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학교 현장] <23> 7년째 교류 관계 이어가는 신성여고와 노트르담여고

두 학교의 인연은 올해로 7년이 된다. 7년이라는 기간동안 한국와 일본은 앙금이 계속 쌓여가지만 이들 두 학교는 정(情)만 쌓이고 있다.
왜 그럴까? 딱히 뭐라고 정답을 내리기 어렵지만 그들에겐 ‘젊음’과 ‘깬 사고’가 있기 때문이다.
노트르담여고는 매년 제주를 찾아 신성여고 학생들을 만난다. 지난해부터는 수학여행을 겸해 제주를 찾고 있다. 노트르담여고는 일본에서는 흔하지 않는 가톨릭학교로, 깊은 신앙심이라는 한 울타리로 신성여고를 마주한다. 그래서인지 정치권에서 논하는 전략이 숨어들어갈 틈이 없다.

노트르담여고는 3월 6일부터 8일까지 제주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떠난다. 그들이 간직하고 가는 건 뭘까. 4월이면 2학년이 되는 카노 마이코 학생은 이렇게 말한다.
“연락할 친구가 생겼어요. 처음엔 말이 통하지 않아 불안했지만 소통하려고 노력하니 가까워졌어요. 일본에 돌아가면 페이스북과 이메일로 주고받을 거예요.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는 짝꿍(양해연 학생)이죠.”
일본 학생들이 새로운 친구의 연락처를 가지고 간다면 신성여고 학생은 일본 특유의 행동에 감복하곤 한다. 2학년 고혜수 학생은 그들의 배려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노트르담여고 학생들은 직접 수업에 참관하고, 기도의 시간도 가졌다. 일본어 시간에는 히라가나 발음을 직접 교정해주기도 했다.
기도의 시간 때는 서로 놀라는 일도 발생했다. ‘주님의 기도’를 신성여고 학생들은 우리말로, 노트르담여고생들은 일본어로 각각 읽어내려갔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시작하는 ‘주님의 기도’는 ‘아멘’으로 마무리 짓는다. 서로 각국의 언어로 읊던 그들은 “아멘”을 똑같이 발음해 서로 “우와~”라는 함성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그만큼 짧은 시간에 마음이 맞았던 게다.
이들을 인솔하고 온 노트르담여고의 아케다 히로시 교사는 서로 다른 두 나라가 더 가까워지길 성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부하는 건 한국이 일본보다 좀 힘든 것 같다는 개인적인 의견도 살짝 곁들였다.
“나라와 민족은 다르죠. 그렇지만 교류를 하면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더 친해졌으면 해요. 학생들 사이에서는 나라간의 감정같은 건 없어요. 오히려 (한국의) 좋아하는 연예인을 얘기하면서 서로 통하고 있다는 걸 느껴요.”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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