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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력에 좌우되는 학습 자존감, 가정은 독해력 구축의 출발점
독해력에 좌우되는 학습 자존감, 가정은 독해력 구축의 출발점
  • 미디어제주
  • 승인 2021.06.0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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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아의 독서 칼럼] <1>

# 책은 생명의 자원이다

초여름 담벼락에 뒤엉켜 향기를 내뿜는 인동초, 어디서든 뿌리내려 미소를 보내주는 쑥부쟁이... 바쁜 일상을 뒤에 두고 잠시 고개만 돌려도 웃음이 나온다. 생명은 세상의 말 없는 선물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이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따뜻이 손을 내미는 햇살과 물, 바람이라는 가족이 보인다.

아이들도 그렇다. 아이들은 부모의 목소리로 세상의 소리를 처음 접하게 된다. 가정 문식성이라는 환경의 텃밭에서 가족이 품어주고 이끌어주는 손길에 따라 내면의 성장 폭은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독서능력 발달 이론가들은 출생부터 유아기까지의 이 시기를 독서의 싹이 돋아나는 ‘독서 맹아기’라고 한다, 그리고 독해의 단계에서는 무언가를 ‘들려줄’ 때 이해가 잘 되는 ‘듣기 독해기’라고도 한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책’이라는 생명의 자원을 처음 만나며, 이때부터 학습 자존감을 좌우하는 독해력의 싹을 틔운다.

 

# 최근 교육 현장의 화두는 독해력이다

펜데믹 상황으로 등교는 계속 미뤄지고 원격수업으로 대체되는 수업 현장을 볼 수 있다. 전국 초, 중, 고 교사 오만여 명을 설문한 교육부 발표 내용에 의하면,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의 차이가 확연히 벌어지고 있다고 79%의 교사들이 응답했다. 또 대부분 교사들이 답하기를, 독해력을 갖춘 아이는 성적에 흔들림이 없으나 그렇지 못한 아이는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교사들은 학습격차의 원인을 학생의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의 차이라고 했다.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은 스스로 읽고 이해하여 학습하는 능력, 즉 독해력을 갖춘 학습능력을 기반한다.

최근 방영된 EBS 프로그램 “당신의 문해력”에서도 우리나라 성인들의 실질적인 문해력이 심각할 정도로 낮으며, 중학생 2,400명을 대상으로 한 문해력 테스트에서도 10명 중 1명만이 자기주도 학습이 가능하다는 발표를 했다. 이는 성인만이 아니라 학업 과정에서의 학생들 역시 실질적인 문해력, 즉 독해력이 낮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독해력이 부족한 학생에게 학습 자존감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 독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고 학습하는 능력이다

학부모 대부분은 독해력을 내용 파악 능력이라고 한정해버리기도 한다. 진정한 독해력은 내용 파악 능력을 포함하여 깊이 읽기의 다양한 단계와 읽은 내용을 꺼내어 토의하고 정리하며 확장하는 단계까지 아우른다.

독해력은 단순히 의미나 주제 파악에서만 머무르지 않는다. 작가가 드러내거나 감춘 의도를 파악하는 추론 독해, 독자의 경험과 배경지식을 통해 사회적 맥락과 연결해 해석하는 비판 독해, 문제해결 방안을 탐구하는 창의 적용 독해까지 요구한다. 따라서 텍스트 한편의 내용과 분량은 같더라도 그 텍스트를 소화하는 독자에 의한 ‘독해력의 결과물’은 다르다. 그렇다면 개개인의 독해력은 어떻게 달라질까?

수년이 훌쩍 지난 도서관에서의 추억을 떠올려본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시지만 매일 영자신문을 읽던 백발의 할아버지와 나는 책을 매개체로 친구가 되었다. 어느 날 현기영 작가의 《순이 삼촌》을 읽으며 4.3문학을 연구하던 중이었는데, 옆자리에서 백발 할아버지가 말을 붙였다.

“자네 국문학도인가?” “현기영은 스케일이 참 방대한 작가이네” “순이 삼촌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네” “자네는 이 책을 어떻게 봤는가?” 백발 할아버지는 직접경험과 함께 현기영 작가의 주요 저서 그리고 4.3사건의 문헌 자료들을 섭렵한 분이셨다.

4.3사건과 관련한 다양한 텍스트들을 《순이 삼촌》과 연결해 독해의 폭을 넓혀 주셨다. 한두 권의 문학 작품으로 4.3사건을 독해하려 했던 부실한 준비도에 부끄러움을 느낀 날이었다.

 

# 독해력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학생들 역시 교과서에서 만난 4.3사건에 대한 독해력은 경험의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4.3 문학을 여러 권 접해본 학생 독자의 해석과 한 권도 읽어본 경험이 없는 학생이 교과서에 한 페이지로 설명된 4.3을 이해하는 독해의 폭은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이처럼 독해력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직·간접 경험의 덩어리를 스키마 즉, 배경지식이라고 한다. 이는 일부 과목만이 아니라 학생들이 만나는 모든 과목에서 적용된다. 이러한 배경지식의 힘은 다양한 과목의 학습을 받아들이는 초석이 된다.

