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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간 장인.장모 지극정성 효행..."당연한 일"
30여년 간 장인.장모 지극정성 효행..."당연한 일"
  • 조형근 기자
  • 승인 2005.05.07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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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회 어버이날 대통령상 표창 문일환씨

제주시 노형동의 문일환(57).양축생(57)부부는 소문난 효행부부다.

지난 1972년부터 한 울타리내에서 장인장모와 시부모를 함께 모셔오다, 시부모가 돌아가신 1988년부터는 장인장모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효행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부모님을 지극 정성 공양하고, 장인장모를 친부모처럼 모시는 일은 자식된 도리로 당연하다 할 수 있으나 이의 실천이 그리 쉽다고는 할 수 없다. 그것도 시부모가 살아계실 때에는 함께 모신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이 일이 널리 알려지면서 이번 제33회 어버이 날을 맞아 효행자로 선정, 대통령 표창을 받게 되자 문씨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쑥스럽다”며 겸손해했다.

문씨는 “부모를 모시는 것은 부모님의 병환.세대차이 등의 문제 때문에 누구나 신경이 쓰이고 힘든 부분도 있겠지만 이것은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문씨는 이어 “실제 부모를 모신 것은 집에서 살림하는 아내다”며 “만약 아내가 표창을 받았다면 정말 자랑스럽고 뿌듯했겠지만 밖에서 일만 하던 내가 받게 되자 부끄럽고,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문씨는 이어 “우리보다 더 어렵고 힘든 분들이 부모님을 더 잘 모시고, 봉사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우리가 상을 받게 돼 그분들에게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부인 양축생씨도 “시부모를 모실 때였으면 남편이 이런 큰 상을 받아도 굉장히 뿌듯하고 당당했을 텐데 시부모가 돌아가시고, 친정부모를 모시는 지금 상을 받게 되자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씨는 “내가 시부모를 모셨던 것처럼 남편도 장인.장모를 잘 모셔준다”며 남편에게 감사의 뜻을 비췄다.

문씨는 “자식이 부모님을 모시겠다는 생각 이전에 부모님이 자식과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자녀들이 노력해야 한다”며 효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보여줬다.

슬하에 3남1녀를 두고 6명의 손자손녀까지 있는 문씨 부부는 “자녀들도 우리가 부모를 모시는 것처럼 우리를 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문씨 부부는 자녀들과 함께 모두 노형동 자택의 한 울타리 안에서 생활하고 있다.

한편, 문씨는 8일 오전 10시 제주한라체육관에서 열리는 어버이날 기념행사에 참석해 대통령표창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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