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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지 산모도 살리고 건강한 아이도 낳고”
“심정지 산모도 살리고 건강한 아이도 낳고”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1.07.14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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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병원, 심정지 산모 만삭 출산…국내 첫 사례
심정지를 이겨내고 출산한 아이를 안고 있는 산모(왼쪽)와 제주대병원 산부인과 김리나 교수. ⓒ제주대병원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제주대학교병원이 임신 6개월 때 심정지가 왔던 산모도 살려내고 만삭 출산에도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국내 처음이다.

제주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6월 16일 산부인과 김리나 교수의 집도 하에 2.55kg의 건강한 남아를 출산했다.

산모는 43세로 임신 6개월 때 갑자기 심정지가 생기며 쓰러졌다. 목격자의 신속한 신고로 119 구급대원들의 제세동기를 이용한 전문소생술이 이뤄졌고, 응급실 도착 전 심장은 자발순환회복(return of spontaneous circulation, ROSC)이 되었으나 심장기능은 정상 기준의 절반 이하였다. 부정맥도 계속 관찰되며 산모와 태아의 생존을 안심할 수 없었다.

산모는 제주대병원 산부인과, 심장내과의 지속적인 관찰과 치료를 받으며 회복하다가도 자궁조기수축이 생기고 조기분만의 우려도 있어 입·퇴원을 반복했다. 특히 산모는 치료에 대한 의지가 남달랐고, 조심스럽게 만삭 출산을 계획했다고 제주대병원측은 밝혔다.

남아를 출산한 산모는 산부인과와 심장내과의 외래를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으며, 산모의 심장 질환에 대한 정밀한 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며, 아기 역시 후유증 없이 잘 커가고 있다.

수술을 담당했던 산부인과 김리나 교수는 “임신 중 심정지는 매우 드물고, 예측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발생 시에는 산모와 태아의 생명에 직결되는 중요한 위험인자가 된다”며 “급박하고 모두가 긴장했던 그 순간, 구급대원과 의료진들이 함께 한마음으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했고, 산모의 간절한 마음이 더해져 아름다운 성공이 가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미국과 영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임신 중 심정지는 1만~2만 명의 산모 중에 한 명으로 매우 드문 일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임신 중 심정지 환자에 대해 보고된 케이스는 두 건으로 결과는 좋지 않았다. 각각 임신 8개월과 임신 9개월의 산모였으며, 심폐소생술과 동시에 제왕절개술이 시행되었으나, 두 산모와 8개월에 태어난 아기는 사망했고, 9개월에 태어난 아기는 저산소허혈뇌병증 진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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