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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국 화장품이 팔리는 이유는?
일본에서 한국 화장품이 팔리는 이유는?
  • 미디어제주
  • 승인 2012.12.1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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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고하나의 일본 이야기] 제주산 화장품 일본 시장 본격 수출에 부쳐

제주산 화장품이 일본으로 수출된다(본보 1211일자 보도)고 한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느끼는 한국산 화장품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한국관광가이드 사이트인 <서울나비>2012최신 한국관광선물특집코너엔 가장 많이 구매 하는 순위(독자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앙케이트, 응답자 남녀 비율은 14) 1위는 화장품이었다. 다음으로는 과자, , 조미류, CD·DVD2~5위에 올랐다. 6위 이하는 전통차, 식기, 생활잡화, , 의류 김치, 레토르트 식품 등이 뒤를 따랐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일본인들이 한국에 가서 무엇을 가장 많이 사오느냐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도, 예년에 비해 한국화장품에 대한 구매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사실을 통해 일본 여성들이 한국의 미용제품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음을 주목하고자 한다.

현재 일본 내에서 화장품을 필두로 한 한국의 미용제품을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까운 드럭스토어(화장품, 의약품, 생활용품 등을 파는 곳)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한국제 마스크 팩 등이 판매되고 있다. 최근엔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꾸준히 한국 화장품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또한 패션잡지와 매스컴 등에서도 한국산 화장품이 자주 소개된다.

실제로 일본주재 한국인 여성에게 어떤 제품이 좋은지 물어오는 일본인이 많아졌다. 물론 때로 질문을 받은뉴커머보다도 질문을 한일본인이 오히려 최신 한국화장품에 대해 이미 많은 정보를 가진 경우도 있다. 그만큼 일본 여성들에게 한국 코스메틱은 알고 싶은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어떻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나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에서 한국화장품을 구하는 것은 지금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한류 붐을 타고 아줌마 부대가 한국에서 사들여오면서 입소문난 것이 전부였다. 그후 2008년에 당시 인기 절정이었던 일본의 카리스마 미용사 IKKOTV에 나와 한국의 비비크림을 소개한 이후로 한국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당시 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오가는 명동의 화장품 코너에는 그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일본인들은 IKKO 사진을 보고 무작정 사진속의 그가 들고 있는 제품을 사고 갈 정도였다. 

단지 싸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산 화장품이 처음 인기를 끌게 된 원인은 환율차로 인한 저렴함이다. 시작은 그러했지만, 신뢰를 받고 있는 전문가의 분석과 스타들의 애용에 힘입어 한국화장품은 양질에 가격도 저렴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같은 품질의 일본 상품에 비해 평균하면 30% 정도 싸다고 한국코스매틱 관계자는 말한다. 또한 엔화상승으로 인해 가격은 한층 더 낮아져 일본에서 300엔정도 하는 마스크팩을 100엔에 판매하는 점포도 등장, 인기를 끌고 있다. 옥션조사회사 <옥션>에 의하면, 신품과 중고를 합친 옥션에서 한국코스메틱의 매매현황은 미용 제품 전체의 평균낙찰액이 2398엔인 것에 비해 한국의 미용 제품은 960엔 정도 싸며, 샘플이나 시공품의 매매도 많다고 한다.

, 저렴한 가격과 샘플에 이끌려 사용해 보고 난 뒤 알게 된 품질의 우수성에 만족, 다시 구입하게 되는 여성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한국 코스매틱이 일본 시장에 안전하게 정착한 이유를 살펴보자.

한국의 화장품은 같은 동양인인 일본인의 피부에도 잘 맞는다.

한국 제품은 일본의 것보다 다양하고, 샘플 또한 많으며 공짜다.

한국은 미용선진국, 미의식이 강한 나라라는 인식이 있다.

한국 여성은 피부가 좋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곧 품질의 우수성에 대한 신뢰감이나 기대감으로 연결된다.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는 제품이 많다. (습기가 많은 일본에 비해 한국이 건조한 편이기 때문)

화학성분이 아닌 자연성분에서 추출한 제품이 많다.

약사컨설턴트 후지타씨는(유한회사분자대표) “일본 것에 비해 보습성분량이 많고, 내추럴 지향 제품이 많다는 이유 때문에 일본인 여성들이 한국화장품에 끌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브랜드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피부와 맞는 화장품을 선택하는 여성들이 늘어난 것도 인기의 견인차가 되었다고 진단했다.

크게 보면 일본 화장품은 좋지 않은 부분을 화장으로 가린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서양에서 들어온 생각)에 반해 한국의 화장품은 피부결을 정돈하고 피부 속에서부터 고쳐간다는 동양적 발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2001년 오가닉코스매틱 이라는 말이 등장한 이후로 자연지향화장품이 독일을 선두로 하여 점점 세계로 뻗어나간 시점에서, 어쩌면 동양적 사고로 탄생한 동양의 질높은 화장품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게 된 것은 필연적 결과일지 모른다.  

앞으로의 전망과 과제 

미래는 밝다. 일본 내에 정규대리점이 확대되는 것과 함께 재구매자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은, 이 인기가 단기간의 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일본인의 일상생활에 스며들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몇 가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정규품의 유통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예전에는 개인유입 등으로 일본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채 판매되는 위법 업자들이 다수 있었다. 정규품의 확대로 위와 같은 예가 급격히 감소하고는 있으나, 제로가 된 것은 아니다. 만일의 경우 적법한 절차로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사고가 나서 철수해야 하는 문제 등이 발생한다면, 적절치 못한 대응으로 인해 한국화장품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는 한꺼번에 땅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둘째, 스타를 내세운 이미지 전략만으로는 특정상표에 치우치기 쉽다.

정작 한국인보다도 일본인들만 열광하는 몇몇 한국화장품들이 있다. 이는 유명한 스타가 권했다던가, 좋아하는 스타가 선전을 하기 때문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스타에 의존한 마케팅으로 구매자가 자칫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여러 제품에 대한 꾸준한 홍보를 필요로 할 것이다.

셋째, 안전성과 함께 자세한 번역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화장품 전성분표시제도가 의무화된 지 4년이 지났다. 그러나 전 성분에 대해서는 따로 본사에 문의를 해야 하는 등 아직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제도가 유명무실하지 않도록, 아보벤젠이나 파라벤 같은 발암성 물질이나 환경호르몬으로 의심되는 화학물질도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 또한 일본으로 판매하는 과정에서 간과하기 쉬운 번역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넷째, 새로운 상품을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한국화장품 붐의 시발점이기도 한 비비크림은 이미 일본회사들이 앞다투어 같은 종류의 상품을 투입한 결과로, 한국상품의 판매는 예전만 못해졌다. 일본회사들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새로운상품들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앞으로 성장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한때 유명연예인이 홈쇼핑 선전을 해 꽤 인기가 높았던 녹차비누사건이 있었다. 비누에 포함된 식물유래의 밀가루 성분으로(가수분해코무기) 인해 이 비누를 사용하는 사람 중 알레르기를 일으킨 사람들이 생겨나 일본열도가 떠들썩했던 일이었다. 심한 경우엔 호흡곤란과 혈압저하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도 있었으며 증상의 경미를 떠나 비누로 인한 알레르기 피해자들은 집단소송을 불사했다. 피해대책변호단이 만들어져 현재도 공판중인 일련의 사건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은 항상 예고없는 변수를 동반한다. 밝은 미래를 향해 달리기 위해서, 좀더 세심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다. 특히 고향 제주의 화장품이 일본에 온다기에 더욱 신중을 기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고하나 특파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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