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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에 선 감귤산업, 한․미 FTA 해법은?
벼랑에 선 감귤산업, 한․미 FTA 해법은?
  • 진성효 시민기자
  • 승인 2006.09.07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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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진성효 드림랜드경제연구소장

폭염이 자취를 감추면서 가을의 선선함에 살맛나는 세상에 사는 기분이다.

지난 6부터 9일까지 미국 시애틀에서 제3차 한 . 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을 하고 있다.

지난 6월과 7월, 1,2차 협상이 탐색전 성격이었다면 이번에는 양국간 상품 양허안(개방안)과 서비스, 투자 유보안을 놓고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분야별 어떤 상품에 대해 몇 년에 걸쳐 시장을 개방할 것인지, 구체적 개방시기와 방법 그리고 대상등 개방수위를 놓고 양국간 적지 않은 갈등과 진통이 예상된다.

이번 협상에서 감귤과 관련하여 정부측은 쌀시장은 절대 개방 불가라는 확고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협상전에 사전 교환한 양허안(개방안)에서 한국 농업분야에서 최저 20% 개방 마지노선에다 감귤에 대하여는 극비로 붙여지고 있어 미래가 어둡기만 하다.

협상결과에 따라 개방안에 대한 윤곽이 나오겠지만, 지난 오렌지 개방이후 감귤 재배면적이 상당 감원되었고, 집단적으로 감귤농사를 포기하거나 마땅한 전업거리도 없어 지역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주었다는 점에서 주지하는 바가 크다.

# 한 . 미 FTA , 왜 서두르는가?

이번 협상은 한 . 미 FTA의 경제방향과 성패를 좌우할 만큼 그 중요성이 아주 크다.
무역을 먹고 살아가는 경제구조로서는 달리 선택이 없다.

세계화시대에 대미 수출 전략상품을 늘리고, 취약상품에 대해 수입을 허용하는 것은 국가 존립, 발전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하겠다.

정부나 지자체도 한.미 FTA 자유무역협정에 대비, 경쟁력에 밀리는 감귤등 농업분야에 대한 치밀한 대응전략이 없이 전장에 내몰리는 상황에서 ‘준비없는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산자부 통계를 보면 지난 상반기 우리 제품의 미국 수입시장의 점유율은 불과 2.5%에 그쳐 24년에 만에 최악으로 추락한 실정인데다, 중국등 주변 경쟁국가에선 이를 호기로 삼아 저가 공세를 펴며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미 한.미간 자유협정을 맺은 멕시코는 수출확대로 경제가 급신장하고 있다는 것은 한.미 FTA의 중요성을 말해주고 있다.

세계경제의 중심축에 있는 미국과의 협상기간이 별로 없다.

미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한 협상시한이 내년 6월말이다, 2008년 미 대선을 고려한다면 이번 협상에 실패할 경우 실기시 기회비용도 만만치 않다.

# 위기의 감귤산업

과거 ‘금귤’ 내지는 ‘대학나무’였던 제주의 생명산업, 왜 벼랑으로 떨어질까?

주산지인 미국 캘리포니아 농민들은 한.미 FTA 협상에 대비하여 오래전부터 맛과 시기등 경쟁력에서 탁월한 양질의 모로코산 감귤을 수입, 재배해오면서 오렌지에 이어 감귤을 개방 민간 품목으로 지정해 줄 것을 미국 협상단에 적극 포함시켜 빈틈없는 대응전략을 준비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제주 농민들은 감귤을 협상 제외품목 내지는 민간품목으로 지정해 달라고 정부측에 요청한 바 있으나, 국익에 밀려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도백선거에서도 모 후보가 한․미 FTA협상에서 제주감귤을 정부측 내지는 상대국에 설득하여 협상품목에서 제외하면 된다는 공약(空約) 수준이, 한.미 FTA 실무협상에 임하는 우리 현주소다.

