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02:42 (토)
“원희룡 지사님, ‘제주의 관로가 꺼지는 꿈’이 무슨 뜻입니까?”
“원희룡 지사님, ‘제주의 관로가 꺼지는 꿈’이 무슨 뜻입니까?”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6.25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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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25일 공약실천위원회 발언의 뜻을 묻기 위해 띄우는 공개편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님께.

안녕하십니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입니다. 가끔 만나뵙는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그리고 기자회견장에서 여쭤봐도 되는 일이지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가늠할 수 없어 이렇게 공개편지를 쓰게 된 점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이렇게 편지를 쓰는 이유는 오늘(25일) 오후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 ‘도민화합공약실천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사님께서 하신 말씀 때문입니다.

일단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날 다른 취재 일정이 있어 이 행사에 직접 가보지 못했습니다. 지사님 발언 내용을 처음 접한 것도 도 정책기획관실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서였습니다.

오늘 회의가 민선 7기 제주도정의 큰 그림을 그려낼 공약실천위원회 첫 회의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였는데 직접 회의에 참석해서 얘기를 듣지 못한 데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원희룡 지사가 25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 공약실천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원희룡 지사가 25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 공약실천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오늘 지사님께서는 선거운동기간 중 수차례 강조하셨던 ‘제주가 커지는 꿈’에 대한 얘기를 설명해주셨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지사님께서 말씀하시는 ‘제주가 커지는 꿈’이 뭘까 궁금했던 터라 보도자료에 적힌 내용을 꼼꼼히 읽어봤습니다.

처음 언론에 배포된 보도자료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 지사님은 “제주가 커지는 꿈은 제주의 행복이 커지는 꿈, 그리고 제주의 관로가 꺼지는 꿈으로 우리 도민들의 많은 희망사항과 제주 발전을 위한 과제들을 담고자 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도청 담당 부서에서는 한 시간만에 수정한 보도자료를 다시 배포했습니다. ‘최종 업데이트 자료로 확인해달라’는 문자 메시지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수정된 보도자료에는 지사님이 “제주가 커지는 꿈은 제주의 행복이 커지는 꿈으로 우리 도민들의 많은 희망사항과 제주 발전을 위한 과제들을 담고자 했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수정돼 있었습니다.

이 편지 글의 제목에 쓴 ‘제주의 관로가 꺼지는 꿈’이라고 말씀하신 부분이 삭제된 것입니다.

제가 정확한 발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SNS를 통해 공개된 라이브 영상을 다시 들은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직접 영상을 통해 지사님의 발언 내용을 확인한 결과, 처음 보도자료에 적혀 있는 ‘제주의 관로가 꺼지는 꿈’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제주가 커지는 꿈’이 제주를 양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취지가 아니라는 설명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문제는 지사님께서 말씀하신 ‘관로’가 대체 무엇인지, 그리고 ‘관로가 꺼지는’이라는 표현은 무슨 뜻인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보도자료를 수정해서 배포했다는 담당 부서에서도 그 뜻을 모른다고 하니 저만 지사님이 말씀하신 발언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니더군요.

다시 정확한 발언 내용을 듣기 위해 이어폰을 귀에 꽂고 들어보려고 했더니 그 사이에 SNS에 공개돼있던 그 영상은 삭제돼 있었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의 서문을 보면 세종이 표기 수단을 갖지 못한 백성들에게 표기수단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훈민정음을 창제했다고 훈민정음 창제 목적이 분명히 명시돼 있습니다.

지사님께서 오늘 하신 이 말씀이 아무런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은 것은 결코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오늘 전체회의 자리는 지사님께서 선거운동 기간 중 발표한 공약을 구체화시켜나기 위한 첫 회의로 그만큼 큰 의미를 갖는 자리였기에 지사님의 발언의 무게가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여쭙습니다. 지사님이 말씀하신 ‘제주의 관로가 꺼지는 꿈’은 대체 무슨 뜻입니까? 그리고 저 뿐만 아니라 공무원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이 표현으로 설명하고자 하셨던 ‘제주가 커지는 꿈’은 어떤 것인가요?

개인적으로 궁금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지사님께서 선거운동 기간 때부터 여러 차례 말씀하셨던 ‘제주가 커지는 꿈’이 무엇인지 도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해 드려야 한다는 직업적인 사명감 때문이기도 합니다.

도민들을 대신해 공개편지를 통해 여쭙는 것인 만큼 멀지 않은 시기에 그 뜻을 풀어 쉽게 설명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통일염원 70년 유월 스무닷새날에 홍석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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