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법원 ‘억대 사기’ 30대 엄마에 “아이 위해서라도 살라” 충고
제주법원 ‘억대 사기’ 30대 엄마에 “아이 위해서라도 살라” 충고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06.1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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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아이들 키우며 우울증 치료 ‘수차례 극단적 시도’도
재판부 10일 첫 재판 “괴롭다고 세상 등지면 죄 짓는 것”
변제·합의 등 감안…오는 8월 12일 오후 2차 공판 예고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법원 재판부가 ‘돌려막기’ 방식으로 수억대 사기 행각을 벌인 30대 여성에게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삶을 살아갈 것을 주문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는 1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38·여)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27일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은 박모(51)씨에 대한 항소심 두 번째 공판이 열린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 ©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1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38·여)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 ©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A씨는 남편이 운영하는 골프매장을 손님으로 찾은 B씨에게 “명품가방을 경매로 낙찰 받아 수입하면 수익금의 10%를 지급하겠다”고 하며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8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7월까지 약 2년 동안 편취한 금액만 7억5000여만원에 이른다.

A씨는 또 알고 지낸 C씨에게 명품가방 또는 명품구두 등을 수입, 판매해 수익금을 나눠주겠다고 제안하고 2019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1억1000여만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도 있다. A씨는 그러나 명품가방 인터넷 경매 등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주변 사람들을 대상으로 돈을 빌리고 갚는 ‘돌려막기’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가 우울증 치료를 받으며 병원 입·퇴원을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과도 이혼했고 아이들을 키우며 수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변호인은 피해 금액의 상당 부분을 변제했고 남아있는 부분도 수습 중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돌려막기가 결국엔 파탄에 이르게 되는 것”이라며 “피고인(A씨)의 책임이고 수습도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키우는데 피고인이 괴롭다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면 남은 아이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이야기했다.

재판부는 “지금까지의 죄는 남한테 지은 것이다. 아이들한테까지 죄를 지으면 안 되지 않겠느냐”며 “다시 털고 일어서서 살아야 한다. 약속할 수 있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A씨는 재판부의 말에 “예”라고 짧게 답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재판부는 A씨의 피해 변제 및 합의 등을 감안, 2차 공판 기일을 두 달 뒤인 오는 8월 12일 오후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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