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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구리가 저리고 아픈데 대상포진일까요?
옆구리가 저리고 아픈데 대상포진일까요?
  • 서혜진
  • 승인 2017.08.14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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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진의 통증클리닉]<4>

각종 미디어에서 대상포진이 자주 다뤄지면서 본인이 대상포진이라고 단정 짓고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이 많아졌다. 특히 포털 검색 결과에 피부 병변이 없는 대상포진도 있을 수 있다는 것만 보고, 포진이 없는 환자가 저리고 아프다며 대상포진 약만 처방해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저리고 아픈 증상은 암의 전이나 늑골의 손상, 척추의 퇴행으로 인해 신경이 자극되는 경우에도 비슷하게 나타나므로 속단해서는 안 된다.

 

대상포진은 신경이 분포된 곳이면 어디든 생길 수 있다. 다른 퇴행성 질환에 의한 통증과 감별하기 힘들 때가 있으나, 보통 피부 발진을 동반하는 경우 진단하게 된다. 피부 발진이 생기기 전 바이러스가 복제되기 시작함에 따라 염증 반응이라고 생각되는 전구증상이 나타나는데, 대개 발진 발생 3~7일 전부터 생기고, 발열, 피곤함, 몸살 기운, 두통, 구역, 몸의 경직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간혹 장기간 전구 증상이 나타나면 그사이 환자는 대상포진을 진단하지 못하고 다른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검사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가슴 통증 같은 경우 협심증을 의심하여 내과적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 등이 있다.

 

대상포진은 보통 수두에 걸렸던 사람에게서 발생한다. 수두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수두 백신을 맞아 증상이 가볍게 지나갔거나, 면역력이 강해 수두 바이러스에 감염됐었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다. 수두 바이러스는 최초로 감염 시 신경에 잠복 상태로 존재하는데, 잠자고 있던 바이러스가 어떠한 원인에 의해 활성화되면 감염된 신경을 따라 포진을 발생시킨다. 아직 그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개 면역력을 감소시키는 상황에서 활성화되는 경우가 많고 긴장이 많은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재활성의 원인이 된다. 또한, 대상포진 발병 시 발진과 함께 수포가 발생하는 경우 전염성이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면역력이 약한 환자에서는 그 발생 빈도도 증가하고 증상도 훨씬 심하게 나타난다. 노인의 경우 면역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어 대상포진의 발병과 합병증이 늘어날 것으로 여겨지는데, 실제로 대상포진 환자의 60% 이상이 60세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상포진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피부 발진과 통증이 주요 증상이다. 주로 발병하는 부위는 가슴 쪽이며 대개는 한쪽만 발생한다. 재발하는 경우는 1~8% 정도라고 하나 실제 진료 현장에서 체감하기에는 0.1% 정도다. 통증은 피부 발진보다 먼저 시작되기도 하고 함께 나타나기도 하는데, 찌르는듯한 느낌, 불타는 느낌, 전기가 통하는 느낌 등 다양하게 느껴진다. 옷을 입거나 그 부위를 만지기만 해도 심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부분 발진이 사라지면 통증도 사라지지만 치료를 초반에 제대로 하지 않으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 통증 증후군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넘어가게 된다. 발진이 생겼을 때 항바이러스제를 72시간 이내에 투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고, 설령 시간이 지났다 하더라도 투여를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통증을 항바이러스제만으로 조절할 수는 없으므로 약물치료와 신경 주사를 병행하는 것이 통증 조절에도 중요하고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대상포진의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또한, 대상포진 백신은 대상포진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예방에 아주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50세 이상일 경우 투여가 허가된 상태이므로, 여유가 된다면 해당 백신을 맞는 것을 권한다.

 

 

 

<프로필>
대구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통증 고위자 과정 수료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인턴 수련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레지던트 수련
미래아이 산부인과 마취통증의학과 과장
제주대학교 통증 전임의
現 한국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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