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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 살기 좋아졌으면서 행복감 못느끼는 것 안타깝다”
“한국인들, 살기 좋아졌으면서 행복감 못느끼는 것 안타깝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2.09.05 12: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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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제주의 대표적인 천주교 성지 새미 은총의 동산 가꾼 임피제·이어돈 신부

수십년째 제주에서 사제생활을 이어오면서 지금의 이시돌의 모습을 가꿔온 임피제 신부(왼쪽)와 이어돈 신부.

아일랜드 출신인 두 명의 외국인 신부는 사제 서품일이 같다는 것 외에도 임피제 신부가 제주에서 사목생활을 시작한 1954년에 이어돈 신부가 태어났다는 묘한 인연이 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동안 세 번 넘어지신 것을 묵상할 것이 아니라 세 번씩이나 넘어질 때마다 일어나신 일을 묵상해야 합니다”

지난 4일 제주지역 천주교 성지순례길로 조성되고 있는 곳 중 하나인 ‘새미소 은총의 동산’에서 만난 이어돈 마이클 신부의 얘기다.

아일랜드 출신인 이어돈 신부는 지난 1978년 수의사로 제주에 와 2년간 머물다 귀국한 후 사제 서품을 받고 성골롬반외방선교회를 통해 한국에 와서 올해로 9년째 이시돌에서 사제 생활을 하고 있다.

100만평이 넘는 지금의 이시돌을 만든 장본인인 임피제 신부와 함께 양돈조합과 요양원, 호스피스 등 이시돌에서 벌이고 있는 모든 사업을 관장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두 외국인 신부는 사제서품일이 같은 것 외에도 여러 가지로 인연이 깊다.

임피제 신부가 1951년 사제서품을 받고 한국전쟁 당시인 1953년에 한국에 왔고, 제주로 발령받은 시기가 1954년이다. 공교롭게도 1954년은 이어돈 신부가 태어난 해다.

이어돈 신부는 임피제 신부에 대해 “늘 사회현상 속에서 교회가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지 찾아내 앞서가고 계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제주도내 축산업이 걸음마조차 떼지 못하던 시절 양돈조합을 만들어 선진 축산 시스템을 도입했고 요양원과 호스피스, 최근에 시작한 신용조합 일까지 모두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업들이기 때문이다.

임피제 신부와 함께 가꿔 온 ‘새미 은총의 동산’이 천주교 순례길로 조성된다는 데 대해서도 그는 “외국 어느 곳에도 이 곳처럼 십자가의 길을 동산에 조성하고 요양원, 호스피스 등 사업을 통해 순교자 정신이 구현되고 있는 곳이 없다”고 소개했다.

이어돈 신부가 새미소 은총의 동산에 조성된 십자가의 길 조형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어돈 신부는 성서 속에 나오는 실제 사람 크기의 조형물로 조성된 십자가의 길을 소개하던 중 “십자가의 길 중에서 예수님이 세 번 넘어지는 것을 묵상할 것이 아니라 세 번이나 넘어지고도 일어나셨다는 것을 묵상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몇 해 전에는 군사정권 시절 노동운동을 하다 안기부에 끌려가 고문까지 당했던 한 분이 이 곳에 왔다가 쓰러지신 예수님을 끌어안고 울다가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그가 천주교 신자들 뿐만 아니라 최근 일반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는 이 곳에 대해 ‘진정한 치유의 공간’이라고 소개하고 있는 이유다.

임피제 신부도 현재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국인들이 삶의 수준은 높아졌는데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OECD 국가들 중 자살율이 가장 높은 데 대해서도 “올림픽에 나가서도 1위만 하려고 하고 학생들이 밤 11시를 넘은 시각에도 학원에서 공부에 매달려야 하는 ‘1등 지상주의’ 때문”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1등이 되려는 한 사람을 위해서 수만명이 고생하고 있는 상황이 한국의 아픈 현실이라는 것이다.

수십년째 제주에서 사목생활 뿐만 아니라 주민들과 함께 어울려 여러 가지 사업을 꾸려가고 있는 두 명의 외국인 신부가 전하는 얘기가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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