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제주말을 안고 ‘베를린 아트페어’에 서는 서양화가 김용기씨

김용기 화백은 오는 17일부터 22일까지 베를린에서 열리는 ‘2014 베를린 아트페어’에 자신의 작품을 내걸기 위해 제주말을 선택했다.
“회갈색의 매력이 있잖아요. 작으면서도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 강한 생명력도 지녔죠. 어찌보면 제주의 거친 파도와 거친 환경을 헤쳐 나가는 근성 때문에 제가 제주말을 그리는가 봐요. 그리고 강인한 해녀의 기질도 제주말에서 느껴요.”
잠시 제주에서 작품활동을 하기도 했던 그는 제주말에 푹 빠졌고, 서울에 가서도 제주말을 잊지 못하고 작품활동에 매달렸다. 그 덕분이었던가. 제주말을 안고 유럽을 가게 됐다.
특히 올해는 제주도가 말산업특구로 지정된 첫 해이기에 그가 안고 가는 말은 더 의미가 깊다.
그는 제주말의 다양한 표정과 움직임에 주목했다. 그에겐 그런 움직임이 작품의 주인공으로서 제격이었다. 그는 제주말과 제주풍경이 잘 어울린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그가 제주말을 들고 감으로써 그는 자연스레 제주를 홍보하는 대사가 됐다. 그에 대한 느낌도 물어봤다.
“아마 유럽사람들이 제주도가 어디에 있는지 위치부터 물어볼 것 같아요. 대한민국의 가장 남쪽에 있는 가장 크고 아름다운 섬이라고 소개를 할래요. 자연스레 소개될 것 같아요.”
제주에 잠깐 살았지만 그의 제주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제주말을 그리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파괴되는 제주도의 자연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자연이 망가지고, 훼손되면 원위치로 돌리기 힘듭니다. 모든 것이 제자리가 있듯이 자기만의 이기주의가 아니라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다뤄야 합니다. 제주에 있는 것은 모두 제주의 유산이기 때문이죠. 제주의 DNA를 소중하게 보존하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해요. 아끼지 않으면 사라지고 만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그는 아울러 제주도립미술관의 프로그램에 정기적으로 제주말 스케치와 도예, 만들기 등을 활성화시킨다면 말산업특구에 대한 긍지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만의 느낌도 전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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