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농사 25년, 질 좋은 고춧가루 직접 가공·판매…복합영농”
“고추농사 25년, 질 좋은 고춧가루 직접 가공·판매…복합영농”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4.07.18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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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의 手多] <11>‘동명식품’ 진경원 대표

제주지역 농업이 거듭 진화하고 있다. 이제 제주지역에서 나오는 농·특산물이 단순생산에서 벗어나 가공, 유통, 체험에 이르는 다양한 6차 산업 수익모델 사업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른바 6차 산업은 ‘1차 농·특산물 생산, 2차 제조 또는 가공, 3차 유통·관광·외식·치유·교육을 통해 판매’를 합친 걸 뜻한다. 제주엔 ‘수다뜰’이 있다. 여성들이 모여서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는, 수다를 떠는 곳이 아니다.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산물을 가지고 직접 가공한 제품을 팔고 있는 ’농가수제품‘의 공동브랜드이다. 그 중심엔 여성 농업인들이 있다. 열심히 손을 움직여야하는 ‘수다’(手多)를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 이들을 만나 제주농업의 진화와 미래를 확인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고추농사를 25년동안 지으며 자신이 수확한 고추로 고춧가루를 만들어 팔고 있는 진경원 동명식품 대표.
“예전엔 고추를 수확해 상점 등에 가져가면 제 값을 받지 못했어요. 상대방이 부르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었죠. 애써 수확했지만 헐값에 넘기려니 속상했죠. 그러나 제가 고추를 직접 가공해서 팔게 되니까 그런 걱정은 없어졌어요. 제품을 더욱 잘 만들어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죠”

제주시 한림읍 동명리에서 25년 동안 고추농사를 지으면서 직접 가공해서 팔고 있는 동명식품 진경원 대표(67)는 몸소 복합영농을 통해 얻는 이점을 강조한다.

친정이 애월읍 납읍리인 진 대표는 동명리에 시집을 와서 농사를 30년 이상 짓고 있는 여성 농업인이다.

진 대표는 순수 농사만 짓다가 가공· 판매에 나서게 된 계기는 2005년 농업기술센터 생활개선회에 가입해 열심히 활동을 하면서 부터이다.

그동안 동명리생활개선회장, 북제주군 생활개선회 부회장, 한림읍 생활개선회장 등을 거치면서 농업을 융·복합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몸소 실천을 하게 됐다.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처음엔 동명리 창고에서 직접 수확한 고추를 가공해 파는 ‘동명식품’을 세워 운영하기 시작해 지금의 장소로 옮긴 건 2010년으로 이제 5년째 접어들고 있다.

현재 동명식품은 땅 320평에 고추가공 공장, 작업창고, 브로콜리 저장고 등을 갖춰 가공한 고춧가루를 김치용·고추장용·양념용으로 팔고 있다. 김치용이 가장 많다.

몸소 수확한 청양고추는 푸른 풋고추로 팔고, 빨간 홍고추는 가공해서 판다. 꽈리고추도 재배하지만 양은 적은 편이다.

“이곳에서 한 해 6000근(3600㎏)이상 팔고 있어요. 4000근은 제가 직접 재배한 고추로 만들고, 나머진 동네에서 수확한 걸 사들여 충당하지요. 고추값이 지난 2년 동안 한 근(600g)에 2만원이었지만 지금은 1만2000원으로 떨어졌어요”

진 대표가 마른 홍고추 꼭지를 빼고 있다.
# 청양풋고추·홍고추 2000평 직접재배

고춧가루 판매는 식당 2곳에 4800근, 나머지는 마트와 개인에게 주문을 받고 가공해 팔고 있다. 특히 개인이 많이 사가고 있다. 제주시를 비롯해 도내 여러 곳에서 찾아온다.

“물건이 좋다고 아름아름 소문이 나서 그런지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졌어요. 그 때마다 제품에 정성을 들여 더욱 더 잘 만들어야겠다는 맘을 먹곤 해요”

현재 진 대표는 직접 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브로콜리 4000평, 양배추 1500평, 고추 2000평(500평은 청양고추, 나머지 홍고추), 참깨 700평 밭벼 700평 등, 자신은 별로 많지 않다고 하지만 꽤 넓은 면적이다.

“고추는 온상터널에서 묘종을 직접 키워, 밭이나 하우스로 나가고 있어요. 육묘장 묘종은 크기 작지만 이곳 묘종은 큰 포토에 옮겨 심어 자라게 하니까 크기가 커요. 온상에 꽃을 피워 밭에 심으면 빨리 수확하는 이점이 있죠”

고추묘종은 12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하우스에서 키우고, 3월말에 밭에 심고 쇠 터널 만들어 비닐 씌워 터널재배를 하고 있다. 꽈리고추는 가장 먼저 5월에 따내고, 청양풋고추는 6월15일께, 홍고추는 7월말에 수확한다.

