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 들어설 예정 “내겐 대한민국 외교관이라는 의무감이 있다”

“한류를 일본에 확실하게 뿌리내리기 위해 오사카에 대형 한류타운을 건설하고자 합니다.”
재일동포 기업가인 한창우 마루한 회장(82)이 일본 최초로, 한국 문화 콘텐츠 관련 대형 복합쇼핑시설 건설 계획을 지난 9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한창우 회장은 4년전 매입한 1만4000㎡(4242평)의 땅에 한국 제품 쇼핑몰과 먹거리, 공연시설을 갖춘 ‘한류타운’을 건설하기로 하고 현재 입주자를 모집중이라 말했다.
공사비 100억원 가량으로 내년 가을에 문을 열 예정이다. 한창우 회장이 계획중인 한류타운은 연간 300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며 수익만도 50억엔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곳은 한류 스타가 프로듀싱한 의류 및 스타 관련 제품 판매점, 음식점 뿐 아니라 한국 식자재를 판매하는 슈퍼를 열며 다목적 홀로는 K-pop홀(가칭) 이 들어서면서 콘서트, 공연 또한 함께 즐길 수 있게 된다.
한창우 회장이 운영하는 마루한은 최근 도교 아사쿠사에 대중오락시설의 재개발 계획에 스폰서로서 참가하기로 발표했다. 내년말에는 ‘마루한 송죽6구타워’가 건설된다. 따라서 도쿄와 오사카의 시타마치(도시에서 서민층 상인이나 장인이 많이 사는 지역)에 눈에 띄는 오락시설이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한창우 회장은 도쿄의 도내 호텔에서 회견을 해 “4년전부터 무얼 할까 생각해 왔다. 일본, 한국 양국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경남 사천 출신인 한 회장은 1947년 일본으로 건너온 이후 파친코 사업을 통해 일본에서 큰돈을 벌었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가 지난 4월 집계한 ‘일본 50대 부자’에서 한 회장은 8위(재산 34억 달러로 세계 367위, 한화 약 3조 8700억원)를 차지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에 이어 성공한 재일동포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열여섯의 나이로 무작정 밀항선에 올라 건너온 타국. 역경과 시련은 오히려 힘이 됐다.
“일본에선 차별도 있었다. 그 차별을 극복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경제적으로 안정돼야 하고 그 뒤에는 교양과 견식을 가져야 한다. 언제든 어깨에는 대한민국의 외교관이라는 의무감이 걸려 있다. 내가 나쁜 짓을 하면 한창우가 아니라 한국 놈은 나쁜 놈이란 소릴 듣는다. 한 사람 때문에 60만 재일동포가 모두 욕먹는다. 재일동포는 이를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지난 50년간 남이 10시간 일하면 나는 13∼14시간 일했다. 신용도 일본 사람보다 배, 노력도 배, 봉사도 배를 했다.”
성공 비결에 대해 남보다 많이 일하고, 사회봉사하고, 신뢰를 쌓는 것이라 하는 한 회장은 “헝그리 정신과 위기감, 긴장감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일동포들이 파친코 사업에 많이 진출한 이유에 대해서는 “일본에서 외상 거래를 안 해주니 현금 장사밖에 할 게 없었다. 어떻게 보면 대표적인 차별 산업이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정부의 철저한 관리 감독 하에 건전한 레저산업으로 정착해 있다”며 “색안경을 쓰고 보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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