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에 우정훈 <산방산과 나의 뇌> 선정
5월 15일부터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 갤러리 內 전시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도 최초로 열린 에이블아트(Able Art) 공모전, <제1회 장애인 미술공모전>의 심사가 지난 24일 제주장애인문화예술센터 사무국에서 진행됐다.
<제1회 장애인 미술공모전>은 제주 돌문화공원 민·관총괄기획단과 이마고 미술치료연구소가 공동주최하고, 제주장애인문화예술센터가 주관한 행사로 제주도내 장애인들의 미술적 창조성과 숨은 재능을 발굴하는데 의의를 두고 기획됐다.
심사는 서양화가 양광자, 돌설치미술가 하석홍, 조각가 겸 문화기획자 박진희 총 3인이 맡았다.
심사의 초점은 다른 미술공모전과는 달리 장애인 미술의 특성을 고려해 ‘다름’과 ‘독특함’의 조형적 언어와 표현력에 중점을 뒀다.
대상작은 심사위원 3인의 만장일치로 우정훈(뇌병변 3급, 41세) 씨의 공모작 <산방산과 나의 뇌>가 선정돼 그 작품성과 표현력의 우수함을 인정받았다.
대상을 수상한 우정훈 씨는 "산방산을 보며 자란 나는 뇌를 자연에 바쳤다. 치유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술도 끊었다"라는 말로 작품을 부연했다.
최우수상은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하고자 하는 열망을 그려낸 최은주(지체장애 1급, 46세) 씨가 받았다. 더이상의 상처를 거부한다는 그녀의 메시지는 그림 속 자물쇠로 나타나 있다.
우수상을 수상한 조영란(뇌병변 3급, 46세) 씨는 메마르고 거칠지만 살아남아 잎을 내는 나무들의 생명력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장려상을 받은 임혜성(뇌병변1급, 38세) 씨는 "밤마다 상상을 해요. 열기구를 타고 파란 하늘을 날아다니는 상상을요. 내가 좋아하는 햄버거도 볶음밥도 같이 날아다녀요"라며 작품에 담긴 세계관을 소개했다.
또다른 장려상 수상자 부정훈(뇌병변 2급, 32세) 씨는 제주의 평범한 돌을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그려냈다. 그는 "제주도 가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요. 바로 제주도의 산과 들에 굴러다니는 돌입니다"라며 작품에 담백한 소개글을 덧붙였다.
최우수상 및 우수상 등의 수상작은 왕성하게 활동 중인 국내 에이블 아티스트의 작품과 함께 제주돌문화공원 內 오백장군 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5월 15일에는 에이블아트 전시 오픈식과 함께 시상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에이블아트는 일본에서 처음 쓰기 시작해 현재 ‘장애인 예술활동’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된 용어다. 장애인도 예술활동을 할 수 있으며, 훌륭한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긍정을 내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