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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만 하면 해결되나, 수험생 피해 파악이 더 중요”
“브리핑만 하면 해결되나, 수험생 피해 파악이 더 중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11.16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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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수능 1주일 연기를 대하는 제주도교육청 태도

현 사태 파악에 앞서 기자 대상으로 브리핑만 먼저 하려 안달
“수시 앞둔 제주도내 수험생들 항공권 위약금 문제 등 산적”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집단 멘붕 사태. 어찌해야 할까. 16일 포항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에 전 국민이 떠는 형국이다. 문제는 지진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능 때문에 떨고 있어서 더 문제이다.

대한민국이 시험 때문에 떨어야 하는 구조라는 게 너무 한심하다. 집단적으로 한날한시에 치러지는 시험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고등학생을 줄 세우듯 수능이라는 시험체제에 묶어 놓은 현실을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 당정은 협의를 거쳐 수능을 1주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지만 수능이라는 단일체제만 아니었더라면 어땠을까.

수능 체제의 장점도 있지만 개선을 해야 하는 건 더 많다. 수시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것도 그런 맥락의 하나이다. 어쨌든 우리나라 교육을 제대로 세우려면 수능의 개선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건 그렇고, 수능 1주일 연기로 인해 일어날 문제점에 대한 재빠른 접근이 필요해졌다.

수능이 1주일 연기되면서 시험지도 1주일 뒤에야 수험생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지난 14일 제주에 도착한 수능 시험지. 미디어제주
수능이 1주일 연기되면서 시험지도 1주일 뒤에야 수험생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지난 14일 제주에 도착한 수능 시험지. ⓒ미디어제주

어제(15일) 상황을 보면 제주도교육청의 대응은 어색하기만 했다. 정부에서 1주일 연기를 발표하자 제주도내 교육 담당 기자들은 바빠졌다. 당장 수능 당일 등교를 하지 않는 학교는 등교를 하는지 여부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도교육청은 브리핑을 준비한다는 얘기를 먼저 해왔다. 급한 걸 먼저 해결하고 브리핑을 해도 될 일을, 왜 브리핑에 목을 맬까.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들이 튀어나왔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제주도는 섬이어서 항공편을 이용해 이동해야 하는 비율이 높다. 항공편은 다른 교통편에 비해 이동이 쉽다는 장점은 있지만 자칫 항공편이 없으면 옴짝달싹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

제주도내 수험생들의 상당수는 16일 수능을 본 뒤 곧바로 수시 준비를 위해 육지부로 이동을 준비해왔다. 비행기표도 다 사둔 상태이다. 수능 1주일 연기로 비행기를 타지 못할 형편이니,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위약금을 무는 것 뿐일까. 다음 수시 일정이 잡히면 또다른 항공권을 구매해야 하는데, 항공권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수험생과 수험생 학부모라면 걱정이 태산일 수밖에 없다.

제주도교육청이라면 이런 문제에 관심을 우선 기울여야 한다. 수능 1주일 연기로 인해 수험생들이 당장 겪는 문제가 어떤 것인지를 전방위적으로 파악하고, 피해가 발생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조치를 취하는 게 급선무이다. 항공편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면 이를 도교육청이 대신 지불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아니면 항공사와 협의를 거쳐 문제를 해결해주면 더 좋지 않을까.

어제 도교육청이 하려던 브리핑을 다시 생각해본다. 사안이 발생했으니 브리핑을 하는 건 맞다. 그러나 브리핑도 시점이 중요하다. 더 중요한 건 내용이다. 제주도내 수험생들이 맞닥뜨린 상황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그런 노력이 브리핑 내용에 담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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