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청정 ‘콜라비·비트’가공, 중국에 제대로 수출하고 싶어”
“제주산 청정 ‘콜라비·비트’가공, 중국에 제대로 수출하고 싶어”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3.08.17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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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채소 산지가공, 새로운 소비시장 개척…양파즙·비트즙 등 전국 판매
‘농업이 제주미래의 희망’- FTA 위기, 기회로 극복한다 <47>장시영 대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이미 발효됐고, 한.중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시장 개방화시대를 맞아 1차 산업엔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축인 감귤 등 농업 역시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현재 제주 농업의 경쟁력과 현주소는 어디까지 왔나. FTA는 제주농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제주엔 선진농업으로 성공한 농업인, 작지만 강한 농업인인 많은 강소농(强小農)이 건재하고 있다 감귤·키위·채소 등 여러 작목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도전과 실험정신, 연구·개발이 낳은 결과이다. FTA위기의 시대 제주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인가. 이들을 만나 위기극복의 지혜와 제주농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편집자주]

월동채소를 산지가공해 전국 소비시장을 개척한 장시영 상고지영농조합법인 대표.

“콜라비와 비트를 가공해 만들어 중국에 수출해야죠. 청정한 제주지역에서 나는 월동채소를 제대로 가공해 판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봐요. 관건은 품질이에요. 정부의 정책과 농협의 유통 뒷받침이 잘 이뤄져야하는 것도 중요해요”

애월읍 곽지리에서 월동채소를 산지 가공해 소비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장시영 상고지영농조합법인 대표(48)는 농사를 지은 진 10년쯤 된다.

건설회사에 근무하다 ‘IMF외환위기’로 직장이 문을 닫는 바람에 고향에 내려와 2002년부터 양배추와 일반 야채 등을 3000평에서 시작한 게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장 대표는 현재 1만5000평에서 콜라비 비트 양파를 무농약으로 재배, 양파즙과 비트즙으로 가공해 팔아 한 해 조수입은 2억 원 가량 올린다. 유통회사와 계약을 해 한 달에 양파즙(100㎖들이) 3만포, 비트즙(80㎖들이) 2만포를 연중 납품하고 있다.

“일반농사를 짓는 것보다 경제성이 나은 걸 찾다보니 가공 쪽에 눈을 돌리게 됐죠. 평소 해보고 싶었던 마을 인재를 키우기 위한 장학사업도 하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장 대표가 키우고 있는 비트 묘종을 보여주고 있다.
2009년 장 대표는 상고지영농조합법인을 만들었다. ‘상고지’란 순수 제주어로 ‘무지개’를 뜻 한다.조합원 5명으로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법인에선 양파즙 15만포를 가공하고, 납읍리에서 감귤 레드향(감평) 3000평을 재배하고 있다. 애월읍 곽지리 일대 10농가에 비트 5톤, 콜라비 2톤, 양파 18톤을 사들여 가공해서 판다.

“2011년 월동채소가 과잉 생산돼 비상품이 많아 가공을 하지 않으면 산지폐기 해야 할 처지였죠. 이를 해소하고 농가소득 올리기 위해 영농조합법인을 만들게 됐죠. 경영비는 파치를 사서 충당해요. 법인은 싸게 사들이고 농가는 버릴 걸 비싸게 팔아 서로 윈-원했죠”

월동채소 과잉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5억 원 가량 들여 간이가공시설(60평)에 양파즙 착즙기, 건조기, 세척기 등을 갖추고 저온저장고 시설(50평)도 마련했다. 2011년말부터 양배추, 비트, 콜라비, 월동채소즙 , 브로콜리 분말 등을 만들어 팔다 브로콜리 분말은 경제성이 떨어져서 중단했다. 브로콜리는 경쟁업체가 너무 많은 원인도 있었다.

홈페이지를 통해 택배, 쇼핑몰 4곳을 통해 전국을 상대로 판로를 개척했다. 이를 통해 양파, 양배추, 비트, 브로콜리 등 과잉생산 월동채소류를 처리해 농가소득에 도움으로 줌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도내에서 양파즙과 비트즙 성분검사를 받는 곳을 별로 없어요. 제주시와 제주도환경보건연구원에서 양파, 양배추, 비트 성분검사를 마치고 음료적합 판정을 받아 채소 가공음료 영업허가를 받았죠. 포장디자인을 확정한 뒤 2011년 말부터 본격 채소즙을 팔고 있어요”

상고지영농조합법인이 마련한 월동채소를 처리하는 간이가공시설

포장디자인이 독특하다. 비트즙은 ‘몸을 위한 비트박스- 해(海)오름 비트즙’이란 타이틀로 소포장 30개들이, 60개들이로 포장해서 판다. 먹기 편하게 소포장 10개들이를 담아 ‘청정 제주의 맑은 물과 바닷바람이 키웠습니다’ 문구 넣었다.

