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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여행자라도 관광객에 넣어야 숫자 부풀리기가 되죠”
“유람여행자라도 관광객에 넣어야 숫자 부풀리기가 되죠”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6.10.19 14: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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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크루즈 관광객 100만명 대위업(?) 홍보에 급급한 제주도정
크루즈 관광객 100만명 돌파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제주도. 하지만 크루즈 관광객을 엄밀한 잣대를 대면 관광객에 포함될 수 없다. ©미디어제주

한 가지 물어보죠. 관광객이라면 한 지역에서 몇 시간 머물러야 ‘관광객’이라는 이름을 얻을까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육지로 여행을 떠나기도, 해외로 나가기도 할 겁니다. 대개는 1박 이상을 할 겁니다. 1주일 이상 머무는 사람도 있겠죠. 몇 시간 잠깐 머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럼 다시 묻습니다. 7시간 그 지역에 머물렀다 오는 사람을 관광객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그보다 훨씬 짧은 시간을 머무는 이들을 관광객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제주도 공무원들이 아닌 이상 몇 시간 아주 짧게 제주에 머무는 이들을 향해 “관광객입니다”고 답할 이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관광객을 나누는 용어는 많습니다. 관광객(tourist) 혹은 방문객(visitor)이라고도 부르고, 단순한 유람여행자(excrusionist)로 나누곤 하죠. 혹은 유람객(sightseer)이나 휴가객(holiday maker)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합니다. 유람객은 어떤 명소를 보러 오는 사람을 뜻하고, 휴가객은 단순히 놀기 위해서 여행을 다니는 이들이기에 여기서는 논외로 합시다.

남는 건 3가지 용어입니다. 관광객(tourist), 방문객(visitor), 유람여행자(excrusionist)입니다. 어떻게 구분이 될까요. 구분을 해봅시다.

관광객(tourist)은 경제적 활동에 직접 관여를 합니다. 머무는 시간은 최소 24시간입니다. 길게는 6개월까지 해당 지역에 머무는 이를 말합니다. 관광객은 해당 지역과는 인연이 없는 이들로, 순전히 돈을 쓰기 위해 활동하는 이들입니다.

방문객(visitor)은 경제적 활동과는 큰 연관은 없습니다. 그래도 머무는 시간은 최소 24시간이며, 길게는 1개월까지라고 하죠. 방문객이 경제적 활동과 관계가 없는 이유는, 해당 지역에 머무는 장소가 있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제주도에 별장을 지닌 육지사람이 제주에 1개월까지 머물면 그 사람은 관광객이 아니라 방문객이 되는 겁니다. 방문객은 관광객이 아닙니다.

유람여행자(excrusionist)를 봅시다. 기준은 24시간 미만을 체류하는 경우입니다. 경제적 활동과도 연관이 없습니다. 유람여행자도 관광객이 아닙니다.

말썽이 많은 게 관광통계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부터는 ‘질적 관광’을 내세우며 관광객 수치화를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제주도는 크루즈 관광객 100만명 시대가 활짝 열렸다고 대대적인 선전을 해댑니다.

오늘(19일) 제주도는 보도자료를 내고 “제주 크루즈관광이 태동된 이래 불과 10여년 만에 100만명 달성의 대위업을 이루었다”고 했어요. ‘대위업’이라고 하니 무슨 선동정치를 보는 느낌이 드는데, 과연 맞는 말일까요.

크루즈 관광객은 제주에 머무는 시간이 평균 6시간도 되질 않습니다. 6시간 중에서 입국과 출입 절차를 빼면 그야말로 ‘아주 잠깐’ 제주를 거치는 겁니다. 크루즈에 잔뜩 실린 쓰레기를 버리려고 제주항에 입항을 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그야말로 ‘아주 잠깐’ 머뭅니다. 그들은 경제적 활동도 미미합니다. 대개 대기업의 시내면세점에 들렀다가 돌아갑니다. 제주도민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이들이죠.

그렇다면 답이 나오겠군요. 관광객이나 방문객은 24시간 이상 머물러야 하는데 크루즈 관광객은 그게 아니죠. 시간을 따지면 크루즈로 제주에 오는 이들은 유람여행자에 불과합니다. 경제적 활동도 미미합니다. 경제적 활동만 따지면 크루즈에 탄 이들은 관광객이 절대 될 수 없습니다. 그럼 크루즈로 입항하는 이들을 뭐라고 부르면 될까요. 유람여행자 외에는 부를 게 없네요.

그런데 제주도는 그들을 향해 ‘관광객’이라고 부릅니다. 더구나 제주도는 내일(20일), 그 위대한 ‘대위업’(?) 달성을 기념하는 환영행사를 대대적으로 연다고 하네요. 관광객이 아닌 단순한 유람여행자에 대한 너무도 과한 환대가 아닌가요. 제주도는 내년부터 8시간 이상 체류를 하지 않는 크루즈는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크루즈 관광객의 문제점을 커밍아웃했잖아요. 그래놓고서도 여전히 그 매력적인 숫자 관광을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군요. 그놈의 숫자가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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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으신말씀 2016-10-19 14:56:06
관광객이라 함은 최소한 그 지역에서 24시간 이상 머물러야 맞는 말이죠~~
질적 성장은 말로만 할게 아니라 관광안내소부터 IT 안내 시스쳄ㅇ,로 개발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