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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요도시에 기념비 건립, 4.3의 메시지 똑똑히 전할 것”
“미국 주요도시에 기념비 건립, 4.3의 메시지 똑똑히 전할 것”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1.07.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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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연 재미 제주4.3기념사업회‧유가족회 회장 취임사 “미국 책임 물어야”
지난 16일 영상 회의를 통해 진행된 재미 제주4.3기념사업회 및 유족회 출범식 모습. /사진=줌(Zoom) 영상회의 갈무리
지난 16일 영상 회의를 통해 진행된 재미 제주4.3기념사업회 및 유족회 출범식 모습. /사진=줌(Zoom) 영상회의 갈무리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미국 주요도시에 4.3 기념비 건립을 추진, 4.3의 메시지를 똑똑히 전할 것입니다”

지난 16일 출범식을 갖고 공식 출범한 재미 제주4.3기념사업회 및 유족회의 양지연 회장이 취임사를 통해 이같은 다짐을 분명히 피력했다.

미국에서 ‘올해의 기자상’을 수상한 언론인으로서 초대 회장을 맡은 양수연 회장은 지난 16일 온라인 라이브 줌(Zoom) 회의로 진행된 출범식 행사에서 우선 “지난 7년여간 준비를 거쳐 드디어 오늘 (기념사업회가) 출범하게 돼 감격스럽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어느날 집에서 느닷없이 끌려가는 아버지를 마당에서 지켜보는 소년이 아침을 같이 먹었는데 오후에 아버지가 잔혹하게 죽임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어야 했던, 그리고 형제들이 끌려가 불법 재판을 받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자신의 아버지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가 사라진 섬, 어머니가 사라진 섬, 형제자매들이 사라진 섬, 아버지의 평생의 한과 서러움을 저도 물려받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제주를, 고국을 떠난지 오래 됐지만 이 머나먼 미국 땅에 와서도 우리 4.3 유족들은 4.3을 결코 잊지 못한다”면서 “피부 속에, 뼛속깊이 4.3의 피와 눈물이 각인돼 있기 때문”이라고 격정을 토해냈다.

‘4.3특별법 개정안 통과’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미국의 책임을 묻기까지 과정이 남아있음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그는 “4.3 당시 미 군정과 군사고문단의 역할에 대한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미주의 4.3 유족들을 대표해 기념사업회를 이끌어가는 책임을 맡은 만큼 우리는 이민자 4.3 유가족을 찾아 그들이 결코 혼자가 아님을 알릴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4.3은 진보와 보수, 여야를 넘어선 우리의 문제이지만, 아직 미국 이민자 사이에서는 4.3에 대한 편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미국에서 4.3에 대한 편견을 상쇄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또 그는 “미국에 사는 한인 2~3세 후손이 4.3을 배우고 뜻을 기억하게 하겠다”면서 월든코리아 플랫폼을 통해 국제포럼과 영문 저널을 만들고 한국의 제주 4.3을 미국에 알려 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이 곳에서 국가폭력 희생자들과 연대해 나가면서 미국 주요도시에 4.3기념비 건립을 추진, 미국에 똑똑히 4.3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며 “정의가 바로 서도록 힘을 보태겠다. 미국이 공식 사과하는 그날까지 끈기있게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을 피력했다.

한편 이날 영상 회의를 통해 진행된 재미 제주4.3기념사업회 및 유족회 출범식에는 오영훈 국회의원과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오임종 제주4.3유족회장, 허영선 제주4.3연구소장, 강호진 4.3기념사업위원회 집행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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