양파즙은 붉은 양파 100㎖ 50개들이 ‘상고지가 전하는 붉은 양파’란 로고로 포장해 판다. 제주산 100%농축액임을 강조한다. 붉은 색으로 트렌드를 만들기 위해 양파·비트·콜라비 등 모두 붉은 계통으로 가공해서 특화시키고 있다.

지난해(2012년) 법인의 매출액은 양파즙 2억 원, 비트즙 2억 원, 콜라비즙 1억 원 등 5억 원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기가공식품을 인증받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들어요 특히 해썹(HACCP)시설을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 고민이에요. 해썹 시설인증을 받아야 수출에 애로가 없어요. 일본에도 샘플이 가 있지만 해썹 시설인증이 없어 아직 판로개척이 안 됐어요”

장 대표는 콜라비를 가공품이 아닌 생물로 싱가포르와 일본에 수출할 계획이다. 올 10월에 도내 처음으로 8~10톤 수출 계약할 예정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새해부턴 양파즙·비트즙도 본격적으로 수출에 들어가겠다고 밝힌다.

“콜라비 재배면적은 지난해 100만평이었으나 시세가 너무 좋아 올해는 과잉생산이 우려돼요. 수출을 많이 해야 내수시장이 안정되고 농가소득도 보전이 될 것으로 봐요. 비트는 재배면적과 소비량이 적어요. 홍보가 덜돼 아직은 초보단계죠”

'붉은 양파즙'
'해오름 비트즙'
현재 콜라비와 비트 종자를 우리나라에서 좋은 제품 만들지 못하는 게 약점이라고 장 대표는 걱정한다.

“국산 종자가 나오긴 하지만 외국산보다 떨어져 농가가 쓰는 걸 기피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죠. 네덜란드 산 콜라비 씨 한 방울에 30원이에요. 외국의존도가 높아 값이 비싸 씨 공급이 제대로 안 되고 있어요. 국산종자개발이 가장 시급해요”

앞으로 관련 산업 전망을 장 대표는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
“건강음료시장이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봐요.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10년 동안은 좋을 것으로 예상하죠.예전에 브로콜리 경우을 봐도 값이 10년 동안은 안정화했잖아요. 콜라비와 비트가 대중화되면 충분히 승산이 있어요”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FTA와 관련, 장 대표는 막을 순 없다면서 되레 우리가 수출을 통해 공격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산 공세가 거세져 우리 농업에 큰 타격을 줄 건 자명하죠. 하지만 분명한 건 중국농산물이 결코 싼 게 아니란 점이다. 브로콜리도 7,8000원에서 1만2000~1만4000원에 들어오고 있는데 값이 우리 농산물과 비슷해요. 막상 소비자들이 사보면 국산과 별 차이가 없고 앞으로 격차는 점점 들어들 것으로 봐요”

앞으로 중국농산물 값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장 대표는 본다. 중국의 농가도 줄어들고 자국 내수소비 충당과 인건비 상승 등 요인이 있다는 것이다.

제주농업의 미래에 장 대표는 “전망과 여건이 좋아 농사지을 만하다”고 말한다.

“모든 선진국은 대부분 농업국가죠. 농업자급률이 50%이상 돼야 선진국이 된다고 봐요. 제주가 ‘청정·무공해’이미지가 있다는 게 아직도 매력이죠. 저수지등 담수화시설을 만들어 물 공급만 제때해주면 문제없어요, 해풍은 채소류 당도를 높이고, 단단하게 만들어 맛 좋게 만들어요. 바닷물과 혼합해서 뿌려주는 농법도 쓰고 있죠. 양파를 바닷물로 키우기도 해요”

장 대표는 다음 세대도 농사를 지을 수 있길 바란다. 따라서 농지를 자기 자식에게 물려줄게 아니라 농지가 현실적으로 필요한 농업인에게 빌려주거나 팔라고 주장한다. 농지가 제대로 활용돼야 제주농업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이다.

장 대표는 앞으로 농업분야 지원은 전문적으로 일원화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원을 받았는데 3년 동안은 다른 지원 즉 중복지원이 불가능해 어려움이 많다. 디자인 포장 기계교체 등이 시급해 규정 때문에 시급히 필요한 지원받을 수 없어 곤란을 겪고 있어요. 지원기관도 여러 곳이란 게 비효율적인 면도 많죠. 유통분야도 정부나 농협의 합리적인 판단과 운용이 중요하죠 ”

‘초지일관(初志一貫), 처음처럼 끝까지’가 장 대표의 생활철학이자 신조이다.

“농사를 처음 지으면서 하고 싶었던 마을 후배들을 위한 장학사업을 반드시 하겠어요. 내년부터 크지 않지만 적게라도 시작할 것”이란 게 장 대표의 계획이자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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