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7:37 (목)
덩실덩실 "모여서 좋구나!"
덩실덩실 "모여서 좋구나!"
  • 조형근 기자
  • 승인 2005.05.17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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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면, 복지회관서 '함께하는 밥상-어르신의 날' 행사 개최

어버이날이라고
며느리는 고운 옷
한 벌을 사왔다.
옷걸리에 걸린 채
계절이 바뀌도록
저 옷도 아이들을
기다리는가.

현재 독거노인의 대부분은 일제치하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4.3의 아픔을 온 몸으로 겪었으며, 전쟁의 폐허에서 이 사회를 일구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채 홀로 외로이 살아가고 있다.

이에 북제주군 한경면은 17일 오전 11시 북제주자활후견기관과 함께 한경면 복지회관에서 ‘아름다운 세상으로의 초대, 함께하는 밥상-한경면 어르신의 날’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독거노인 58명과 한경면에 거주하는 노인 100여 명이 넘게 참석해 점심식사를 하고, 민속놀이.노래자랑 등 한바탕 잔치가 이뤄졌다.

점심식사를 끝내고 복지관 마당에서 차를 마시던 김봉수(78, 한경면 조수리) 할아버지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며 “우리를 위해 수고하신 분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함신생(75, 한경면 산양리)할아버지도 “보잘 것 없는 노인네들을 이렇게 대접해주셔서 정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협조를 아끼지 않은 북제주자활후견기관의 오근수 기관장은 “어르신들을 섬기는 자세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날마다 섬기지는 못할지라도 소외당하신 어르신들을 위해 매주 화요일 이런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은 특별히 많은 어르신들을 모시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시대의 아픔을 겪어 온 노인들의 상처를 회복시켜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점심식사가 끝난 후 투호, 윷놀이, 노래자랑 등의 오락행사가 진행됐는데, 실내에서는 할머니들이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르며 덩실덩실 춤을 추었고, 마당에서는 윷판과 투호에서 연신 환호성이 터졌다.

오랜만에 사람들과 모여 놀이를 하는 노인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 폈다.

투호를 하던 고숙자(70, 한경면 신창리)할머니는 “만나기 힘들었던 다른 동네 사람들과 어울려 친해질 수 있어 무척 즐겁다”고 말했다.

또 윷놀이를 하던 고창휴(76, 한경면 신창리)할아버지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웃을 수 있어 좋다”며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경면 이장단협의회(회장 이덕오)는 이날 점심식사를 위해 돼지 한 마리를 지원했으며, 자활후견기관은 행사가 끝나고 노인들에게 양말, 지팡이, 모자 등의 선물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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