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사업은 널렸는데 왜 미국 자료 찾는 일은 없나”
“4·3사업은 널렸는데 왜 미국 자료 찾는 일은 없나”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8.03.28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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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4·3 70주년 관련 사업비 160억에 대한 단상
일회성 행사 상당수…제주4·3 들여다볼 자료 찾기 부족
​​​​​​​“4·3에 바른 이름을 달아주려면 자료 찾기 예산 투입해야”
올해 4.3 70주년. 다양한 행사가 열리지만 가장 중요한 미국 관련 자료 수합은 빠져 있고, 대부분은 1회성 행사에 그치고 있다. 미디어제주
올해 4.3 70주년. 다양한 행사가 열리지만 가장 중요한 미국 관련 자료 수합은 빠져 있고, 대부분은 1회성 행사에 그치고 있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1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바로 4·3이다. 특히 올해는 70주년이다. 그럼에도 4·3을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올해는 그런 이들에게 4·3을 제대로 이해시키는 다양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제주도는 올해를 ‘4·3 70주년 제주 방문의 해’로 정했다. 4·3을 알리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그런 의지를 드러내는데 필요한 건 돈이다. 세상에 돈 없이 되지 않는 것도 없기 때문일테다.

올해 4·3 70주년 제주 방문의 해 추진에 들어가는 예산은 공식적으로만 160억원을 넘는다. 지난해말 기준이기에 올해 사업비는 이보다는 더 많다. 눈에 보이지 않는 돈도 있으니까.

사업 또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160억원을 쓰기 위해 5대 분야 135개 사업이 진행된다. 4·3 관련 추모위령 사업은 기본 사업이기에 당연히 들어가 있다. 그야말로 널려 있다. 너무 널려 있다. 실행계획에 들어가지 않는 4·3 사업을 포함하면 얼마나 많은 사업인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4·3 70주년이기에 다양한 사업을 해야 한다는 건 이해한다. 문제는 중복되는 사업들이 부지기수이다. 기획전시 사업은 미술인협회에서도 하고 제주도립미술관에서도, 제주4·3평화재단에서도 한다. 평화캠프와 아카데미도 널렸고, 역사탐방도 여기저기 단체에서 하고 있다.

다크투어리즘 개발 사업도 있다. 도청에서 진행하는 사업엔 1억원, 사단법인에서 진행하는 여행상품 개발사업엔 2억원이 들어간다. 같은 사업인데 왜 따로 하는지 알 수 없다.

마치 돈을 놓고 여기저기에다 돈을 나눠주는 느낌이다. “4·3이라는 게 있다”고 알리는 데만 너무 주력하는 건 아닌지 아쉬움이다. 돈이 있기에 너나 할 것 없이 달려드는 그런 모양새라서 너무 씁쓸하다.

올해 4·3을 꺼내면서 하는 얘기들이 있다. 바로 ‘정명(正名)’이다. 4·3에 대한 바른 이름을 달아줘야 하는 사명감이 있다. 폭동에서 사건으로 불린 게 4·3이다. 폭동이라는 단어는 4·3에서 떼긴 했으나 공식 이름엔 여전히 ‘사건’으로 불리는 현실이다. 때문에 ‘사건’이 싫다 해서 숫자로 ‘4·3’만을 부르기도 한다. 대체 4·3의 진짜 이름은 뭘까. 제주민중이 주체가 된 투쟁이라는 의미에서 ‘항쟁’을 붙이기도 한다. 올해는 항쟁이라는 단어가 어느 때보다 자주 등장한다.

항쟁이라는 이름을 부르기 위해서는 우리가 할 일이 있다. 단순히 1회성 행사만 나열하는 걸로는 부족하다. 자료를 찾아야 한다. 4·3을 전후로 한 제주도는 세계사의 한 중심에 있었다. 분단의 이데올로기가 있고, 미군정이라는 상황이 맞물려 있다. 여기에다 한국전쟁까지 끼어들어 있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 제주도민들은 과연 어떻게 난국을 타개했을까. 답은 4·3이지만 그 주변 환경을 써내려간 자료를 찾는 게 급선무다.

160억원이 넘는 돈 가운데 그런 자료를 찾는 일엔 얼마나 썼나. 단 한 푼도 없다. 미국은 4·3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데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 상주하며 관련 자료를 찾는 노력을 해보았는가. 분명이 관련 기록은 남아 있을텐데, 그런 작업엔 왜 소홀한지 모르겠다.

올해 4·3 70주년은 한 번 하면 끝나는 행사가 너무 많다는 게 아쉽다. 그 돈이면 미국에 장기 거주하며 자료라도 찾을 수 있을텐데 말이다. 4·3에 제 이름을 달아주려면 응당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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