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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정유년의 먹거리
바람 잘 날 없는 정유년의 먹거리
  • 미디어제주
  • 승인 2017.09.2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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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영진 서귀포시 자치행정국장
김영진 서귀포시 자치행정국장

붉은 닭의 해라 불리는 정유년이 몇 달 남지 않았다. 연 초 언론보도마다 붉은 닭은 상서롭고 신통력을 가진 길조라 불리며 크나큰 대접을 받는 듯 했지만 지금은 대접은 고사하고 저주받은 닭의 해가 되고 말았다.

 

옛날부터 닭은 사람들에게 시간을 알려주고 우리 식탁에 빠지면 안 되는 고기와 계란을 선물하면서 사랑을 받아온 동물인데 사람들의 욕심으로 닭의 수난시대가 되고 말았다.

 

닭의 수난 시대의 시작은 지난해 겨울부터였다. 전국을 휩쓴 사상 최악의 조류독감(AI)이 청정 지역인 제주에 까지 영향을 미쳐 수천만 마리의 닭이 매몰되고 폐사됐다. 공무원들은 닭을 직접 손으로 잡아 매몰하고 폐사시키는 현장에 나가야만 했었다.

 

이 여파로 계란 값은 급등했고 시중에서는 구입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해 수급 안정차원으로 외국에서 수입해서 공급해야만 했다. 이와 같은 시기에 브라질 부패 닭고기 파동이 일어났는데, 국내 전체 수입 닭고기의 40%를 차지하는 브라질 닭고기 수입업체가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매우 커졌다.

 

잡음은 또 치킨프랜차이즈 업체에서도 생겨났는데 치킨 한 마리당 2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 소식을 접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실태조사에 나서자 치킨업계는 바로 가격인상계획을 철회하고 입장 번복을 했지만 사회 각각에서 비판이 일어났다.

 

닭의 수난은 최근까지도 이어졌다. 유럽에서 시작된 살충제 계란이 국내에서도 발견되면서 양계농가와 소비자 모두 멘붕 상태가 돼버렸다. 살충제 계란 사태는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다.

 

어쩌면 예견된 사태일지도 모르지만 열악한 양계 환경이 살충제 계란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한다. 양계업계는 닭의 진드기를 제거하려면 흙 목욕을 하여야 하나 비좁은 사육공간으로 인해 살충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 한다.

 

이번 파문으로 안전불감증과 관리부실로 사법처리를 당하는 등 양계농가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미 알고 있듯이 닭고기와 계란은 많은 음식과 각종 제과류에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닭에 문제가 생기면 식생활뿐만 아니라 사회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새로운 대책을 내세워 이 파동을 지혜롭게 극복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먹거리 불안에서 벗어나 안전한 먹거리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전문가를 양성하고 농장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생산에서 유통까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등 구조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 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이라는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추석에는 봄에서 여름동안 애써 가꾼 햇곡식과 햇과일을 차례 상에 올릴 것이다.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 이번 추석부터는 먹거리 음식 가지고 장난치는 일이 없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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