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7-12 17:58 (금)
섬은 우리나라의 그윽한 수풀이니
섬은 우리나라의 그윽한 수풀이니
  • 장금항 객원필진
  • 승인 2006.12.06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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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 장금항 상명교회 목사

2004년 인천시 웅진군은 수백억이 넘는 군 청사를 짓기 위해 군유지였던 측도를 민간에 매각하려했다.

 청사를 짓기 위해 주민들의 수 백 년 삶의 터전을 횟집과 러브호텔에 팔겠다는 그 발상도 놀랍지만 주민투표에 의해 인천을 행정구역으로 택한 측도 사람들을 배신한 인천시와 웅진군의 행정이 우리 제주 사람들은 더 관심이 갈 것이다.

측도는 영흥도 코앞의 부속도서인데 영흥도는 인천광역시 웅진군 소속이다. 그러나 영흥도 가는 배는 대부도에서 타는데 대부도는 안산시 소속이다. 거리로는 안산시가 가깝지만 역사적. 정서적 거리는 인천이 더 가까워 인천을 주민투표로 택했는데 이 선택을 인천시가 배신한 것이다.

청사가 필요하면 지어야하겠지만 섬의 가치를 부족한 공사비 정도로만 환산하는 짧은 머리는 문제가 된다. 부족한 황실재정을 보충하기 위해 알래스카를 미국에 판 러시아 짜르의 어리석음이나 물 밑의 암초에 끝없는 예산을 들여 20년째 콘크리트를 퍼붓고 산호초를 이식해 국제적으로 섬으로 인정받아 영해를 확보하려는 일본의 예를 보아도 섬을 비롯한 자연환경의 가치는 무한한 것이다.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으로 무한한 상상력을 불러일으켜 보존하였으면 십 수 년 후에도 여전히 인기 있었을 섭지코지에 올인기념관을 지어 십 수 년 내외로 그 가치를 한정한 우리의 어리석음을 생각하면 인천시와 웅진군이 청사를 짓기 위해 작은 섬 하나 팔려고 했다는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섬은 우리나라의 그윽한 수풀이니 진실로 경영만 잘하면 장차 이름도 없는 물건이 물이 솟듯, 산이 일 듯 할 것이다.’(경세유표, 다산 정약용, 1817)

근 200년 전 남해의 섬들을 보며 국가의 전략으로 바다경영을 구상했던 다산의 혜안은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는 우리 제주가 배워야 할 사고의 지평을 깨우쳐 준다.

섬을 관할하는 고을이 퍼져있고 교통과 왕래가 불편하여 중간관리에 의한 세의 부정과 관의 수탈이 심할 수밖에 없으니 ‘유원사’를 두고 여러 섬을 묶어서 그들에게 자치권을 주어 세물과 부물을 바치게 하자는 다산의 구상은 오늘 제주의 특별자치와 유사성이 있다.

여러 섬을 묶어서 만든 부용(附庸)은 소국이 대국에 의존하는 뜻이나 다산은 연방과 자치의 개념으로 사용하여 그들 스스로에게 세수권을 주자고 하였다. 도내 면세지역화를 말하면서 관세와 특별소비세의 알맹이는 중앙정부와 협의가 어렵고 복잡해 빼고 부가세 몇 푼 돌려주는 것으로 가닥을 잡는 특별자치도의 빈약한 내용을 접한 제주의 현실보면 다산의 ‘다도해 정책론’이 더 앞서있다.

섬을 국영목장이나 소금 생산지로만 인식하던 당시의 현실에서 섬을 나라의 재화와 국방의 보루로서 인식하였던 다산의 지혜는 국제자유도시를 꿈꾸며 규제 완화를 모색하는 제주에 유용한 논리가 될 수 있다.

선거가 아니라 도민과 제주의 미래를 바탕으로 바다를 보면 다산이 구상하였던 계획보다 훨씬 나은 계획이 나왔을 것인데 도지사 선거 때문에 반쪽짜리 특별자치도를 만든 것은 두고두고 아쉽다. 기록적인 항해와 국제적 약탈의 시대에 내 땅의 바다라도 잘 다스리자는 이 방책은 ‘나라의 재력이 빈약한데 무엇으로 관직을 증설하느냐’는 조정의 반대에 따라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해외통상과 대외개방을 주창하며 해금의 시대에 ‘무역입국론’을 주창한 박제가의 뜻도 역시 묵살되었다. 백성을 늘리고 그 경제를 키워 나라를 부강하게 하기보다는 있는 백성에게 세를 받아 안일하게 나라를 유지하기에 급급했던 관리들에게 섬과 바다는 불편하고 소용없는 것이었다. 제주도, 완도, 진도, 거제도 등 대충 큰 섬에서 말이나 기르고 물고기 잡아 임금상에 진상하는 것이 섬의 가치였다.
    
방어축제 해난사고의 실종자를 찾기 위해 연일 수천의 사람과 수 십 척의 배가 나서고 있다. 그 큰 바다를 관광객이 아닌 도민과 공무원 수 천 명이 이처럼 오래 응시할 수 있는 것은 망자가 제주에 남긴 선물이다.

제주의 이 큰 바다를 보며 다산이 구상하였던 바다 경영을 생각하기 바란다. 내주지 않을 정부생각에 겨우 부가세 환불이라는 조잡한 도내 면세화와 같은 궁리 말고.

물론 방책은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왕정과 쇄국의 시대에도 바다와 그 섬을 보며 세금과 행정의 자치를 구상했던 다산처럼 겨울바다를 들여다보면 도내면세화보다 나은 안과 중앙정부를 설득할 논리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국제자유도시니, 고도의 특별자치도니 해서 도민들에게 괜한 바람 넣은 것은 도정이니 실종자를 찾기 위해 바다를 불러보며 도민들을 만족시킬 방책을 찾는 것 또한 도정의 몫이다.

<상명에서 장금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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