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에겐 익숙한 동굴 '칠낭궤',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누락 이유는?"
주민에겐 익숙한 동굴 '칠낭궤',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누락 이유는?"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0.04.29 14: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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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2차 동굴·숨골조사 결과 발표
마을 주민의 놀이터였던 동굴 '칠낭궤' 및 숨골 75곳 추가 공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누락된 동굴 및 숨골, "추가 조사 필요해"
4월 29일 성산읍 수산리에 위치한 동굴 '칠낭궤' 앞에서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국토부와 제주도에 "동굴, 숨골 공동조사 요구안을 즉각 수용하라"면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국토부가 2019년 6월 발표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이하 ‘평가서’) 초안에 포함되지 않은 숨골이 추가로 발견되고, 제2공항 예정지 인근에 있는 오랜 동굴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제주도, 국토부와의 공동 추가 조사를 요구했다.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이하 ‘비상도민회의’)는 4월 29일 오전 11시, 성산읍 수산리에 위치한 동굴 ‘칠낭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것이 제2공항 예정지에서 약 250m 떨어진 거대 동굴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특히 비상도민회의는 ‘칠낭궤’가 수산리의 오랜 주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동굴이라며, 이처럼 지역에서 유명한 거대 동굴이 국토부 평가서 초안에 누락된 점을 지적했다.

‘칠낭궤’는 ‘옻나무(칠낭)가 자라는 궤(바위굴)’를 의미한다. 예로부터 옻나무가 많았던 지역 특성상 붙은 이름이다.

동굴 '칠낭궤'를 위에서 바라본 모습. 보이는 흙더미 아래로 더 깊은 동굴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산에서 47년여 년을 거주했다는 전 수산1리 청년회장 오재일(47) 씨는 ‘칠낭궤’를 바라보며, “어릴 적 이곳은 나무가 우거진 숲이었다”면서 “나무에 밧줄을 매고 동굴 입구까지 내려가 동굴 안에서 숨바꼭질을 했던 기억이 있다”라고 회상했다.

또 그는 “이런 동굴이 수산리에 많다”면서 “내가 아는 것만 해도 6군데”라고 덧붙였다.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발견한 동굴 '칠낭궤' 내부 모습. 지역 주민에게는 익숙한 지명이다.

이날 자리에서는 작년 7~8월 약 한 달여 기간 비상도민회의가 환경 단체와 함께 진행한 숨골 조사 이후, 올해 4월 추가로 진행된 조사 결과 발표도 있었다.

비상도민회의에 따르면, 올해 4월 11일부터 4월 15일까지 진행한 제2공항 예정지 동굴·숨골조사에서 발견된 숨골은 75곳이다. 이로써 비상도민회의가 1, 2차 조사에서 발견한 숨골은 총 136곳이 됐다.

5일여 짧은 기간 조사에서 75곳 많은 숨골을 발견할 수 있었던 이유로 비상도민회의 홍영철 환경조사특별위원장은 “작년에는 수풀이 우거져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올해는 시기적으로 숨골을 찾는 데 쉬운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알렸다.

여름철 나무와 수풀이 우거진 시기에 진행된 작년과 달리, 이번에는 본격적인 봄이 오기 전에 조사가 이뤄져 숨골 발견이 용이했다는 것이다.

한편, 국토부가 제시한 평가서 초안에는 8개의 숨골이 제시되어 있다.

이에 대해 비상도민회의는 “국토부가 제시한 좌표를 찾아가서 조사했을 때, 조사업체에서 말하는 크기의 구멍을 가진 숨골은 발견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는 작년 동굴지질을 조사한 업체 관계자가 숨골의 정의를 ‘구멍이 송아지가 빠질 정도의 크기라야 인정될 수 있다’라고 언급했던 것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주장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홍영철 위원장은 한국지질학회지에 등재된 제주 숨골 유형을 제시했다. 한국지질학회지에서 제주 숨골 유형 중 가장 다수로 ‘상부가 토양으로 덮인 숨골’을 꼽고 있는데 갯수만 해도 316개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 위원장은 "한국지질학회지에서는 크기가 아주 크지 않더라도, 물을 지하로 흘려보내는 지하수 함양 기능이 있다면, ‘숨골’로 분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도민회의 홍영철 환경조사특별위원장이 '칠낭궤' 앞에서 제2차 동굴 및 숨골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칠낭궤' 현장 회견 이후에는, 비상도민회의가 발견한 숨골 현장에서 추가 브리핑이 이어졌다.

현장의 숨골은 칠낭궤에서 약 2.8km 떨어진 제2공항 예정지 부근이다. 제2공항이 생기면 사라질 숨골로, 성인 남자 주먹만 한 구멍을 드러내고 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곳에서 약 1000L의 물을 흘려보내는 시연으로 숨골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숨골을 통해 지하로 흐른 빗물은 화강암의 구멍으로 깨끗하게 걸러져 지하수가 된다.

이에 대해 비상도민회의는 “(조사)기간이 (좀 더 길게) 있었다면, (숨골과 동굴이) 좀 더 발견됐을 것”이라며 특히 숨골의 경우 “거의 밭마다 하나씩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칠낭궤에서 약 2.8km 떨어진 제2공항 예정지에 있는 숨골의 모습. 밭 하나를 두고 총 세 개의 숨골이 있었다.

또 홍 위원장은 숨골을 쉽게 찾는 방법으로 비가 내릴 때 물이 흐르는 방향을 보면 된다고 말했다. 빗물이 흐른 흔적을 따라가면 숨골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홍 위원장은 이러한 숨골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두 가지 들었다. 하나는 앞서 언급한 지하수 함양, 두 번째는 빗물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해 제2공항 지하에 고일 경우. 공항 예정지보다 지대가 높은 지역의 밭은 농사가 불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비상도민회의 강원보 신산리장은 평가서 초안에 상당수의 동굴과 숨골이 누락된 점을 들며 “요식행위로 환경영향평가를 통과시키려는 국토부의 의도”라고 비판했다.

또 강 이장은 “숨골 인근에 있는 생태연못에는 미꾸라지, 맹꽁이, 선어” 등이 살고 있다면서, “이러한 숲들이 공항 건설로 인해 한순간에 없어지는 현장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강 이장은 “도민의 의견이 공항 건설에 반영되어 (제2공항) 건설이 끝장날 수 있도록 열심히 싸우도록 하겠다”면서 국토부와 제주도에 “제2공항 예정지에 대한 추가 환경 조사를 비상도민회의와 함께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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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웃는다 2020-04-30 15:06:34
제주 서부 한림 박원철이가 제주도의회 갈등 해소 위원장이다. 처음 서부 한림 쪽에 제2공항 착공한다는 소문으로 한림읍 땅값이 폭등했다. 그때는 박원철이가 환경 파괴 이야기 안 했다.

아마 내일이라도 서부 한림읍에 공항 착공한다고 하면, 제주도에는 아무런 갈등이 없다고 바로 공항 착공한다고 하겠지.

갑자기 소문과 달리 제주도에서 가장 낙후되고 힘 없는 제주 동부 쪽에 제2 공항 착공한다고 하니, 환경 파괴라고 한다.

서부 땅값 떨어진다는 소문이 벌써 돌고 있다. 박원철이가 찬성하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