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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의 '생각없는 홍보'
제주특별자치도의 '생각없는 홍보'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7.05.22 08:2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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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한미FTA의 파장, 해양수산본부의 'FTA 기대감'
한미FTA가 타결된 후 1차산업에 있어 가장 많은 피해가 예상되는 제주의 경우 지난달부터 각 분야별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그 중 관심이 모아지는 분야는 단연 농축산업이다. 오렌지 계절관세 도입으로 제주감귤에 많은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차마 국회비준 반대라는 구호를 전면에 내세우지 못하는 제주도당국은 협상 타결에 따른 후속조치로 'FTA 대응 산업경쟁력 강화 특별기획단'을 급히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당초 비상시국 형태의 광범위한 조직구성을 바랐던 도민들에게 있어 특별기획단은 사실 실망스런 부분이 많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고, 평소 각종 위원회다 TF팀이다 하면 줄곧 참여했던 인사들, 그리고 국장급 공무원들이 중심이 된 조직이기 때문이다. 해군기지 문제로 제주도가 FTA 대응을 뒷전으로 미룬다는 비판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는 이 특별기획단을 중심으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미 그 결과물을 내올 시기가 됐기에 특별기획단이라는 조직의 태생적 문제에 대해서는 차치하겠다.

하지만, 5월말까지로 계획돼 있는 분야별 대응책이 쏟아지는 요즘, 대응책 마련이 '지나친 성과물 과시'로 흐르는 조짐을 보여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김태환 제주지사가 최근 기자실을 찾아 담당국장을 크게 칭찬하며 야심차게 발표했던 농축산분야의 경우 그런대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제주의 생명산업인 감귤산업을 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개약진식 분야별 대응책을 전체적으로 총화하는 테크닉은 너무도 부실하다. FTA 타결에 따라 제주산업에 있어 피해정도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보상책 내지 지원책을 정부에 강하게 요구해야 될 시점에서 '엇박자'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해양수산본부가 중심이 되어 마련했다는 해양수산분야 FTA영향분석 결과에 대한 홍보는 '생각없는 사람들'이란 핀잔을 받기에 충분했다. 해양수산본부는 학계 교수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TF팀이 분석한 결과라며 FTA 분석결과를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5월14일에는 어업인들을 모아놓고 한미FTA 제주 수산업 영향분석 결과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그 내용을 보면 양식어업의 경우 한미FTA협상 체결로 제주산 광어의 대미 수출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출했다. 단지 부정적 영향으로는 명태, 넙치, 대구, 민어, 기타 수산물 수입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돼 제주 연근해에서 생산되는 어류가격이 하락되는 간접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즉, 수산업 분야에 있어 FTA는 전체적으로 부정적 측면보다는 긍정적 측면이 많으나, 부분적으로 전체적인 수산물 수입량 증가에 따른 간접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결과가 제대로 짚었는지, 그러지 못했는지는 둘째 문제다. 문제는 제주도민이 하나로 나서 직격탄을 맞은 제주감귤을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쳐야 할 시점에서,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FTA타결에 따른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키면서 전체적으로 FTA싸움의 맥을 풀리게 한다는데 있다.

#'한미FTA로 제주산 광어 대미 수출 활기 기대'

특히 해양수산본부는 지난 5월9일 각 언론사에 '한미FTA협상 체결로 제주산 광어의 대미 수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이 분석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감귤이 직격탄을 맞아 제주경제를 송두리째 뒤흔들 위기에 처해있는 시점에서 이같은 보도자료를 내놓음으로써 FTA투쟁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별기획단까지 만들어 운영한다는 제주도당국이 FTA 싸움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의 보상책을 끌어내도록 분위기를 조절하지는 못할 망정, '생각없는 홍보경쟁'을 만들면서 오히려 맥을 빠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수산업 영향분석 결과가 부정적 보다는 긍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도출됐다면, 농축산분야에 싸움을 집중하게 하고, 긍정적 영향이 기대되는 분야는 단지 내부 분석자료로만 묶어 놓게 하는 것도 대중앙절충의 묘는 아닐까.

#공군기지 문제 불거지면 조류 담당하는 '산림환경' 부서가 맡아야 하나


'생각없는 부서'의 '생각없는 홍보'가 나와서는 안된다. 더욱이 한심스런 것은 지난해 7월1일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독립부서로 격상된 해양수산본부가 어업인들의 삶의 질 향상 보다는 정치적 이슈이기도 한 '해군기지' 문제에 연일 골몰하면서 이렇다할 업무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또한 제주특별자치도의 부적절한 업무배분이 낳은 결과다. 앞으로 공군기지 문제가 불거지면 항공교통을 담당하는 교통부서나 조류를 담당하는 산림환경부서에 그 업무를 맡길 요령인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자화자찬식 요란한 잔치를 벌일 생각만 하지말고, 제주특별자치도 부서별 업무추진 역량에 대해 다시한번 냉철히 진단해보자.

<윤철수 대표기자/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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ㅌㅋㅋㅋ 2007-05-27 19:58:50
광어양식은 제주도만 할거 같냐...
이거 머 병진도 아니고..ㅋ

짭새 2007-05-22 22:02:09
공군기지는 새와 연관있으니까 조류부서에서 맡아야 하나
꼴통 도정

빈깡통 2007-05-22 17:20:25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