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0:27 (금)
“감귤 등 농산물 가공제품 개발, 교육 시설·기회 더욱 늘려야”
“감귤 등 농산물 가공제품 개발, 교육 시설·기회 더욱 늘려야”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3.07.27 14: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혜향 가미한 감귤 만쥬 등 개발·생산·판매, 각종 체험프로그램 운영
‘농업이 제주미래의 희망’- FTA 위기, 기회로 극복한다 <45>강미애 대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이미 발효됐고, 한.중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시장 개방화시대를 맞아 1차 산업엔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축인 감귤 등 농업 역시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현재 제주 농업의 경쟁력과 현주소는 어디까지 왔나. FTA는 제주농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제주엔 선진농업으로 성공한 농업인, 작지만 강한 농업인인 많은 강소농(强小農)이 건재하고 있다 감귤·키위·채소 등 여러 작목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도전과 실험정신, 연구·개발이 낳은 결과이다. FTA위기의 시대 제주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인가. 이들을 만나 위기극복의 지혜와 제주농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편집자주]

감귤 천혜향을 가미한 베이커리를 상품화한 사업장 '미애수다뜰'을 운영하고 있는 강미애 대표.

“농산물 관련 가공교육을 많이 시켜줬으면 좋겠어요. 물론 지금도 가공교육을 하곤 있지만 더욱 많이 해야죠. 이론도 중요하지만 농산물 가공 선진지에 대한 현장답사 등도 할 필요가 있어요. 그래야 농산물관련 다양한 상품이 개발되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고 봐요”

한경면 저지리 문화예술마을 안 제주현대미술관에서 북쪽 월림리 방향으로 200m를 지나 왼쪽에 있는 ‘미애수다뜰’을 운영하는 강미애 대표(37)는 농산물 가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제주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이용해 좋은 가공품이 나오면 농가소득은 물론 소비자의 건강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겠어요. 요즘 들어 웰빙과 친환경 건강식품이 대세인데 제주의 청정농산물을 더욱 활용하면 윈-윈 효과도 거둘 수 있겠죠”

강 대표의 ‘미애수다뜰’은 감귤(천혜향)을 가미한 베이커리를 상품화해서 판다. 특히 강 대표가 개발한 감귤만쥬를 비롯해 쿠기·빵 등을 만들어 팔고, 각종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강 대표가 지금의 농산물 가공과 인연을 맺게 된 건 대학 때 전공한 분야와도 관련이 있다. 한라대 호텔조리학과를 졸업했고, 제주대학교 산업대학원서 식품공학과 석사인 강 대표는 8년 동안 대학교 조교로 근무했다. 남편 김성은씨(42)는 호텔조리과 캠퍼스커플로 만나 결혼했다.

“농사는 애월읍 구엄리에서 수박농사를 짓는 부모 따라 도와주곤 했지만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건 결혼한 뒤에요. 2006년 2월 학교를 그만두면서 저지리에 들어오면서부터죠. 원래 꿈은 남편과 조리 분야를 해보고 싶었는데 농사와 함께 하게 됐네요”

한경면 저지리 문화예술마을안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월림리 쪽 200m왼쪽에 있는 '미애수다뜰'매장
천혜향 5000평과 일반 밭농사를 짓던 시부모의 건강이 나빠 농사를 이어받으면서 강 대표는 수다뜰을 하게 됐다. 시어머니가 생활개선회원이었고, 농업기술원에서 감귤전정 등 교육을 받았고, 콩으로 메주를 만들어 팔면서 가공에 눈을 뜨게 됐다

“저지리생활개선회에 가입해 지금 재배하고 있는 천혜향 감귤로 뭔가 개발해보자고 맘을 먹었죠. 과일로 그냥 파는 것도 좋지만 이를 이용·가공하고 싶어서 시작한 게 빵 종류를 만들게 됐죠”

현재 강 대표는 천혜향 감귤 3500평을 시설재배하면서 농장 앞에 제조장과 체험장으로 쓰는 수다뜰 건물(40평)을 지어 운영하고 있다. 농사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연간 조수입은 천혜향이 1억2000만원 가량, 수다뜰에선 3300만원 가량 된다고 강 대표는 전한다.

‘미애수다뜰’에선 직접 무농약으로 재배한 천혜향을 재료로 한 감귤만쥬, 감귤쿠키, 감귤머핀을 대표종목으로 만들어 팔고 있다. 매장이 있는 곳이 시골이라 소보로빵(곰보빵)· 단팥빵· 꽈배기 도너츠 등이 주로 많이 나간다.

“감귤만쥬는 주로 선물용으로 주문받아 만들어 배달하고 있어요. 제주시내 가정집과 어린이집 등에서 간식 등으로 쓰기도 하죠. 10들이 한 상자에 7000원을 받아요. 만들기 체험하러 왔다가 인기가 좋아 체험한 고객들 많이 사가요. 아름아름 소식을 들어서 사가기도 하고, 매장을 보러오는 경우도 있어요. 관심이 많아진 듯해요”.