 

# 학습자존감, 독해력에 달려있다

독해력은 학교생활에서의 실질적인 학업 활동을 가능케 하는 힘이다. 학교생활에서의 수행평가, 내신, 다양한 비교과 활동뿐만 아니라 대학 입시 및 사회 진출의 관문에서 두루두루 생명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독해력은 단순한 읽기 단계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부모나 독서지도사의 코칭을 통해 읽은 것을 꺼내 보는 독서 토의토론 활동과 다양한 독후활동이 수반되는 독서지도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배경지식과 다른 구성원의 생각을 융합하고 재구성하며 독해력을 더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생활을 좌우하는 독해력이야말로 학습자존감을 키우는 요체이다. 자존감은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고 긍정하는 마음의 자세이다. 학교생활에서 아이들은 주어진 과업을 해결할 수 있는 학습 두뇌가 뒷받침되었을 때 효능감을 느낀다. 자기주도 학습을 이끄는 독해력은 학습 두뇌를 더욱 자극하며 아이들의 학습자존감을 높여주는 열쇠가 된다.

 

# 독해력의 근간 독서습관, 가정에서 출발한다

독해력 확장 활동을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들에게 책 읽기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독서가 습관이 되어야 유·초등 시기부터 중·고등 단계까지 필요한 책을 언제든 읽고 토의하며, 필요한 때에 적절하게 꺼내어 적용할 수 있는 자기 주도적인 학습 자존감을 키워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유아기, 즉 듣기 독해기에서 키워진 생명력으로 저학년 아이들은 가정 문식성에서 “책이 정말 재밌어요! 좋아요! 친구 같아요”라는 마음을 체화한다.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책은 친구가 될 수도 있지만, 때에 따라서는 부모의 욕심으로 제일 하기 싫은 숙제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책이 좋다는 말은 책 읽는 습관이 잡혔다는 말이다.

습관은 자기도 모르게 그 일을 매일 하게 되는 몸에 밴 상태를 말한다. 부모가 책 읽기를 교육하는 방식에 따라 아이들 또한 달라진다.

저학년부터 많은 양을 읽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비문학 배경지식 전집을 규칙적으로 매일 읽게 하는 아이에게는 책 읽기가 즐거운 대상이 될 수 없다. 이는 자율적인 독서 습관이 형성될 수 없음을 뜻한다. 그렇다면 가정에서의 독서 습관은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 다음 편 ‘온 가족 맛있는 책 읽기’에서 그 해법을 풀어보기로 하겠다.

“저절로 책을 좋아하게 되는 아이는 거의 없다. 누군가는 아이를 매혹적인 이야기의 세계로 끌어 들어야 한다”라는 오빌 프레스콧의 말은 독서 습관에 있어 길잡이의 역할을 강조한 경험적 선언이라 할 수 있다. 20여 년 이상 독서 지도를 했던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수많은 아이는 어머니 또는 아버지의 노력에서 책을 좋아하는 습관이 생겼다. 생명의 말 없는 선물처럼 우리 아이들은 가정 문식성에서 가족의 따뜻한 자양분을 먹고 무럭무럭 자란다.

학습 자존감은 독해력에 달려있다, 강조컨대, 독해력은 가정에서 출발한다. 가정에서 만들어주는 독서 습관에 따라 아이들은 책에 대한 맛을 각기 다른 색깔로 내면화한다. 이후 아이들은 학령기, 성인기 등의 생애주기를 맞이하면서 다양한 인생 로드맵을 그려나간다. 그 길에 ‘책이 정말 좋아요’라는 독서 습관이 자연스럽게 배길 바라는 마음은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송미아 .....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제주지부장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평생교육원 독서지도사양성과정 전문강사

강의 과목 아동발달과 독서지도’, 상담과 독서
유치, 초등, 중등 교육기관 독서지도 부모교육 강사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석사논문
소그룹과 가정에서의 독서지도를 통한 독서습관의 형성 방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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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잼 2021-07-07 16:43:26
독해력은 가정에서부터 새싹을 틔워나가는 것이라는 말씀 너무도 공감합니다. 어린시절에 책읽는 습관이 중요하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는 많은 부모님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전문가가 필요하겠죠? 제 유년 시절로 돌아보면 형제들이 나란히 책상에 앉아 마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엄석대가 관리하는 교실에서 수업받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등에서 식은땀이 주르륵 눈앞의 글들이 도망쳐대는데 독하게 부릅뜨고 읽어도 독해가 안되더라고요. 그러니 자연스레 재미가 반감됐었는데 그때 좀 더 즐겁고 맛있는 책읽기였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이다은 2021-06-10 15:05:37
독해력이 학교 생활뿐만 아니라 직장 생활에서도 힘을 발휘한다는 말이 공감되네요! 끊임 없이 읽고 독해력을 키워야 하는 것 같아요. 독서 습관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깨닫고 갑니다~ 다음 편도 기대하겠습니다^^

곰서 2021-06-09 22:33:55
독서를 잘 못하지만 이번기회에 독서의 중요성을 알고 노력하겠습니다

홍성희 2021-06-09 21:20:04
스마트 폰 게임과 유튜브만 보는 아이들이 너무 안타깝네요~
책 읽는 재미와 기쁨을 알도록 해주고 싶어요~~

미쉘린 2021-06-09 10:50:03
독서의 필요성을 다시 일깨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