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사업 반대 단체는 ‘분란·갈등 유발’ 걸림돌?
공공사업 반대 단체는 ‘분란·갈등 유발’ 걸림돌?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08.19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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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원 발의 ‘비자림로 확·포장 촉구 결의안’ 논란
“조직적 반대 지역 갈등 야기·주민 불편·예산 낭비” 주장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개발독재시대 회귀” 규탄
“국민주권 훼손 요구…공동발의 철회·결의안도 폐기해야”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발의로 제기된 결의안이 공공사업에 반대 목소리를 시민단체에 대한 강력 대응을 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19일 제주도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비자림로 확·포장 사업 조기 개설 촉구 결의안'이 의원발의로 제안됐다. 더불어민주당 고용호 의원(성산읍)이 대표 발의하고 25명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제주도의회 전경과 사진 네모 안은 '비자림로 확·포장 사업 조기 개설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고용호 의원. © 미디어제주
제주도의회 전경과 사진 네모 안은 '비자림로 확·포장 사업 조기 개설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고용호 의원. © 미디어제주

이들은 결의안에서 "비자림로 확·포장 사업이 2018년 6월 착공 이후 현재까지 중지된 상태"라며 "총사업비 242억원의 약 50%가 투자되고 토지 보상률이 99%에 이르지만 본공사만 완료하지 못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민 등 도로 이용객이 아닌 반대단체들의 조직적 활동으로 공사 중지만 3회,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조치 계획 마련을 위한 '기록된 협의'만 18회, 반대단체 등과의 갈등 조정 11회, 반대단체와 정밀 합동조사반 운영, 환경저감 보완 용역만 4회"라며 "환경저감대책 이행 및 보완설계가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반대단체의 조직적 활동에 못 이겨 과도한 환경 저감대책만 요구하며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지 말라"며 "도로를 이용하는 주민 등 이용객들의 소리를 청취, 지속가능한 제주의 미래를 위해 더 큰 고민을 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역 "공공사업에 대한 분란과 갈등을 유발하는 반대단체의 조직적 활동에 대한 공동의 대책 마련을 제안한다"며 "지방자치단체는 반대단체의 조직적 활동에 강력히 대응해 주민 권리와 이익을 최우선해야 하고 환경부도 눈치 보지 말고 거시적인 환경적 가치에 더 큰 고민을 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결국 '비자림로 확·포장사업 조기 개설 촉구 결의안'이 이름은 비자림로 사업 재개를 촉구지만 사실상 내용은 해당 사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갈등 유발'의 당사자이자 사업의 걸림돌로 지목한 것이다.

특히 결의안 제안이유를 통해 "사회기반시설 확충 사업 전반에 걸쳐 파급되는 조직적 반대 활동으로 지역사회의 갈등 야기, 주민 불편, 행정력과 예산 낭비 등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가 7일 오전 정부 세종청사에 있는 국토교통부 정문 앞에서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전면 중단하고 제2공항 백지화를 즉각 선언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
지난 6월 7일 정부 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정문 앞에서 제주 제2공항 사업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는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 제2공항 사업에 반대하고 있는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이하 비상도민회의)의 측은 성명을 내고 해당 결의안에 이름을 올린 도의원들을 규탄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날 성명에서 "결의안은 환경파괴를 부추기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지방자치를 훼손하는 단어들로 가득 차 있다. 비자림로 확장공사 재개를 핑계삼아 제주도를 개발독재시대로 회귀시키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비판했다.

또 "제주의 환경을 짓밟고 도민의 삶의 질을 추락시키려고 작정한 것이 아니라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결의안"이라고 힐난했다.

비상 도민회의는 "이번 결의안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헌법의 가치는 물론 지방자치의 목적을 포함해 국민주권까지 훼손하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이번 결의안에 동의한 의원들이 과연 21세기 민주주의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군사독재시대에 부역하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인지 의아스러울 따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상도민회의는 "26명의 도의원들 중에 이번 결의안이 가진 반민주주의적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이름을 올린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이 황당한 결의안의 잘못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공동발의 철회는 물론 당장 결의안 폐기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불어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이는 도민의 민의에 대한 배반이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도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결의안 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도의원은 고용호·김경학·문종태·김장영·김황국·김대진·이승아·임정은·김희현·안창남·부공남·오영희·양병우·조훈배·이경용·강시백·강성민·고태순·오대익·송영훈·강충룡·송창권·김창식·박호형·강성균·강연호 의원 등 2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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