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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공서마다 내걸린 새마을기, 언제까지 펄럭이게 둘 건가
관공서마다 내걸린 새마을기, 언제까지 펄럭이게 둘 건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1.06.02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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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 4.3 추모, 유네스코 3관왕 이미지 활용 등 검토 필요
제주특별자치도 도청 청사 국기 게양대에 태극기와 함께 나란히 새마을기가 걸려 있는 모습. ⓒ 미디어제주
제주특별자치도 도청 청사 국기 게양대에 태극기와 함께 나란히 새마을기가 걸려 있는 모습.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새벽 종이 울렸네 / 새 아침이 밝았네 / 너도 나도 일어나 / 새마을을 가꾸세 /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 초가집도 없애고 / 마을길도 넓히고 … (후략)”

대한민국 제7‧8‧9대 대통령을 지냈던 박정희씨가 직접 작사‧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새마을 노래’다.

이 노래는 대한민국 최초의 실내체육관으로 지어진 장충체육관에서 지난 1972년 10월 처음으로 불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에 지어진 장충체육관은 어린 시절 ‘박치기’로 유명했던 김일 선수의 레슬링 경기를 TV 생중계로 봤던 기억이 아련히 남아 있다.

이 장충체육관이 지어질 때만 해도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였다. 당시 우리보다 선진국이었던 필리핀의 지원을 받아 장충체육관이 완공됐다는 데서도 당시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필자가 뜬금없이 새마을 노래와 장충체육관에 대한 기억을 소환한 이유는 여전히 제주도청을 비롯한 관공서마다 펄럭이고 있는 새마을기 때문이다.

필자의 새마을 운동에 대한 강렬한 기억은 박정희에 이어 12.12 쿠데타를 일으켜 5.18 광주항쟁을 짓밟고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의 동생 전경환 전 새마을중앙본부 총회장의 비리에 꽂혀 있다.

물론 전경환의 비리가 밝혀지면서 처벌된 후 새마을운동은 지역 봉사단체로 거듭났지만, 과거 군부독재 시절 관변단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는 여전히 지워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새마을운동을 상징하는 새마을기는 여전히 관공서마다 태극기와 함께 나란히 걸려 있는 곳이 많다.

제주특별자치도 도청 청사만 해도 한가운데 걸린 태극기의 좌우로 제주도기와 새마을기가 함께 게양돼 있다.

지난 1994년 대통령 행정쇄신위원회의 결정으로 의무적 게양이 아닌 ‘자율 게양’으로 변경된 후 새마을기 상시 게양을 중단하는 자치단체가 속속 생겨나고 있음에도 새마을기는 여전히 제주도청 청사 내 국기 게양대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1995년 서울시에서 가장 먼저 새마을기 상시 게양이 중단됐고, 2017년 광주에 이어 지난해부터 경기도도 상시 게양을 중단한 상태다.

경기도의 경우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성남시가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부터 국기 게양대에 세월호기를 내걸면서 새마을기를 내린 바 있다.

이후 2018년 이 지사가 취임한 후 새마을기 상시 게양 중단을 검토했으나 새마을단체의 반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다가 세월호 참사 추모기간이나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한 행사 기간에 새마을기 대신 세월호기, 올림픽기, 한반도기를 일시 게양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제안하자면 제주도의 경우 새마을기를 국기게양대에 상시 게양하는 대신 4.3 추념 기간에 4.3을 상징하는 의미로 추모의 깃발을 제작해 거는 등의 방법으로 시기별로 중요한 행사의 의미를 담은 깃발을 번갈아가면서 게양하는 방안을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어차피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관련 지침이 변경된 만큼 제주의 특성에 맞게 운영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새마을 운동이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냈다는 점을 애써 부인하고 지워버리려는 것이 아니라, 4.3에 대한 기억을 잊지 않고 되새기도록 한다는 의미와 함께 제주가 내세우고 있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비롯한 유네스코 3관왕 등의 이미지를 널리 알리는 데 활용한다면 훨씬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취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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