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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처음 유기농 ‘영귤’재배·판매…유일하게 韓·日서 유기인증”
“국내 처음 유기농 ‘영귤’재배·판매…유일하게 韓·日서 유기인증”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7.07.27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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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새 물결, 6차산업] ⑧ 김순자 한라산성암영귤농원 대표

농업·농촌융복합산업인 이른바 ‘6차산업’이 제주지역에서 뜨고 있다. 전국 어디와 견줘도 가장 알차고 활발하다. 6차산업은 농특산물(1차)을 바탕으로 제조·가공(2차), 유통판매·문화·체험·관광·서비스(3차) 등을 이어 매 새 부가가치를 만든다. 올해까지 도내에서 73명이 농림축산식품부 6차산업사업자로 인증 받았다. 현장에 직접 만나 이들이 실천하는 기술력·창의력·성실성·마케팅 능력과 철학 등을 통해 앞으로 도내 1차산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김순자 한라산성암영귤농원 대표

 “앞으로 유기농으로 해야 제주농업이 가능성이 있어요. 소비자들이 유기농과 친환경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죠. 무엇보다도 땅이 오염되면 절대 안 돼요. 흙을 살리는 의미, 특히 뿌리 음식은 유기농이어야 미래가 있다고 봐요”

국내 처음으로 유기농 영귤을 직접 재배하고 가공·판매하고 있는 김순자 한라산성암영귤농원 영농조합법인 대표(80).

1976년부터 영평동 성암농원 1만평에서 감귤을 재배해오다, 희망이 없어 1998년부터 영귤 농사로 바꾸면서 유기농으로 시작했다.

영귤은 귤의 한 종류로 일본에선 ‘스다찌’라고 부른다. 일본 도쿠시마(德島)현이 나라 전체 생산량의 98%를 차지하는 주산단지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마땅한 이름이 없었다.

그래서 김 대표가 ‘신선이 살만한 곳이란 옛 제주 이름인 영주(瀛洲)’에서 영(瀛)자를 따서 영귤(瀛橘)이라 이름을 붙였다. 주산지인 제주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는 이름이 됐다.

영귤

“처음 영귤 묘목을 심고난 뒤 방풍시설은 물론 풀베기 톱밥을 나무 밑에 깔아 땅을 개량하고,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쓰지 않았어요. 일본 스다찌보다 우수한 품종을 만들어 제주특산물 개발에 도움을 주겠다는 의욕으로 제 손이 닿지 않은 나무가 한 그루도 없을 정도로 정성을 기울였죠”

10여 년 동안 축적된 유기농 영귤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영귤 생과즙·영귤차를 개발해 2007년부터 시판에 들어갔다.

효능이 입증되고 적극적인 호응에 힘입어 본격적인 재배에 들어간 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친환경농산물인증을 받았다.

2007년 9월 제주특별자치도 보견환경연구원에서 농약 189종에 대한 잔류농약이 없다는 시험결과도 얻었다.

이곳은 2012년 2월 일본정부가 인증하는 유기제품인증(JAS)을 받음으로써 두 나라에서 함께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있음을 인정받은, 전국에서 유일한 곳이 됐다.

영귤은 과실크기가 30g안팎인 작고 동그란 모습으로 보통 탁구공만하고(평균직경 약 40㎜), 과실 껍질은 2㎜정도로 과피색깔이 녹색인 미숙과 상태에서 가장 향이 좋고 쓴 맛이 없다.

따라서 영귤은 다른 감귤과 달리 완숙과가 되면 향이 없어져 청과 상태인 미숙과로 수확하는 것이 특징이다.

영귤차(왼쪽),영귤과즙

제주에서 수확은 하우스 재배(일본)는 4월부터 할 수 있고, 노지에선 9월이 본격 수확철이 된다. 성암영귤농원에선 5500평에서 100% 유기농 영귤을 재배해 한 해에 2만2000㎏를 생산하고 있다.

대표상품인 유기농제주영귤과즙과 유기농제주영귤차로 가공하고 일부는 생과로 팔고 있다.

