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단체 대화는 자칫 예총과 민예총만 하는 것 아닌가”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한 공청회 개최 등 5개 요구안도 제시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옛 아카데미극장 건물(재밋섬) 매입을 두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특별자치도는 건물 매입 절차를 직접 확인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제 식구 감싸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단법인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 탐라문화광장협의회, 제주독립영화협회, 사단법인 제주관광진흥회, 서귀포예술섬대학 등 5개 단체는 23일자 성명서를 통해 이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5개 단체는 “문제가 터지자 제주도정은 옛 아카데미극장 건물의 중도금 지급을 중단하고, 자체적으로 살펴보겠다고 했다.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자칫 잘못한 사람들의 제 식구 감싸기식의 처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냈다.
5개 단체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일처리의 오류가 아니다. 일개 재단법인이 제주도정을 농락한 행위이며, 예술의 섬을 외치며 문화를 알아가는 문화인 제주도민을 우롱한 반문화적 행위이다”면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감사기관에서 먼저 심사 절차를 진행하는 게 순리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5개 단체는 제주도정이 추진한다는 문화예술인과의 대화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5개 단체는 “제주도는 건물 매입을 직접 챙긴다면서 ‘예총과 민예총 등’ 문화예술인과의 대화를 제시했다. 자칫 예총과 민예총과의 대화만 하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이다”며 “문화를 사랑하는 제주도민들은 ‘예총과 민예총 등’에서처럼 ‘등’이 아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제주도민이 더 우선이어야 한다”고 문화를 바라보는 제주도의 시각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했다.
5개 단체는 이날 성명서에서 5개 사항도 함께 요구했다.
다음은 5개 단체가 제시한 5개 사항.
1. 건물 매입 계약 처리에 대한 절차 위반사항 등을 감사기관에서 우선적 처리하도록 해라.
2. 원도심과 인근 지역 주민 등을 포함한 제주도민 공청회를 먼저 열어라.
3. 예술공간 이아(제주시 삼도2동 소재) 시설에 가칭 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와 새로 건물을 매입해서 만들어야 되는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제시하라.
4.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이경용 문화관광체육위원장이 지적한 법적 절차의 문제 중 재무회계규칙 제21조(예산집행품의)에 따르면 실국장이 전결 처리할 수 있는 범위는 추정금액 10억 원 미만의 공사 또는 토지 매입, 5억 원 미만의 제조·용역이다. 또 물건 매입, 2억 원 미만의 집행에 관한 사항과 조달물자 구매 및 징수교부금 교부에 관한 사항으로 한정돼 있음을 볼 때 제주도 담당 국장은 월권행위를 한 것이 된다. 그러므로 해당 공무원은 이번 사건 업무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한다.
5. 옛 아카데미극장 건물 매입보다는 약 565억 원의 혈세를 투입해 만들어 놓은 탐라문화광장 활성화를 위한 불법 성매매 근절과 노숙자, 주취자 정리 사업에 투입하여 도민과 관광객이 안전하게 찾고 어우러질 수 있는 광장 이용환경 조성으로 원도심 활성에 주력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