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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취재파일]'번영로.평화로' 아직도 아리송해~
[e-취재파일]'번영로.평화로' 아직도 아리송해~
  • 한애리 기자
  • 승인 2006.11.18 11:4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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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를 단단히 잠그고 옷깃을 세워 날쌘 바람에게 체온을 최대한 뺏기지 않으려는 몸부림이 겨울을 느끼게 한다.

아쉬움에 가을의 끝을 부여잡았던 손길은 이제 슬슬 겨울 채비로 옮겨와야 할 때.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자동차 점검도 해야 하고 눈길 안전 운행을 위해 체인도 준비해야 하고 바쁘다.

미리 교통정보상황센터 전화번호도 다시 확인해 봐야 하고 마음이 바빠진 어느날 제주시 연삼로에 설치된 전광판을 보고 걱정되는 마음이 앞섰다.

'번영로 노면젖음 주의운전'.

제주의 중산간 '동부 간선도로'라는 구체성보다 지극히 추상적 의미를 담은 '번영로'가 과연 현재 운전자들에게 어느정도 어필하고 있을까.

특히나 겨울 문턱을 넘은 지금, 앞으로 도로 결빙상황 정보가 나올 때마다 운전자들은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번영로'가 기존 서부관광도로인지 동부관광도로인지를 고민해야할 판이다.

택시운전만 10년이라는 택시운전기사 김씨도 "도로이름이 바뀐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아직도 정확하게 구분하라면 헷갈리는게 사실"이라며 "도로위를 달리는 차안에서는 쉽고 빠른 정보가 살아있는 정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제주도민들도 이렇게 아리송한 명칭에 한 번은 더 고민해야 할 판인데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오죽하겠냐"며 "기존 지도에는 아직도 동.서부관광도로로 나와 있을 거 아니냐"며 관광객들을 우려하기까지 했다.

제주도는 지난 7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기존 동부관광도로는 제주시~표선~서귀포의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뜻에서 '번영로', 서부관광도로는 제주시와중문관광단지를 잇는 도로로 제주국제평화센터와 제주평화연구소가 있는 의미를 담아 '평화로'로 개명을 했다.

특히 이번 도로개명은 지난 2002년 '동.서부산업도로'가 관광도시 이미지에 맞춰 '동.서부관광도로'로 이름을 바꾼지 4년만에 이뤄진 것이어서 개명당시 기존 도로명칭에 익숙해져 있는 도민은 구체성보다는 지극히 추상적인 개념인 '번영로' '평화로'에 대한 거부감이 없지 않았다.

더욱이 '번영로' '평화로' 인근에서 각종 관광업소를 운영하는 영세업소들은 자비를 들여 간판을 새로 단장하고 관광지도 또한 새로 제작하는 등 업소소개 홍보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어려움 또한 겪었다.

변변한 후속조치 하나 없는 책임성 없는 행정당국의 행태는 운동화 하나 달랑 던져주며 '슈퍼카'를 타고 가는 자신들을 따라오라는 것과 별반 다른게 없어 보인다.

분명 행정당국은 이런 상황을 예측했을 터, 그러나 이에 따른 후속조치는 어느 정도나 진행됐는지 계획이나 갖고 있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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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2006-11-28 13:35:54
한번 생각해봐야할 문제이긴 합니다만. 그런식으로 한다면 쉽게 변화를 결심 할 수 있을까요?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익숙해질터, 다같이 인식전환하는데 노력해야 할것 같습니다.
이왕지사 바꿨다면 환경에 적응해 가야한다고 보는데...
습관..익숙한것을 바꾼다는거 쉽지 않습니다.

정말 2006-11-19 11:04:42
도로는 그지형 이름이 얼굴이다

햇갈려, 어디가 번영이고 평화요

공모까지하여 바꾼이름

막대한 간판값 홍보물값 내놔

역시 2006-11-19 09:42:00
인터넷신문 체질이신것 같군요. 매일 좋은 글 읽고 있습니다. 좋은 글 마니 올려주세요

번영로 2006-11-18 13:52:57
번영로...이건 어디 대도시 골목길 이름이랑 비슷하다.
여기를 이용하는 대다수 운전자는 아직도 동부산업도로라고 이야기 하고 다닌다...
이름을 바꿀려면 운전자들에게 그리고 도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