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엄마 아빠 힘내세요, 사랑해요”
“엄마 아빠 힘내세요, 사랑해요”
  • 홍성규 시민기자
  • 승인 2006.08.21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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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가정 여름숲속캠프’ 가족의 소중함을 돌아보다
“너희가 내 곁에 있기에 엄만 항상 행복해. 너희가 있기에 엄마가 힘을 얻고, 열심히 일을 할 수가 있단다. 엄마가 힘들 때 너희는 엄마의 등불이란다. 너희를 두고 떠나려 했지만, 너희 얼굴들이 엄마의 가슴에 있기에 떠날 수가 없단다. 사랑하는 나의 아기들아, 항상 건강하고 우리 열심히 살자. 사랑하는 나의 아들딸들아!…”

“엄마, 저를 예쁘게 키워주시고 밥도 먹이고 힘들으셨죠? 이제부터라도 잘 해드릴게요. … 엄마 힘내세요, 사랑해요!”

‘한 부모 가정’의 엄마 아빠와 자녀 들이 모처럼 집 밖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사랑의 편지’를 통하여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뜻하지 않은 일로 인하여 홀로 자녀와 함께 살게 되면서 당장의 생계 때문에 자식과 시간을 보내지 못해 속상했던 부모들이 어느 새 훌쩍 커버린 자녀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가슴속 해묵은 감정들을 녹여낸 것이다.

지난 19일 서귀포시에서 20일까지 1박 2일 동안 열린 ‘한 부모 가정을 위한 여름 숲속 캠프’.

첫날 밤 행사로 마련된 ‘사랑의 편지 쓰기’를 비롯하여 세족식과 촛불의식은 참가 가족들에게 그동안 부족했던 부모로서 또한 자녀로서 사랑과 정을 서로의 가슴에 채우며 뜨거운 가족애를 맛보게 했다.

특히 세족식에서 어린 자녀들이 부모의 발을 씻고 닦아주자 부모들은 자녀들의 머리와 등을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한 어머니는 “아들이 조그마한 손으로 발을 만지며 씻고 닦아줄 때 너무 고마워서 코끝이 찡해졌다”고 전했다.

아이 또한 “처음에 세족식을 한다기에 거부감이 들었어요. 내 발도 씻기가 그런데…그렇지만 막상 세족식을 하다 보니깐 정말 마음이 좋았어요. 평소 내 방도 제대로 치우지 않고 그러면서 엄마한테 대들기나 했는데…오늘 여기 와 보고선 그런 어리석은 행동 안 하고 열심히 공부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번에 운영된 캠프는 서귀포시 건강가족지원센터가 편부, 편모 가정이 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가족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제주가정폭력상담소(소장 송남두)의 협조를 얻어 마련한 문화사업의 첫 행사였다.

캠프에 참여한 열다섯 가정의 부모와 자녀 50여 명은 처음엔 서먹한 감정도 없지 않았다. 그렇지만 콜라주(종이와 인쇄물, 사진 따위를 오려 붙이는 것)를 이용한 우리 집 만들기 등 미술 치료를 통해 마음을 서서히 열어갔다.

이와 함께 집단상담 시간을 통해 다른 가족의 아픔을 듣고 이해하게 되면서 그동안 쌓인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롭게 힘과 용기를 얻기도 했다.

행사에 참가했던 부모들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자녀와 함께 서로의 마음과 사랑을 확인함으로써 가족의 소중함을 되돌아볼 수 있었던, 매우 귀중하고 뜻 깊은 자리였다”고 입을 모았다.

송남두 소장은 “가족을 사랑한다는 것은 평생을 울고 보채는 아기를 등에 업고 가는 것과 같은 것 아니겠냐. 등이 아파오고 허리가 끊어질 듯해도 차마 내려놓지 못하는 것이 가족의 사랑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번 캠프를 계기로 이들이 새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한 부모 가정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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