“영귤은 그 상쾌한 맛과 향기 때문에 우선 한식, 일식, 서양식 요리 전반에 매우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죠. 비타민C가 매우 풍부하기에 일본에선 자연식초, 생과즙 음료, 와사비와 입욕제, 샴푸, 비누, 미용화장품 등 150여 종 다양한 가공제품으로도 널리 애용되고 있어요. 생과즙을 생수와 섞어 마시면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능이 매우 좋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도 하죠”

영귤 생과즙은 유기농으로 재배한 영귤을 초록색인 상태인 생과를 껍질까지 통째로 잘게 갈아 즙으로 짠 뒤 엄격한 위생공정을 거쳐 생산하고 있다.

일본에선 회를 먹을 때 소스에 넣으면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어, 회칼에 영귤을 썰어 닦아내고 있다고 김 대표는 전한다.

영귤차 선물세트

영귤차는 방부제·색소·향료 등 첨가물을 일체 쓰지 않아 자연영귤 그대로 향미를 느낄 수 있는 알칼리성 고품질 식품이다. 유기농설탕(JAS 인정)을 50대50으로 넣어 만든다. 고유한 영양소인 미네랄이 있고, 인체에 서서히 흡수하는 장점이 있다.

영귤엔 비타민C가 온주감귤·레몬·라임·유자 과즙 등과 견줘 많다. 껍질엔 플로보노이드 등 향산화 물질이 많이 들어 있다.

지난해 유기농 영귤과즙은 6500㎏, 유기농 영귤차는 9500㎏, 생과로 6000㎏을 각각 팔았다.

생과는 아이쿱생협 자연드림에 2000㎏ 나머지는 5㎏·10㎏ 단위로 전국을 대상으로 인터넷 직거래를 하고 있다. 생협에선 납품하기 전에 반드시 200여가지 농약유무검사를 한다.

“영귤은 일반감귤 농사보다 10갑절 이상 소득이 높아, 경제성이 있어요. 하지만 유기농사 짓기가 힘들어요. 풀베기도 어렵지만 모기가 가장 괴롭히죠. 영귤에 병해충이 많은데 농약을 쓰지 않기 위해 마늘을 갈아 망사에 넣어 목초액을 넣고 3개월 숙성시켜 희석해 농약 대신 뿌리고, 유기농 땅이어서 청양고추를 발효시켜 살균제로 써요”

전체 제품

영귤차는 스타벅스에 2016년11월부터 납품, 음료 두 가지 온·냉차 선물세트를 기획, 제작하고 있다. 현재 현대백화점, 제주마씸, 이랜드.리테일 등 도내 카페엔 대부분 들어가고, 공항엔 선물세트(영귤차+과즙으로 구성)를 납품하고 있다.

미국에서 공부를 하다 귀국한 김 대표 아들인 김기환 부사장(42)은 성암영귤농원 마케팅과 업무 전반을 맡고 있다.

“영귤제품은 농장을 기반으로 한 가공품이어서 한계가 있지만 안정추세에 있다고 봐요. 다른 제주청정 과실과 야채 이용, 좋은 상품 기획하면 가능성이 충분하죠. 제주에 좋은 소재가 많아 품목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죠”

이미 김 부사장은 ‘말리(산천초목의 지붕이란 제줏말)제과’, 감귤과 골드키위를 이용한 반건조 건강간식을 2016년 개발했다. 올해부터 도내 공항매장, 제주마씸 롯데마트 인천공항 SM면세점, 일부 관광지 등에 납품하고 있다.

“영귤차를 이용한 아이스크림, 과즙으로 샐러드 등 메뉴개발해서 부가가치 높이려 해요. 좋은 제품과 콜라보해 영업망을 이용 서로 시너지효과를 얻도록 시도하고 있죠. 장애인 기업인·사회적기업 등 도내 기업과 협력 성장할 수 있도록, 특히 매장을 차려 전문카페에서 사회적기업과 6차산업 제품을 팔고 싶네요”

위치도. ©daum

한라산성암영귤농원 영농조합법인은 제주시능산길73(영평동)에 있다.

연락처는☏064-727-9889,010-3697-7861,이메일jeju8684@naver.com.홈페이지www.jejugreen.co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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