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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당시 불법 군사재판 희생자 선별재심 추진 ‘논란’
4.3 당시 불법 군사재판 희생자 선별재심 추진 ‘논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1.09.13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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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기념사업위 “가족 등 연고자 없어 희생자 인정받지 못한 600명 배제 안돼”
제주4.3 당시 불법 군사재판으로 옥살이를 해야 했던 수형인들에 대한 선별 재심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4.3 추념식 모습. ⓒ 미디어제주
제주4.3 당시 불법 군사재판으로 옥살이를 해야 했던 수형인들에 대한 선별 재심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4.3 추념식 모습.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4.3특별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와 관련, 차등 지급 논란에 이어 4.3 당시 불법 군사재판으로 옥살이를 해야 했던 수형인들에 대한 선별 재심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4.3 당시 불법적인 군사재판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2530명 가운데 희생자로 인정받지 못한 600여명에 대해서는 직권재심 청구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안이 법무부 등에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13일 ‘제주4.3 불법 군사재판 선별 재심에 따른 입장’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은 언론 보도 내용을 전하면서 “역사의 정방향을 향해 나갈 줄 알았던 제주4.3특별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가 곳곳에서 후퇴될 우려를 낳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념사업위는 “4·3 희생자 유족 등에 대한 보상금 차등 지급이 검토되더니 이번에는 4·3 당시 불법 군사재판 관련자에 대한 일괄재심 대신 선별재심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면서 법무부 등에 선별재심 추진을 철회해줄 것을 요구했다.

개정된 4.3특별법 제14조(특별재심)에 ‘희생자로서 제주4·3사건으로 인해 유죄의 확정 판결을 선고 받은 사람이나 수형인 명부 등 관련 자료로서 위와 같은 사람으로 인정되는 사람은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는 부분을 근거로 들기도 했다.

또 제15조(직권재심 청구의 권고)에서는 ‘4·3중앙위원회는 1948년 12월29일에 작성된 제주도계엄지구 고등군법회의 명령 제20호와 1949년 7월3일부터 7월9일까지 작성된 고등군법회의 명령 제1호부터 고등군법회의 명령 제18호까지 첨부된 별지 상에 기재된 사람에 대한 유죄판결의 직권재심 청구를 법무부장관에 권고할 수 있다’고 규정해놓고 있다.

기념사업위는 이 문제와 관련, 보도자료에서 “4.3특별법 개정안의 핵심은 배·보상 문제와 함께 4·3 당시 불법 군사재판 무효화였다”면서 “정부의 제주4·3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4·3 당시 군사재판은 정당한 재판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사실상 불법 재판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군사재판 무효화 문제가 당초에는 군사재판 무효화 조항으로 성안됐다가 입법부가 사법부의 판결 조치를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삼권 분립에 위배된다는 의견을 수용, 일괄재심 방안으로 개정안이 마련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실제로 당시 법무부 장관과 여야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사실상 ‘일괄재심’ 방식으로 공감대를 마련한 후 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념사업위는 “이같은 조치는 4·3 당시 억울하게 수형생활을 하고 평생을 소위 ‘빨갱이’라는 낙인에 찍혀 살아왔던 희생자들과 유족들의 명예 회복을 위한 시급한 과제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에는 법무부가 4.3특별법 개정안을 논의하던 중 일괄 직권재심 방안을 수용한다는 보도자료도 낸 바 있다.

당시 법무부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보낸 ‘수형인에 대한 명예회복조치’ 조항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제주 4·3사건으로 인해 유죄의 확정판결을 선고받은 자, 수형인 명부 등 관련 자료로서 인정되는 자’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법무부의 이같은 입장은 군사재판 희생자뿐만 아니라 일반재판 희생자들에게도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재심의 문호를 적극적으로 넓혀줬다고 평가를 받았고, 군사재판 희생자들에게는 4·3중앙위원회의 권고에 의해 법무부 장관이 직권재심청구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일괄적 구제방안도 적극적으로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직권재심 관련 협의과정에서 법무부와 검찰 일각에서 협소한 법 해석으로 4·3 명예회복의 핵심적 조치 중 하나인 불법 군사재판 무효화에 상응하는 조치인 직권 재심과 관련해 ‘선택적 수용’ 방식을 검토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조치라는 것이다.

이에 기념사업위는 “법무부와 검찰 일각에서 검토되고 있는 선택적 재심 청구 방안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면서 “일가족이나 친척 등이 모두 세상을 떠난 무연고자들이나 주소나 나이 등이 특정되지 않는 등 불가피한 이유로 희생자로 결정되지 못한 수형인 희생자 600여명을 배제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똑같이 불법 군사재판으로 억울하게 형을 살았던 사람들인데, 가족이 없어 희생자 신고 등을 하지 못해 명예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법 앞에 평등’ 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히 기념사업위는 “최근 몇 년간 생존수형인 재심을 통해 공소 기각 등 사실상 무죄를 인정받은 데 이어 사망 수형인 등에 대해서도 최근 제주지방법원에서는 무죄 선고가 나오고 있다”면서 “검찰 측에서도 4·3 재심과 관련해 항소를 포기하는 등 1심 판결만으로 확정판결이 되고 있는데, 가족 몰살 등으로 신고조차 할 수 없었던 분들을 재심에서 배제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분통을 터뜨렷다.

이에 기념사업위는 “법무부와 검찰은 이제라도 선택적 재심 추진 방안을 즉각 중단해 주길 바란다”며 “이 길만이 4·3의 진정한 명예회복을 위한 올바른 길이며, 법의 정의를 실현하는 가장 빠른 길임을 법무부와 검찰 그리고 정부에 요청드린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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