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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갈 길 먼 제주의병항쟁 ‘독립 영웅’ 찾기
아직도 갈 길 먼 제주의병항쟁 ‘독립 영웅’ 찾기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3.01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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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 의병운동 참여 15인 중 독립유공자 인정 5명 뿐
제99주년 3.1절에 건국훈장 추서된 故 김문우 선생의 의미
제주의병항쟁 예상 진격로. ⓒ 제주항일운동연구소
제주의병항쟁 예상 진격로. ⓒ 제주항일운동연구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사라져야 합니다”

지난해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보훈의 기틀을 완전히 새롭게 세우겠다면서 강조한 발언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친일 부역자와 독립운동가의 처지가 해방 후에도 달라지지 않더라’는 경험이 불의와의 타협을 정당화하는 왜곡된 가치관을 만들었다면서 “대한민국 보훈의 기틀을 완전히 새롭게 세우고자 한다”고 밝혔다.

바로 그런 맥락에서 이번 제99주년 3.1절 기념식에서 故 김문우 선생(1882~1956)에게 추서된 건국훈장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

제주시 이도리(현 제주시 이도2동)에서 태어난 故 김문우 선생은 1909년 의병장 고사훈과 함께 3월 3일을 거사일로 정해 격문과 통고문을 돌리면서 의병 20명, 장정 300여명 등 지역 주민들을 규합해 항쟁하다 검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이 헤이그 특사 파견을 구실로 고종을 강제 퇴위시키고 군대를 해산한 데 반발하면서 들고 일어난 제주의병항쟁에 故 김문우 선생이 참여한 것으로 인정돼 이번에 건국훈장을 받은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보훈청이 내놓은 보도자료에 소개된 내용이다. 

하지만 정작 제주의병항쟁은 아직까지도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항쟁에 참여했던 주요 인물 중 지금까지 독립운동가로 인정받은 사람은 의병장 고승천(고사훈), 김석명, 김재형, 김만석 선생과 故 김문우 선생을 포함한 5명 뿐이다.

특히 당시 일본 경찰로 근무하다가 면직을 당한 대정 영락리 출신 고후삼이라는 인물의 경우 호남 의병을 인솔, 제주의병항쟁에 합류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아직 후손들이 나타나지 않아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제주의병항쟁의 규모는 제주보훈청이 파악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의병 60명, 장정 500여명을 포함해 최대 2000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항쟁이었던 것으로 최근 논문(‘韓末 濟州義兵抗爭의 전개와 성격’(김황재))을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제주의병항쟁은 지역 내 민중운동의 뿌리가 항일운동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전국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드문 사례다.

故 김문우 선생의 건국훈장 추서를 계기로 숨은 ‘독립 영웅’을 찾아내고 제주의병항쟁의 가치를 찾는 일이야말로 독립을 쟁취해낸 이들의 후손들로서 모두 발벗고 나서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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