미국측이 노리는 감귤은 모로코산 ‘멀카프종’으로 맛이나 모양등이 제주감귤(탄저린계 온주밀감)과 아주 흡사하며 출회시기도 제주 감귤이 휴경기인 6~10월에 맞춰 저가공세가 하게되면 국내시장이 잠식을 불을 보듯 뻔하다.

미국내 탄저린계 감귤소비량은 전체 오렌지의 현재 3%에 불과하지만 한국등 아시아 국가와의 농산물 협정이후 해외시장 진출에 대비해 오렌지에서 감귤로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다.

관세부과에 있어서도 네이블 오렌지가 제품가격의 50%정도 밖에 수입관세인데다, 탄저린계 감귤은 144%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현재로선 별 재미가 없다.

이번 협상에선 최악인 경우 마지노선으로 민간대상 품목으로 하락조정해서라도 ‘오렌지계’와 ‘탄저린계 감귤’이 ‘동일 감귤류’로 분류하여 오렌지 수준인 ‘50% 동일 관세율’의 부과로 이익을 만회하려는 승부수까지 겨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제주감귤농협에선 부산항 도착가격이 3년간 국내 평균 도매가의 77%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 오렌지 개방으로 감귤면적이 30% 이상 줄어든 바 있어, 급매물 출회 및 지가 폭락도 우려된다.

# 감귤 대체산업 빨리 서둘러야 ...

한.미 FTA이후 감귤산업의 구조조정과 차세대 대안사업도 불가피하다.

2004년 4월 1일 한.칠레 FTA 협상이 타결되어 발효되었다.

협상당시만 해도 포도, 키위, 복숭아가 양국간 협상결과 가장 큰 피해를 예상한 전국 농민단체등에서 생존권 보장차원에서 목숨걸고 수입개방에 절대 반대를 했으나,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칠레 FTA 발효이후 농림부 자료를 살펴보면, 시설포도인 경우 2003년도와 2005년도 대비시, 칠레산포도/키위/복숭아등 수입과실수가 면적/생산량/가격에서 22,23,5.13%/11,42,31%/-5.6,18.1,-6.6%로, 대체로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협상이건 상대가 있고,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는 것이 없다. 확실히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시장도 있다.

지킬 것은 지키고, 작은 것은 미래 큰 것을 위해 버려야하는 양면성이 있는 것이다.

결국 이번 한.미 FTA에서 우리 요구안이 최대한 관철될 수 있도록 유연한 대응전략이 요구된다.

 국가와 지자체도 미국의 장기 FTA 플랜와 달리 오늘의 위기상황을 자초한 책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벼랑에 선 감귤농업의 활로 모색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한.칠레 FTA 협상당시 피해보상액에 산정에 있어 논란이 많았다.

결국, 농민들의 저항이 커지자 정부와 국회는 2010년까지 1조2천억을 지원 약속을 했다.

이번 한.미 FTA 협상결과 감귤 피해액 산출에 있어서도 정부와 제주도간 뚜렷한 시각차와 감귤의 협상대상 제외요구도 반영될지 의문이다.

한국농업경제연구원에서 최소 1433억원~최대 1959억원을 추정하고 있는 반면, 용역팀 제주대 고성보 교수는 감귤 연관산업 가치까지 연간 1조626억원 추정하고 있다.

한. 미 FTA 대응한 감귤특별대책위(대책위)는 제주의 생명산업임이란 전제하에서 피해액이 무려 2조이상을 추정하고 있다.

직접적인 피해 보상외에도 위기에 선 감귤 차세대 대안산업 지원도 병행되어야 한다.

폐원에 따른 입지가 양호한 지역은 과거 펜션이후에 특별자치도 의 핵심산업과 연계한 실버타운, 팜스테이, 휴양시설등 대체상품을 개발하고, 개발여지가 없는 곳은 토지은행을 통한 토지매수로 대단위 농원조성등 실질적이고 다양한 장치을 서둘러야 한다.

<진성효 드림랜드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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