이곳에선 체험프로그램도 꽤 인기이다. 컵케이크· 케이크· 천혜향쿠키· 보리동물쿠키· 피자·귤잼· 딸기잼·귤 천연비누 만들기 등 다양하다. 만들기 외에 농사수확체험으로 감귤·딸기·옥수수· 고구마 따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체험은 주로 주말에 많이 한다. 한 달 평균 150명꼴로 찾는다. 이들은 쿠기·비누만들기 등과 옥수수따기 체험 등을 함께 한다. 매장과 농장에서 체험이 같이 이뤄진다.

“체험하는 계층은 여행사 관광객, 어린이집 유아, 가족단위 학년모임, 학부모회 등 매우 다양해요. 체험을 하려면 한 차례에 40명 이내, 체험시간은 1시간 20분쯤 걸려요. 체험하면서 만들고 맛본 물건은 체험이 끝나면 포장해서 갖고 가요”

체험비용은 1인에 쿠키·비누만들기 등은 7000원에서 케이크 만들기 1만2000원까지 대상에 따라 다르다. 농사수확체험은 기본이 1만원(어린이 5000원)이고, 되도록 농산물을 많이 사가도록 유도한다.

강대표가 재배하고 있는 천혜향 농장
강 대표가 개발한 걸작품(?)인 감귤(천혜향)을 가미한 감귤만쥬는 여러 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나왔다. 만쥬는 한 손으로 집어서 먹을 수 있도록 밀가루, 쌀 등의 반죽에 소를 넣고 찌거나 구워서 만든다. 앙금으론 고구마, 밤 등을 쓴다.

“천혜향 효소를 만들고, 천혜향 껍질을 말려서 차를 만드려다 감귤만쥬를 만들게 됐어요. 천혜향 진피를 설탕과 절인 뒤 10%가량 밀가루와 함께 반죽해서 만들어요. 천혜향 진피가루를 약간 첨가해요”

천혜향 과일과 설탕을 1대1로 절였다가 100일후 건져서 효소를 만들어 차로 활용하고 있지만 여러 차례 실패를 했다..껍질이 씁쓸해 단단하고 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걸 부드러운 밀가루 ·단팥과 응용하게 되니까 좋은 감귤만쥬가 생기게 됐다고 강 대표는 전한다.

“이를 바탕으로 감귤진피를 갖고 활용하면서 감귤 쿠키·머핀· 곰보빵 등 많은 제품이 나왔어요. 지금도 지역주민들의 기호에 따라 여러 종류의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있죠. 우리밀과 국산팥으로 제품을 더욱 업그레이드할 계획도 있어요”

체험프로그램 운용은 교직에 있었던 게 도움이 많이 된다. 교육적인 내용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늘 연구·개발하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짧은 시간에 집중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등 대상에 따라 맞춤형 체험교육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강 대표는 설명한다.

강대표가 개발, 천혜향이 가미된 감귤만쥬
미애수다뜰에서 만들어 팔고 있는 베이커리
“매장이나 체험장이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하다보니까 배달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게 어려움이에요. 전화로 주문을 받아 거의 배달판매를 하고 있죠. 마을에선 주로 제사집, 초등학교 어린이집 교육장 등 다양해요, 앞으로 판매 전략을 바꿔보려고 해요”

앞으로 감귤베이커리 산업 전망에 대해 강 대표는 “좋을 것“으로 본다.
“감귤베이커리에 관해 문의하는 게 많은 걸 보니 관심이 많다는 것인데요. 지금 감귤 가공은 초콜릿과 음료에만 편중돼 있잖아요. 앞으로 더욱 품목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봐요. 더욱 개발할 여지가 많다는 게 전망이 있다는 반증이겠죠”

FTA 관련, 강 대표는“감귤분야는 타격이 큰게 분명하다”며 “만감류를 재배하다보니 값이 떨어져 개인적으로 타격이 있다”고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실제로 가격 보장성 없어져 가공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됐고, 앞으로 감귤의 부가가치를 높일 방안을 찾아야 해요. 감귤뿐만 아니라 도내 생산 농산물은 모두 가공 쪽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때에요”

강 대표는 앞으로 제주지역 농업의 미래에 대해선 ‘긍정적’이다.
“제주지역이 농사짓기엔 천혜의 땅이죠. 농사엔 정답이 없기 때문에 나름대로 노력 개발해야 하고, 기후변화 등 여러 가지 요인변화에 대응해야 미래가 있어요”라고 강조한다.

“처음엔 무농약 농사를 2년 동안 짓다가 감귤나무가 많이 죽어서 포기했어요. 지식부족과 경험부족 때문이었죠. 3년 전에 포기했다가 공부 많이 하고 있고, 다시 친환경농사를 지으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소규모로 천혜향도 친환경으로 갈 생각이에요”

현재 농사짓는 남편의 아내, 2남1녀의 어머니, 농사를 짓는 농민, 수다뜰의 대표로 여러 가지 몫을 해나가는 강 대표의 생활철학은 ‘무조건 열심히 산다’이다.그래서 어려움보다는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앞으로 ‘미애수다뜰’ 2호점을 내는 게 꿈이에요. 체험하고 제조하는 것은 지금 이곳이 좋지만 소비자들이 접근성이 좋은 큰 도로변이나 도심에 판매장 만들고 싶어요. 친환경농산물로 제품을 계속 개발하려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앞으로 계획이에요”

<하주홍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