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5:31 (금)
장마철 감염질환의 관리
장마철 감염질환의 관리
  • 신상엽
  • 승인 2007.06.14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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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신상엽 제주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전문의

장마철은 하루 평균 기온이 20도 이상이고 습도가 80% 이상으로 높아서 세균이 증식하기에 매우 좋은 조건이며 세균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햇빛의 자외선 등의 노출이 줄어들어서 수인성 전염병 및 식중독을 유발하는 각종 세균이 빠르게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런 이유로 실제로 많은 수인성 전염병 및 식중독이 장마철에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주의해야 할 건강관리에 대하여 제주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신상엽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수인성 전염병 및 식중독은 물, 음식, 사람 이러한 세 가지 매개를 통해 인체에 들어와서 질병을 유발하게 된다. 그러므로 그 각각의 매개를 통해서 들어오는 세균의 침입을 차단하는 것이 질병 예방에 중요하므로 그 각각의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첫째, 물에 의한 침입을 막는 것이다. 장마철에는 홍수가 잘 발생하고 비가 많이 내리므로 세균에 오염된 물의 이동이 많아진다. 때문에 끓이지 않은 물을 먹는 것은 위험하며 특히 상수도가 아닌 비교적 오염에 취약한 지하수나 약수 등을 끓이지 않고 그대로 먹거나 요리에 사용하면 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물은 반드시 끓여 먹는 것이 좋으며 끓인 물이 없으면 포장 판매되는 물이나 캔 음료가 안전하다.

둘째, 음식에 의한 침입을 막는 것이다. 이 경우는 대부분 음식을 조리할 때 사용한 물(예를 들어 오염된 지하수)을 통하여 음식이 오염되거나 조리하는 사람이 손을 씻지 않고 요리를 하면서 손에 묻어 있던 세균이 음식으로 들어오거나 칼, 도마 같은 요리 도구가 세균에 오염되어 있다가 요리 과정에서 세균이 음식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시작이 된다. 일단 한번 음식이 세균에 오염이 되면 음식은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므로 음식 내에서 세균이 증식하게 되고 그러한 음식을 먹은 사람은 병에 걸리게 된다.

이렇게 음식 내로 들어온 세균이 사람에게 식중독 및 수인성 전염병을 유발하는 기전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포도상구균이나 바실루스균에 의한 식중독처럼 균이 분비하는 독소에 의 해서 질병을 유발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균 자체가 인체에 직접 침입해서 질병을 유발하는 것이다.

균이 유발하는 독소에 의해서 질병이 유발되는 경우는 인체의 피부에 많이 서식하는 포도상구균에서 나오는 독소에 의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대부분은 깨끗하지 않거나 상처가 있는 손으로 음식을 다룰 때 손에 있던 포도상구균이 음식을 오염시키고 균이 음식 속에서 증식을 하면서 독소를 분비하여 발생한다. 이 경우는 이미 만들어진 독소를 먹어서 식중독이 발생하기 때문에 조리하는 사람은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고,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음식을 조리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포도상구균의 독소는 30분간 끓여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상한 느낌이 드는 음식이나 오래된 음식은 다시 끓이더라도 위험하므로 먹지 않도록 한다.

 인체에 직접 침입해서 질병이 유발되는 경우는 살모넬라 식중독, 장티푸스, 콜레라, 비브리오패혈증,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O-157) 등이 해당한다. 균 자체를 죽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므로 익힌 음식을 먹는 것이 질병 예방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 된다.

특히 살모넬라 식중독은 흔하게 발생하며 달걀, 우유 등과 연관되어 발생하는데 이 균은 영하 60-100도에서도 수일 이상 생존할 수 있어 냉장고에 보관한 음식이라도 끓여 먹는 것이 안전하다. 사망률이 매우 높은 비브리오패혈증의 경우는 흔하지는 않지만 만성간질환, 당뇨 등이 있는 사람이나 음주량이 많은 사람이 수온이 따뜻한 여름철에 익히지 않은 해물을 먹거나 바닷물에 노출된 피부의 상처를 통해서 감염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O-157)은 오염된 햄버거나 우유가 원인인 경우가 많으며 햄버거의 경우는 반드시 갈아서 만든 고기의 속까지 노릇하게 익을 때까지 충분히 가열해서 조리해야 한다.

셋째, 사람에 의한 침입을 막는 것이다. 이러한 침입은 대부분 사람의 손에 세균이 오염되면서 시작되며 이후에 오염된 손의 이동에 의해서 음식을 오염시키거나 입으로 가서 자신을 감염시키거나 오염된 손을 다른 사람과 접촉하는 과정을 통해서 균을 옮기면서 질병이 급격히 확산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손 씻기를 통해서 대부분 차단이 가능하므로 밥 먹기 전, 화장실을 사용 후, 외출 후엔 꼭 손을 씻어서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단 식중독 증상이 발생하고 그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일단 한두 끼 정도 금식하고 당분이 포함된 음료 등으로 수분과 칼로리를 보충하면서 상태가 호전되기를 기다려볼 수도 있다. 하지만, 구토나 설사의 정도가 심하고 탈수, 발열, 발진 등의 증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집에서 설사약을 함부로 먹으면 병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구토나 설사를 통해 해로운 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려는 신체 활동을 강제로 멈추게 해 오히려 균이나 독소가 몸에 남아 있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물 복용은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신상엽 제주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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