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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농특산물,‘생산·제조·체험·판매’ 융·복합형태 가야”
“제주 농특산물,‘생산·제조·체험·판매’ 융·복합형태 가야”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3.09.22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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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카’ 감귤·키위 와인 생산 제조, 체험장·판매장 운영…여러 ‘술 빚는’전문가
‘농업이 제주미래의 희망’- FTA 위기, 기회로 극복한다 <49>강동협 대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이미 발효됐고, 한.중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시장 개방화시대를 맞아 1차 산업엔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축인 감귤 등 농업 역시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현재 제주 농업의 경쟁력과 현주소는 어디까지 왔나. FTA는 제주농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제주엔 선진농업으로 성공한 농업인, 작지만 강한 농업인인 많은 강소농(强小農)이 건재하고 있다 감귤·키위·채소 등 여러 작목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도전과 실험정신, 연구·개발이 낳은 결과이다. FTA위기의 시대 제주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인가. 이들을 만나 위기극복의 지혜와 제주농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편집자주]

자신이 재배해서 생산한 감귤과 키위를 직접 와인으로 만들고 있는 강동협 '마사카'대표.

“한경면 저지리를 ‘술 빚는 마을’로 만들고 싶네요. 이젠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을 생물이 아닌 가공해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 팔아야죠. 이곳에선 농특산물로 술을 빚게 해 농가소득도 올리고 나름대로 갖고 있는 자신의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봐요”

한경면 저지리에서 직접 자신이 감귤과 키위를 와인으로 빚는 제조 체험장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강동협 ‘마시카’대표(43). 강 대표는 지금까지 여러 농산물을 이용해 꽤 많은 술로 개발한 ‘술 제조전문가’이다.

한마디로 제주지역에서 나는 농특산물을 이용해 농가 체험형 와인을 제조하고 판매장 운영하고 있어 ‘농산물 생산·제조·체험·판매’하는 융복합 산업인 이른바 6차산업의 시범 모델이 되고 있는 셈이다.

강 대표가 술을 빚는 것과 인연을 맺은 건 제주대학교 농화학과 졸업논문이 술과 관련된 게 결정적이었다. 자신도 술을 좋아했지만 제주특산인 ‘고소리 술’을 연구하는 지도교수의 영향도 컸다.

자영업을 하다가 농업회사법인 한백㈜에서 1995년부터 7년 동안 근무하면서 자신이 직접 개발한 술도 여러 종류였다. 법인장을 하다가 나와 2012년부터 자신 직접 빚는 주류제조장과 체험장, 판매장을 갖춰 농산물 생산, 와인제조·체험·판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재 강 대표는 현재 키위 3000평, 감귤 노지 1000평, 하우스시설에서 감평 2000평을 재배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감귤과 키위를 발효해서 와인으로 각 7톤씩 만들고 있다. 제주지역 농특산물을 이용해 체험형 농가 와인제조장을 만들었다.

강 대표가 감귤과 키위 와인을 제조.체험하는 제조.체험장을 소개하고 있다.

감귤과 키위와인의 브랜드는 ‘마시카’이다. ‘마시카’는 제주어로“마셔볼까”란 뜻을 담고 있다. 앞으로 감귤을 이용, 감귤 일반 증류주(40도)도 출시하기 위해 면허도 따놓았다.

부인 노상희 씨(41)는 와인제조 체험장 곁에 있는 ‘마시카’휴게음식점에서 ‘마시카’ 감귤와인과 키위와인, 커피 등을 팔고 있다.

강 대표는 한백에 근무하면서 감귤주인 ‘귤한잔’과 복분자 와인, 감귤 와인 등을 처음 개발했다. ‘귤한잔’은 2007년 열렸던 전국품평회 과실주부분에서 인기상을, 복분자 와인은 2009년에 최우상을 받았다.

“2011년에 경기도 가평에서 만든 ‘감귤 막걸리’가 들어왔어요. 제주특산물의 이름을 달고 다른 지방에서 막걸리를 만들었다는 게 자존심이 상했죠. 그래서 제가 개발해 출시한 게‘한라봉 막걸리’이에요. 한라산 조릿대를 어떻게 이용할까 고민할 때 ‘조릿대 막걸리’도 개발해 출시했어요”

지금도 강 대표는 박원목 고려대 교수 등과 서로 교류·연구하면서 새로운 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키위 와인은 농사를 짓다보니까 이탈리아산이 들어와 값이 폭락하자 한번 와인으로 개발해보자 시도한 거였죠. 출시하니까 반응이 좋았죠. 자체적으로 도내와 육지부에 매장 내고, 제주음식과 어울릴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죠. 키위 와인은 출시한진 얼마 안됐지만 꾸준히 나가요”

강 대표는 감귤 와인을 거의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감귤로 와인도 만들지만 도수가 높은 일반증류주로 만들어 볼 생각이다. 도수가 높아지면 원료소비량도 많아져 그만큼 감귤소비가 많아질 것이란 계산이다.

