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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인 ‘제주 화산의 눈물’ 세계 첫 개발…‘제주형 커피’ 생산”
“커피와인 ‘제주 화산의 눈물’ 세계 첫 개발…‘제주형 커피’ 생산”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7.12.08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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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새 물결, 6차산업] (36)김영한 제주커피수목원 대표

[미디어제주 하주홍 기자] 농업·농촌융복합산업인 이른바 ‘6차산업’이 제주지역에서 뜨고 있다. 전국 어디와 견줘도 가장 알차고 활발하다. 6차산업은 농특산물(1차)을 바탕으로 제조·가공(2차), 유통판매·문화·체험·관광·서비스(3차) 등을 이어 매 새 부가가치를 만든다. 올해까지 도내에서 73명이 농림축산식품부 6차산업사업자로 인증 받았다. 현장에 직접 만나 이들이 실천하는 기술력·창의력·성실성·마케팅 능력과 철학 등을 통해 앞으로 도내 1차산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커피와인  '제주 화산의 눈물'을 들고 있는 김영한 제주커피수목원 대표
커피와인 '제주 화산의 눈물'을 들고 있는 김영한 제주커피수목원 대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커피와인(Coffee Wine)을 수출하기 위해 해외 전시회에 참가해 판로를 개척하려 해요. 처절한 실패와 비참함, 절박감이 끊임없는 도전을 할 수 있게 했죠. 그 결과 제주커피 생산과 커피와인 개발이란 창조적인 도전을 할 계기를 만들어 준 것 같네요. 앞으로도 도전은 계속 이어가려해요”

서귀포시 산방산 자락에 커피농장을 만들고 커피생두를 발효시킨 커피와인과 커피브랜디를 개발해 낸 김영한 제주커피수목원 대표(69).

국내 최대기업 이사와 프리랜서 강사, 컨설턴트, 대학 교수, 베스트셀러 작가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진 김 대표는 제주에 옮아와 터전을 마련한 귀농 1세대이다.

김 대표는 주위에서 말렸던 커피 재배를 제주 땅에서 시작해 ‘제주형 커피’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커피 생산에서 가공·브랜드 개발·판매·체험을 아우르는 6차산업화를 이뤄가고 있다.

커피열매
커피열매

# “제주에서도 커피재배 할 수 있다”

커피브랜디
커피브랜디

김 대표는 안덕면 사계리 해안가 경치 좋은 곳에 웨딩 포토숍을 차렸다. 하지만 손님이 적어 문을 닫는 실패를 딛고 같은 자리에 ‘씨엔블루’란 커피 전문점을 열었다.

커피전문점은 운영이 잘 됐지만 “왜 우리는 수입커피만을 마셔야 하나”란 의문이 늘 맴돌았다. 제주에서 커피를 직접 생산할 수 없을까 생각하며 커피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다.

“카페를 운영하다 ‘커피’란 원천기술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이 들데요. 커피 원두를 단지 볶는 것이 아니라 응용을 통해 새로운 것을 탄생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커피 잎을 이용한 녹차, 열매 껍질을 이용한 화장품이나 와인 등을 구상했어요”

김 대표는 제주형 커피’를 만들어내기 위해 커피농장인 제주커피수목원을 2013년에 만들었다.

제주도 따뜻한 날씨와 화산토양에서 커피를 재배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제주도에선 커피나무를 재배할 수 없다”고 알려졌던 얘기가 현실로 나타나 재배에 들어간 나무 절반이 얼어 죽었다.

하지만 약 200그루는 새싹을 틔워 열매를 맺었고, 겨울 온실 내부 온도가 영하 2℃까지 떨어졌지만 절반은 살아남은 걸 보면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처음 김 대표는 겨울에도 별도 가온 없이 비닐하우스에 커피산지 12개국에서 구해온 씨앗으로 추위에 적응력 있는 나무를 선발해 키웠다.

2014년 커피나무에서 제주산 생두(Green bean)인 ‘제주몬순커피’를 개발해 커피열매를 수확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영하에서도 자랄 수 있는 ‘제주형 커피나무’를 생산했다.

그 뒤 제주산 생두를 직접 로스팅하고 직영카페에서 팔았다. 아울러 커피를 직접 내리고 볶아내는 로스팅 체험교실을 운영했다.

그 결과 커피나무 잎,열매, 생두를 이용한 가공품인 커피화장품과 커피체리와인을 만들었다.