수확해서 장마철엔 건조기에서 말리고, 날씨가 좋을 땐 밖에서 햇볕이나 하우스에서 말린다. 건조기에서 3일, 햇볕에선 5일 정도 말려 쓴다.

고추 품종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곳에선 ‘금나라’품종을 쓴다. 이 품종은 크기도 크고 고추가 잘 달려서 홍고추에선 가장 좋다고 진 대표는 설명한다.

이곳에선 고춧가루를 한 근(600g)에 1만2000원, 1.2㎏들이는 2만4000원에 판다.

‘동명식품 고춧가루’ 품질이 좋은 비결 무엇인지 묻자, 진 대표는 2가지를 꼽는다.

“다른 곳에선 고추꼭지를 자르거나 빼낸 고추로 고춧가루를 만들고 있죠. 하지만 이곳에선 철저하게 꼭지를 빼낸 뒤 가루로 만들어요. 그래야 색깔이 곱고, 품질이 좋아져요. 이게 저의 제품만이 갖고 있는 특징이죠. 잘린 꼭지가 들어가면 고춧가루 품질이 나빠져다. 순수한 것에 다른 요소가 들어가니까요”

과거 중국산 고춧가루에 양을 부풀리기 위해 꼭지나 톱 가루를 들어간 게 적발돼 말썽이 난 적도 있다고 진 대표는 전한다.

이곳에선 지난 2009년에 구입한 ‘금속검출 자외선 소독기’를 쓰면서 이물질을 제거함으로써 품질을 높이고 있다.

#“고추꼭지 완전히 빼고, 금속검출자외선 소독기로 이물질 제거”

말린 홍고추
동명식품 고춧가루
“공장에서 고춧가루 갈다보면 쇳가루 등 이물질이 들어가게 마련이에요. 하지만 금속검출 자외선 소독기를 쓰면서 금속 등 이물질을 철저히 제거하고 있죠. 제거작업을 끝내고 소독기 밑부분을 보면 미세한 금속이나 이물질이 붙어있는 게 보여요. 식당이나 마트에 고춧가루를 납품하려면 반드시 이물질을 제거해야 해요”

진 대표는 늘 좋은 제품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사업장 내부가 청결하고 정돈이 잘 돼 있다.

“늘 사업장이 깔끔하게 정리되고 깨끗해야 인상도 좋고, 소비자들이 믿고 사갈 수 있다고 믿어요”

지난해부터 도내에서 고추생산량이 많아지고 있고, 중국산이 싼 값에 들어와서 경쟁이 되다보니 꽤 힘들다고 진 대표는 귀띔한다.

“지금은 별로 어렵지 않아요. ‘수다뜰’을 하면서 홍보도 잘 되고 있어요. 과거엔 농사를 지어도 판로가 없어서 애를 먹었어요. 제가 농사를 직접 짓고, 가공· 판매하게 돼 마음이 편하죠. 중국산이 들어와도 품질이 국내산이 좋으니까 안심은 돼요. 소비자들이 이를 잘 알고 우리 것을 많이 사줬으면 좋겠어요”

진 대표는 앞으로 고추농사 전망에 대해 ‘괜찮다’고 말한다.

“대부분 음식에 고추가 들어가지 않는 게 없고, 소비도 늘 꾸준하게 이어가고 있잖아요. 고추는 심어놓으면 수확량이 많고, 혼자서도 충분히 심고 따낼 수 있어 인건비 걱정이 없죠. 심을 때 인력이 들어가지만 딸 땐 무겁지 않아요. 태풍이나 기상이변만 없으면 할 만한 농사에요”

그래서인지 진 대표는 제주농업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농사는 자신이 정성을 들인 만큼 품질을 제대로 만들면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봐요. 모든 게 품질이 말을 하는 거니까요. 요즘은 농사도 기업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해야죠. 제주 미래의 희망은 땅이고, 거기에서 자신이 직접 수확하기 때문에 기상만 도와주면 좋죠. 생물만 수확만할 게 아니라 가공·제조해서 파는 복합농업으로 가야죠”

진 대표는 “직접 고추농사를 짓고, 가공해 팔고 있는 지금의 선택은 잘한 것 같고, 자신이 노력한 만큼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좋다”며 웃는다. 특히 농업기술원에서 도움을 줘서 잘 된 것 같다고 덧붙인다.

“젊은 때 혼자가 돼서 3남매를 키웠는데 잘 자라는 게 고맙죠. 열심히 노력해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살면서 남에게 베풀어주고 싶어요”

진 대표는 요즘도 새벽 5시부터 고추를 따서 오후 3시에 공판장에 넘기고 저녁 10시까지 일을 한다. 현재 딸도 고추농사를 짓고 있어서 앞으로 5년 뒤엔 딸에게 이곳을 넘겨주려 한다.

 
 

※‘동명식품’은 제주시한림읍동명남길13-7에 있다. 연락은 ☎ 010-8660-5348 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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