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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택훈 시인, 첫 동시집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가면> 펴내
현택훈 시인, 첫 동시집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가면> 펴내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1.09.07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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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현택훈 시인이 첫 동시집을 내놓았다. 이번에 첫선을 보인 동시집은 곶자왈의 생태를 담은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가면>이다. 동시집은 도서출판 한그루에서 펴냈으며, 박들 작가의 그림을 입혔다.

두점박이사슴벌레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곶자왈에서만 발견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멸종위기’가 또 있다. 제주도 사람들이 써왔고, 지금도 쓰고 있는 제주어가 아닌가. 제주에만 있는 두점박이사슴벌레도 멸종위기이고, 제주어도 멸종위기 언어라면서 유네스코가 그러지 않았던가.

첫 동시집을 낸 작가는 어떤 심경일까. 현택훈 작가의 말을 들어보자.

늦잠을 자는 내게 엄마가 굼벵이 같다고 말했다. 그런 날엔 매미를 꿈꿨다. 흙바닥에서 놀고 있는데 할머니가 내게 땅강아지 같다고 말했다. 그런 날엔 흙 속에서도 눈을 뜰 수 있을 것 같았다. 산길을 걷다가 나비를 발견하면 나비 따라 산속을 돌아다녔다. 지네를 잡겠다고 친구들과 들춰본 돌 밑에서 잠든 뱀을 보고 비명을 질렀을 때가 행복했다. 나이가 들어 동시를 쓰면서 제주의 생태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어렸을 때 놀았던 풀숲에 있는 식물이나 곤충은 모두 이름이 있다. 그 이름부터 먼저 불러준 다음에야 그들과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오랫동안 나랑 놀아주면 좋겠다. 작년 여름에 사귄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또 놀러 가야지.”

시인은 어른이 되면서 동시를 쓰고, 동심을 더 알게 됐다. 어쩌면 자신이 그리던 어릴 때 모습을 옮겨 적은 것인지도 모른다.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가면>은 어릴 때의 기억을 소환했겠지만, 우리가 봐야 할 건 제주의 생명이다. 제주도는 자연경관만 바라보는 관광지가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곳임을 말이다.

현택훈 시인은 시집 <지구 레코드>, <남방큰돌고래>, <난 아무 곳에도 가지 않아요> 등을 펴냈다. 현재는 서귀포에 있는 작은도서관 사서로 있다.

그림을 그린 박들은 제주에 내려와서, 이주민의 눈으로 보는 제주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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