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지사에게는 장점이 있다. 귀가 얇은 것이다. 정책을 추궁 받아야 하는 오랜 공직생활의 노하우에서 생겼을 것이다.
확고한 정당기반과 지역적 연고가 약한 그로서는 소신보다는 주위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말했듯이 이것은 장점이다.
주변 여론에 민감하니 파격적인 정책 추진보다는 파급효과가 미미한 소극적인 행정을 추구해 왔고, 그것은 제주시정과 같은 민생위주의 작은 조직에서는 안정감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그 장점이 파격적인(?) 권한을 가진 특별자치도의 수장으로서는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
여론에 민감해 소극적 행정을 추구하는 그의 스타일은 투자촉진과 국제자유도시의 밑그림에는 작아 보이고, 오랜 공무원 생활의 특징대로 중앙정부 자원과 예산을 탓하는 대목에서는 ‘파격적 권한의 특별자치 도지사’가 무색해 보인다.
김 도정이 추진하는 2단계 규제완화는 정부의 허락 없이는 될 일이 아니고, 4 +1이라는 핵심산업전략은 인천과 다른 도시에서도 추진하는 내용이어서 실효성에 의문이 간다. 또한 지역의 현안을 대처하는 모습은 강단 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제주의 중요한 현안마다 여론수렴과 주민투표를 방패로 시급히 개선. 추진되어야 할 과제들이 표류되거나 찬반 갈등 속에 도민 사회의 분열을 낳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화순항 해군기지다.
제주 미래에 도움이 되느냐를 전문가 의견 들어서 판단하면 될 것을 지역의 찬성. 반대 여론을 지금부터 눈치 보느라 주민투표 붙이겠다는 것이다. 주민의사를 묻는 주민투료가 민주적이고 효과적인 방안 같지만 방폐장 선정을 위한 부아. 군산. 울진. 경주의 주민투표에서 보듯이 지역사회의 갈등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최악의 방법이다.
도민 사회의 감정적 분열은 화순항 해군기지의 경제적 효과에 비할 수 없는 제주사회의 손실이다.
주민 투표 붙여 찬성. 반대 결과에 상관없이 막대한 사회적 데미지를 입는 것보다 차라리 김 지사의 소신과 정책적 판단을 통해서 찬성이나 반대 중 하나를 택해서 도정이 비판받는 것이 제주를 위해서 좋은 것이다.
이것은 지도자의 마땅한 책임이다. 희생제물(스케이프고트, scapegoat)은 종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메시야가 인류의 죄를 짊어져야 구원을 얻는 것처럼 정치적 사안에서 책임은 국정과 도정의 책임자가 져야 사회가 깨지지 않는 것이다.
행정의 책임자를 두어 직접 민주주의로 인한 사회의 파국을 막는 것이 선거를 통한 간접 민주주의 목적이다.
그러나 김 지사는 머리 아픈 이 문제를 도민에게 ‘여론’을 빙자해서 밀어버렸고 그 분란과 사회적 소동의 책임 또한 ‘도민’에게 지워 버렸다.(역대의 도지사 선거로 인한 제주사회의 분열과 특별법 추진과정 중 분란 등 최근 제주사회의 갈등을 보라.
오죽했으면 도민화합추진위까지 만들어 도민화합이 최우선 과제라 하는 것일까. 해군기지 문제를 경제적 파급과 이득의 문제에서 끝나지 않고 진보와 보수의 이념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에 그 논란과 갈등은 이전의 것과는 전혀 다르게 더욱 심각할 것이다.)
정책적 판단과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도 못 끌어내는 지사라면 무슨 필요가 있을까. 고대의 신정일치 사회처럼 ‘우림과 둠밈’같은 신물을 두고 제비뽑아 찬반의견을 묻던지, 사안마다 주민투표 하던지 할 일이다.
그러나 그로 인한 혼란과 사회적 비용의 낭비를 막고 개인들이 직접 피 튀기며 싸우는 파국을 막자는 취지로 대통령이든, 도지사든 행정의 책임자를 세우는 것이다.
도지사로 관용차에, 빛나는 자리에 폼 잡고 선거에서 법적 책임은 부하 공무원에 전가시키는 모습 말고, 도정의 책임자로서 현안마다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김 지사 정치 참 쉽게 한다’는 지역의 조소를 민심으로 읽어주기 바란다.
<상명에서 장금항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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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라 팥나라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한것입니다.
당신이 영역에서, 방황하는 영혼들에 대한 더 깊은
관심과 성찰이 필요한것 같네요.
제주특별자치도는 장금항 목사님 걱정안해도
제주에 많은 기도하는 자들에 의해
아름다운 도성으로 그 뜻이 성취될것임니다.
정말 목사님은 목회나 열심히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