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학교 현장] <26> 방학 앞두고 ‘신바람 교육과정’ 운영한 애월고

이젠 학생들에게로 눈을 돌려보자. 죽어라 공부만 하는 학생들. 과연 그들은 공부로 성공을 할 수 있을까. 답은 ‘아니다’이다. 잘 놀아야 공부도 잘 할 수 있는 세상이다.
애월고(교장 김순관)가 잘 노는 것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 애월고는 올 여름방학을 앞두고 잘 놀고 잘 공부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다름 아닌 ‘내가 선택한 너영나영 우리 모두 신바람’이라는 특별한(?) 교육과정이다.
여기엔 논술 등 머리 아픈 과정도 있지만 그 보다는 분위기 전환을 위한 ‘호모 루덴스’가 되는 과정들이 즐비하다.
확실하게 노는 스포츠 활동은 물론, 빵 만들기 체험, 교실 밖에서 이뤄지는 교외체험 등을 만들었다.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이 과정은 오는 24일까지 계속된다.
17일엔 멀리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가 애월고를 들렀다. 세계 바리스타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엄성진씨다. 엄씨는 자신의 학창 시절을 이야기하며 애월고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바리스타는 뭘까요? 커피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입니다. 사실 고교 때는 교실 뒤에서 춤을 추고 그랬거든요. 비보이를 꿈꾸며 힙합 바지를 입고 다니기도 했어요.”
그는 학생들에게 꿈을 이야기했다. “커피 관련 일을 하기 전엔 호기심이 많았어요. 웹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여러분들도 갈망하는 것들을 해보세요.”

1학년 임민섭 학생은 엄성진씨와의 만남을 ‘참신’이라고 표현했다. “참신했어요. 다른 강의와는 다르네요. 지루하지 않고 좋았어요. 저도 하고 싶은 걸 할래요. 제 꿈은 요리사거든요.”

김순관 교장은 “신바람을 줘야 한다. 스스로 하고 싶도록 만드는 게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학생들도 바뀌고 있다. 여름방학 중에 기숙사를 개방해달라는 학생들도 생겼다. 그런 변화가 반갑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 가운데는 ‘청소’도 있다. 어지러운 걸 말끔하게 씻고 다음 학기를 맞을 준비를 해보자고 한다. ‘피자파티’를 내걸고 교실 벽과 사물함에 쓰인 낙서를 제거하자고 했더니 다들 달려들어 깨끗한 학교를 만든 학생들이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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