마시카 와인체험장 내부
마시카 판매장에 진열된 와인들
“감귤이 제주특산물이고 관광객들에게 선호하고 있어 감귤와인도 꽤 나가요. 유별나게 외국인들이 좋아해요. 한 번 맛을 보곤 꼭 사고 가죠. 외국인 들이 스위트한 것보단 드라이한 걸 좋아하는데 초점을 맞췄죠. 국내 와인은 유행과는 무관하게 만들어가고 있어요”

강 대표는 감귤·키위와인 이외에도 요즘 새로운 와인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화이트 와인 품종 샤도네이, 레드와인 품종 까베르네 쇼비뇽 등 여러 종류를 들여다 직접 심고 키우고 있어요. 본격적인 포도와인을 만들기 위해서죠. 키위 와인도 지역에 맞게 브랜드화하려고 해요. ‘삼동’(산동)으로도 와인을 만들려고 연구하고 있죠. 제주도적인 것을 찾아서 늘 고민하죠”

강 대표의 ‘마시카 체험장’엔 체험용 와인 가공 기자재로 발효통·저장조·세병기·타전기·코르크 병 뚜껑 막는 멸균기·인큐베이터 등 15개를 설치돼 있다.

이곳 체험장엔 동창회·친목모임·가족 단위로 찾아와 새로운 경험을 한다.체험은 5~6명 단위로 미리 전화로 예약을 받아서 준비과정을 거쳐 이뤄진다. 한 달에 평균 10팀이 체험한다. 주말에 젊은 층이 많이 찾는다.

와인 제조체험은 재료·첨가물과 가장 중요한 효모 배양 등 준비를 한 뒤 체험자들이 이를 넣고 만들어보게 한다. 병입하는 것, 루텐 씌우기. 라벨붙이기, 자기 사진을 뽑아서 붙이고 가는 개인사진 라벨 만들기 등 다양하다.

“포도에 붙은 효모를 제거하거나, 키위 미생물을 차단하는 등 술 만들기 준비를 하죠. 1인에 2만원 받고 1~2시간 걸려 제조한 뒤 와인 1병씩을 줘요. 맛을 보려면 숙성에 6개월이 걸려요. 그 사이 계속 관리하고, 과실 침전물을 4차례에 걸쳐 제거하죠. 투명한 와인이 될 때까지 손을 대야 해요. 발효가 끝날 때 쯤 카보이로 옮기고, 거기서 3~4차례 여과시켜, 맑게 나오면 병입하죠”

강 대표는 감귤로 소주를 만드는 체험도 계획하고 있다. 이 체험은 일주일이면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사카 와인제품을 팔고 있는 매장
강동협. 노상희 부부
“농산물로 와인을 만드는 작업은 거의 손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력이 많이 들어간다는 어려움이 있죠. 물론 가장 큰 애로는 가공해서 만든 뒤 판로에요. 앞으로 안정적으로 조금씩 늘려가면서 브랜화하겠어요”

앞으로 와인관련 산업에 관해 강 대표는 “와인 맛을 아는 이들과 관심이 많아지면서 와인 성장률은 계속 느는 추세”여서 전망이 밝다고 본다.

“수요확대를 위해 체험행사 등 홍보를 강화하고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와인 품질관리와 제품을 개선이 필요해요. 도내도 여러 종류가 나오고 지역 특성을 살린 와인이 생길 수 있어요. 술은 기호성이다보니, 자기 입맛에 맞는 것 찾기 마련이고 그래서 가능성 있다고 봐요”

FTA와 관련, 강 대표는 “농업분야에 가공 기회를 늘리게 함으로써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한다.

“한·중FTA가 발효되면 가격폭락이 예상되죠. 그 타개책으로 가공이 농업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봐요, 농산물 가공기술을 배워주고, 가공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마련해줬으면 해요. 그러면 우리 농산물이 중국으로 나갈 수도 있다는 거죠. 과거 엔 집집마다 술을 가공했고, 그런 기회를 주면 나름대로 대책을 찾을 수 있 않을까요”

제주농업의 미래에 관해 강 대표는 “시설재배보다 노지재배 쪽, 체험만이 아닌 가공 쪽으로 가야 밝을 것”이라고 본다.

아직까진 제주지역이 시설재배가 많아 계절적인 요인으로 타격이 별로 없지만 앞으로 노지재배로 가야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모든 농장에서 체험 만하게 할 게 아니라 가공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하고 교육과 후속 지원이 있어야 제주농업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제주지역에서 농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관련기관 등에서 지원은 잘해주지만 농가들이 판매에 걱정 없도록 안정된 판로마련이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거짓말하지 말자’를 생활신조로 살고 있는 강 대표는 남에게 항상 뭔 가 베풀 수 있는 일을 찾고, 한경면 저지리가 ‘술 빚는 마을’로 모두가 잘 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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