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표시제"란 말이 있다.
이는 농산물 및 그 가공품의 명성.품질 등이 특정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는 경우 정부가 이를 인정해 주는 제도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꼬냑"이 대표적인 사례다. 원래 프랑스 꼬냑 지역에서 생산되는 증류주에 지리적 표시로 "꼬냑"이란 명칭을 사용한 것이 그 시초였다. 지금은 보통명사처럼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포도주 466종에 190억 유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13개 품목에 지리적표시제가 실시되고 있고, 그 중 보성녹차가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보성군에서는 보성녹차 이미지상승으로 인한 관광객이 500만명 증가하여 관광수입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연간 1조억원에 임박하고 있으며, 행정적으로도 녹차사업단을 구성하여 전담업무를 관할하고 있다.
제주육가공협회주관으로 지난12월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제주산 돼지고기"의 브랜드명을 가지고 지리적표시제에 등록신청을 한 결과, 전국적으로 축산물 중에는 최초로 제주산돼지고기가 등록되었다.
이를 계기로 제주산돼지고기의 이미지상승은 물론 국내시장에서 우위를 점유함으로써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에 걸맞는 전국 최고의 명품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제주산돼지고기는 앞으로 1개월 정도 등록절차를 거치고 오는 9월10일경부터 정부가 인정하는 지리적표시제 마크(KPGI:Korea Protected Geographical Indication)가 본격 부착되어 전국의 시장을 누비게 될 예정이다.
이는 제주도가 꾸준히 가꾸어온 청정지역의 이미지가 밑바탕이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1999년 돼지전염병청정화선언, 2001년 지역단위로서는 세계 최초로 구제역 청정지역 승인 등 맑은 공기, 깨끗한 물, 푸른 초원을 상징하는 축산물생산관리체계(제주형HACCP-FCG)의 구축․시행은 제주산 돼지고기의 지리적표시제 등록의 당위성을 입증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을 한지 한달여 남짓 지난 지금, 제주도는 축산조수입 1조원 목표 달성과 농가소득 2억원 시대를 열고자 하는 것을 축산정책의 기조로 하여 이의 실현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 때 아닌 호황으로 타산업에 비해 가격 면에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볼 때 제주 양돈업의 미래는 결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특히 최근 가장 쟁점화 되는 문제는 분뇨처리방안이다. 얼마 전 양돈인과 행정 단체공동으로 축산환경 자정결의대회를 개최한바 있다. 주요내용은 분야별 추진사항으로 우선 양돈농가는 적정 사육두수를 유지하고 생산된 분뇨는 충분한 부숙 후 친환경토지에 환원한다는 결의를 재차 확인했다. 또한 행정부서에서는 친환경축산업 발전 실천계획에 의한 사업비 확보는 물론 축분 적정처리에 행정력을 총동원하여 가축분뇨로 인한 사회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다짐했다.
이러한 선결되어야할 최우선 과제를 선택하여 농가와의 단합과 혼연일치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지리적표시제 등록된 제주산 돼지고기가 명품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제주도내양돈 300여 농가는 다시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여 공격적인 전략산업으로 육성 발전하는 데 다함께 지혜를 모아 제주의 청정축산이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중추 산업으로 나아가길 기대해본다.
<장문협 / 제주특별자치도 친환경농축산국 축정과 축산정책담당>
#외부원고인 특별기고는 미디어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명품돼지를 만들려고 지역민들은 희생해도 된다?
선결과제를 먼저 해결하시고 탁상공론이나 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