을 많이 마시고 잘 것.
3. 도수가 높은 술보다는 낮은 술부터 마실 것. 
    술을 마실 때 기름진 안주를 먹게 되면 알콜의 흡수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됨.
4. 빈속에 첫잔은 금물, 특히 원샷은 금물.

 

 

  ▲ 오원식 약사. <미디어제주>
<프로필>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중앙대학교 대학원 졸업(면역학 전공)
전 대원제약 주식회사 연구원

전 제주도약사회 상임이사
현 대한약사회 홍보위원
약사공론 시사펀치 객원필진(2009년~2012년 현재)
메디칼약국 약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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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홋 2012-08-14 10:57:03
정말 좋은 정보... 많이 전해주세요^^

두물머리 2012-08-13 16:23:29
오..좋은 내용이네요. 정말 조심해야겟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