커피열매 과육(Cherry)은 와인을 담글 수 있을 정도의 당분을 함유하고 있어 이를 이용한 커피체리와인을 제주대학교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농촌융복합산업(6차산업)인증을 받았고, 서비스 산업으로 농장 안에서 커피체험과 와인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커피와인
제주커피와인

# 커피와인, 커피 생두 발효시킨 알코올 11%

2016년 김 대표는 재배한 커피 생두를 발효시킨 커피와인인 ‘제주 화산의 눈물’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커피생두를 발효시켜 만든 커피와인은 알코올 11%로, 화이트와인 맛과 약간의 커피 맛을 느낄 수 있다.

커피 생두에 열을 가하지 않고 효모작용으로 발효해 폴리페놀과 체지방분해 효과가 있는 클로젠산이 파괴되지 않는 와인이다.

제주 청정화산수로 와인을 담가 ‘화산의 눈물처럼 깨끗하다’는 뜻을 담아 이름을 붙였다.

커피 브랜디는 커피와인을 증류해 40%브랜디로 만들었다. 꼬냑과 비슷한 맛이 나면서 커피향을 느낄 수 있다.

“당초 커피와인은 세계적으로 개발된 사례가 없어 성공하면 세계유일 상품이 될 거란 발상이 떠올랐어요. 그러나 커피와인과 브랜디를 상품으로 만들어놓고도 팔기 위한 과정은 순탄치 않았죠. 하지만 수많은 좌절과 어려움을 겪은 뒤에 당당히 이뤄냈어요”

김 대표는 제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와 함께 성분검사 등을 통해 커피열매 껍질에 당분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고 제주대학 LINC 사업단의 도움을 받아 ‘커피 껍질 와인’을 만들었다.

그 와인을 만들어 팔기 위해 김 대표는 주류제조면허를 따내고 국세청에 주류제조매매 신청을 했다.

하지만 ‘커피열매 껍질’이 식약청 식용가능 식품 리스트에 없으므로 식용으로 쓸 수 있는 걸 증명해야한다는 ‘불가’통보를 받았다.

김 대표는 커피 껍질이 안 된다면 먹을 수 있는 커피 생두(알맹이)로 해보려고 당도를 측정한 결과 26브릭스가 나와 와인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커피 생두로 만든 와인은 과실주가 아니라며 난색을 표했지만, 김 대표는 10여 차례 찾아가 설명한 끝에 2017년 주류 판매 허가를 받아내 팔 수 있게 됐다.

커피와인과 브랜디는 도내에선 제주시내 바우젠거리 판매점과 한화리조트 특산품 매장에서 팔고 있다.

전국적인 유통으론 신세계 백화점 주류코너에서 12월부터 팔 예정이다. 온라인으론 네이버의 스토어팜과 쿠팡에서 판매되고 있다

“커피는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음료이어서 전국적인 판매가 이뤄지고 있죠. 커피전문점에서도 팔 수 있지만 커피 와인과 브랜디에 관해선 아직까지 인식이 부족해 마케팅에 애로를 느끼기도 하죠. 하지만 인식제고를 위한 각종전시회와 행사에 참여하고 있어요”

밭담카페
밭담카페

# 새로운 명물 ‘밭담 카페’

제주커피수목원 옆엔 ‘밭담카페’가 생겨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곳은 김 대표가 우연한 계기로 올해 제주커피수목원 옆에 있는 팽나무 밑 밭담에 머물러 쉴 수 있는 공간인 이른바 ‘밭담 카페’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올 여름철 커피수목원 주변 밭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나무 밑에서 쉬면서 음식도 먹고 얘기를 나누는 걸 보면서 착안해 나무 의자와 탁자를 들여놓았죠. 이곳은 밭에서 일하는 이들의 쉼터일 뿐만 아니라 동네주민들이 모임도 자주 열어요. 올 여름엔 작은 음악회도 여느 등 다양한 용도로 이곳을 이용하려고 찾는 발길이 잦네요”

김 대표는 커피와인과 브랜디를 수출하기 위해 해외전시회에 참가, 판로를 개척하려 한다.

“처음엔 특별한 제주커피를 만드는 게 내 비전이었죠. 남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길에 도전하는 건 언제나 위험부담이 있지만 남과 같이 가는 건 역시 실패확률이 있어요. 새로운 시각과 철저한 차별화 전략으로 농업분야에 도전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봐요”

제주커피수목원 위치도
제주커피수목원 위치도©daum

제주커피수목원은 서귀포시안덕면사계리3136이다.

연락처 ☏064-794-5554, 홈페이지 www.coffeediet.co.kr, 이메일 ykimceo@naver.co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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