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주거안정은 뒷전, 사업자에 특혜만 주는 ‘뉴스테이’
서민 주거안정은 뒷전, 사업자에 특혜만 주는 ‘뉴스테이’
  • 이정민
  • 승인 2016.04.27 0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정민 칼럼] 고도 완화 빗장 풀리면 자연녹지지역 난개발 불보듯

도시계획은 대한민국헌법이 정하고 있는 공공복리 증진을 위한 대표적 수단이자 지방차지단체 계획고권의 상징이다. 공공복리의 증진은 지속가능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공공복리 증진을 위한 도시계획은 모든 도민에게 실리적이고, 그 결과가 정의로워야 하며, 수립과정이 공정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인 도시계획이 되어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계획고권은 중앙정부의 정책에 의해 일방적으로 침해 받아서는 안 된다.

지난 26일 국토교통부와 제주도는 뉴스테이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뉴스테이 사업은 작년 말에 시행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한 사업이다. 이 법에 의하면 공공이 조성한 택지를 다른 법령에도 불구하고 임대사업자에게 우선 공급할 수 있도록 하였고, 민간 사업자에게 소위 ‘알박기’에 쉽게 대처할 수 있도록 토지수용 및 사용에 관한 특례를 부여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300세대 이상의 기업형임대주택을 건설하는 민간사업자에게 법으로 정한 건폐율과 용적률 상한까지 완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 촉진지구 지정을 받으면, 도시계획, 환경영향평가, 건축위원회, 경관위원회 심의를 하나로 묶어 통합 심의가 가능해졌다. 도시군기본계획 변경이 필요한 경우 공청회, 지방의회 의견청취 등을 동시에 진행하여 90일 이내에 변경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민간임대주택 사업자에게 건설비용을 주택도시기금으로 우선 지원해야 하고, 취득세와 법인세・소득세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고, 민간임대사업자는 LH가 조성하는 공공택지를 감정평가 금액이 아닌 조성원가의 100~110% 수준에서 공급받을 수 있다.

의무임대기간 8년이 지나 분양전환할 때, 분양가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주택시장이 불황에 접어들더라도 LH가 매입확약 조건까지 걸어줘 사업자를 보호해주고 있다. 한마디로 뉴스테이는 사업자들에게는 리스크가 전혀 없는 사업이다. 이 때문에 사업시행자는 분양주택을 건설하는 경우보다 민간임대주택을 건설하는 것이 영업이익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참여연대 민간임대주택특별법에 대한 이슈리포트에 따르면, 기존 뉴스테이 사업을 분석한 결과 임대 보증금이나 월 임대료가 정책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1~4분위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이 아니다. 5분위에서 7분위까지의 중소득층도 임대료를 감당하기에 버거운 수준이다.

한마디로 민간임대주택특별법은 민간임대주택사업자의 육성을 통해 국민의 주거안정에 기여한다는 것이 목적이지만, 실상은 중저소득층의 주거안정과는 거리가 멀고, 민간임대주택사업자와 건설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한 법률일 뿐이다.

35년 전 택지개발촉진법이 제정되었을 당시, 도시계획의 기본 틀을 흔드는 악법이라고 평가를 했다. 하지만 이 법은 당시에 시급한 주택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용인되었다. 개구리 뜀뛰기식 택지개발사업으로 인해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했다. 이 법의 사업시행자는 공공기관으로 엄격히 제한되었지만, 민간임대주택특별법은 민간기업 위주다.

민간임대주택특별법은 택지개발촉진법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제주도내에도 제주시 동지역 2곳과 서귀포시 1곳에 1200세대의 단지형 뉴스테이를 건설하는 제안서가 제주도에 제출되었다고 한다. 이 제안서에는 자연녹지지역에 20층 이상의 고층을 허용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민간임대주택특별법도 특별법이고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도 특별법이다. 특별법에 의한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서는 고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 최근 원희룡 도지사의 원도심 고도완화 발언과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기본계획 및 관리계획 중간보고서가 건축물 고도관리는 도시관리계획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제안내용을 볼 때, 자연녹지지역에서 20층 이상의 뉴스테이가 들어설 날도 멀지 않은 듯싶다.

이는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수립되어야 하는 도시계획과는 거리가 멀다. 왜냐 하면 뉴스테이 개발에 따른 이익은 사업자만 가져가고, 그 수립과정 또한 공정하거나 정의롭지 못하며, 환경친화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만약 읍면 주거지역내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공지에 뉴스테이를 한다고 하면 어느 정도의 혜택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제주시나 서귀포시 동지역 녹지지역 5층을 초과하는 뉴스테이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에 접수된 제안서에 대해 제주도정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 건설업계 상황이 최악이다. 내수시장 때문이 아니라 해외시장에서의 적자 폭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적자를 국내 주택건설 부문에서 충당하고 있다. 이제 건설업체도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국내 건설업체의 경쟁력 제고차원에서라도 건설업계에 과도한 특혜를 주는 민간임대주택특별법은 폐지되거나 전부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여소야대 20대 국회에 걸어보는 희망이기도 하다.

 

<프로필>
1989. 홍익대학교 도시공학과 입학
2002. 홍익대학교 대학원 도시계획과(공학박사)
1995. 국토연구원 연구원
2003.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원
2004∼2006. 2011. 제주대학교 시간강사
2006∼2014.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책자문위원

 

 

 

<미디어제주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